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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이재명 삼행시' 응원 논란...조철희 대장 "개인 소신"

중앙일보

입력

히말라야 정상서 이재명 응원 논란 

'충북 히말라야 14좌 원정대'가 세계 7위봉 히말라야 '다울라기리' 등정에 성공한 뒤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응원하는 내용의 '삼행시'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 이재명 캠프]

'충북 히말라야 14좌 원정대'가 세계 7위봉 히말라야 '다울라기리' 등정에 성공한 뒤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응원하는 내용의 '삼행시'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 이재명 캠프]

‘저는 투표권을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의 국민입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의사임을 말씀드리며 따로 드릴 말씀은 없습니다.’

최근 히말라야 8000m급 정상에 올라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응원하는 삼행시를 쓴 원정대장이 중앙일보 측에 보내온 답신이다.

‘충북 히말라야 14좌 원정대’를 이끄는 조철희 대장은 5일 중앙일보 기자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신저를 통해 이같이 알려왔다. “국민의 한 명으로 이 지사를 지지했을 뿐, 정치적 의도는 없다”는 취지의 글이다. 그는 이 지사에 대한 삼행시를 쓴 것은 “개인 소신”이란 취지의 해명을 하면서도 “다만 논란이 생긴 것은 저의 불찰이다”고 답했다.

앞서 조 대장은 한국 시각으로 지난 1일 오전 9시13분쯤 세계 제7봉 다울라기리 정상(해발고도 8167m)에 올랐다. 그는 이곳에서 ‘이재명’의 앞글자를 딴 삼행시를 들고 사진을 찍었다. ‘이재명이 만들어갑니다. 재능과 추진력으로. 명예로운 대한민국’이란 문장이다.

“이재명 지지자가 사진 받아 SNS 게시”

이재명 경기도지사 페이스북에 충북 히말라야 14좌원정대 등반을 축하는 글이 올라와 있다. [사진 페이스북 캡처]

이재명 경기도지사 페이스북에 충북 히말라야 14좌원정대 등반을 축하는 글이 올라와 있다. [사진 페이스북 캡처]

충북도 관계자는 “충북산악연맹에 확인한 결과 조철희 대장이 해당 문구를 쓴 것은 맞지만, 본인 SNS 계정에는 올리지 않았다”며 “이재명 대선 후보 지지자가 조 대장에게 사진을 받아 SNS에 게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 캠프에서 이 사실을 알고 보도자료를 언론에 냈다. 자초지종은 조 대장이 입국해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캠프 측은 “당사자(조 대장)가 등정을 성공한 뒤 촬영한 사진을 이재명 후보 지지자가 발견해 캠프에서 알게 됐다”며 “사전에 준비한 사진은 아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산악계 안팎에서는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은 원정대가 특정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문구를 쓴 것은 적절치 않다”는 반응이 나온다.

충북도에 따르면 충북 히말라야 14좌 원정대는 2019년부터 히말라야 정상 14곳 등정을 목표로 등반에 나서 2019년 충북도 예산 5000만원, 올해 5000만원 등 경비 1억원을 지원받았다. 원정대 자부담은 7000여만 원대인 것으로 전해졌다.

충북 히말라야 14좌 원정대는 지난해 4월 ▶안나푸르나(8091m)를 시작으로 ▶가셔브롬1(8068m, 2019년 7월) ▶마나슬루(8163m, 2019년 9월) ▶로체(8516m, 2021년 5월) ▶다울라기리(8167m, 2021년 10월)에 이르기까지 8000m급 봉우리 5개 정복에 성공했다.

국민의힘 충북도당은 성명을 통해 “충북 히말라야 원정대가 세계 7위 봉인 네팔 다울라기리 정상에 오른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도민 혈세를 지원받은 등반대가 민주당의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행보를 보인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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