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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레오스 카락스 부산행…거장들의 잔치 열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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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을 하루 앞둔 5일 오후 부산시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 2년 만에 레드카펫이 설치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을 하루 앞둔 5일 오후 부산시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 2년 만에 레드카펫이 설치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위드 코로나’를 표방하며 6일부터 15일까지 정상적으로 열린다.

지난해 코로나19 우려로 참석 게스트를 최소화하고 매 작품 1회씩만 상영한 것과 달리 올해는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 방역수칙에 맞춰 매 작품 2~3회씩 상영을 늘렸다. 객석은 전체 좌석의 50%만 운영하되, 상영관은 CGV·롯데시네마·소향씨어터 등 6개 극장, 29개 스크린으로 예년 수준만큼 확대했다. 단, 개·폐막식 참석자 및 영화제 배지 수령자는 72시간 이내 유전자검출검사(PCR검사) 음성 확인서나 2주 경과한 백신 예방접종 완료 증명서 등을 갖춰야 한다.

개막작에 선정된 임상수 감독의 ‘행복의 나라로’. 배우 박해일·최민식이 주연을 맡았다. [사진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에 선정된 임상수 감독의 ‘행복의 나라로’. 배우 박해일·최민식이 주연을 맡았다. [사진 부산국제영화제]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열리는 개막식에도 1200명가량 관객을 입장시킨다. 배우 송중기·박소담이 사회를 맡았다. 허문영 신임 집행위원장은 “예년보다 축소했지만, 레드카펫 행사와 시상식은 그대로 이뤄진다”고 밝혔다.

개막작은 임상수 감독의 ‘행복의 나라로’다. 지난해 칸 공식 선정 작품에 포함된 이후 최초 공개다. 배우 최민식·박해일이 각각 탈옥수와 약값이 없어 약을 훔쳐 연명하는 희귀 난치병 환자로 호흡 맞춘 로드무비다. 임 감독과 ‘바람난 가족’(2003), ‘하녀’(2010) 등을 함께한 윤여정이 검은돈을 지닌 큰손으로 출연한다.

연상호 감독의 넷플릭스 신작 ‘지옥’은 올해 신설된 ‘온 스크린’ 섹션에서 공개된다. [사진 부산국제영화제]

연상호 감독의 넷플릭스 신작 ‘지옥’은 올해 신설된 ‘온 스크린’ 섹션에서 공개된다. [사진 부산국제영화제]

올 개막식 무대에선 내년 데뷔 60주년을 맞는 임권택 감독이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지난 5월 별세한 영화제작자 고 이춘연 대표가 한국영화 공로상을 받는다. 아시아필름어워즈 심사위원장 이창동 감독, 뉴커런츠 심사위원장인 캐나다의 디파메타 감독과 심사위원 장준환 감독, 정재은 감독, 올해의 배우상 심사위원 배우 엄정화·조진웅 등도 찾아온다.

해외 게스트 20~30명 중엔 스타 감독도 눈에 띈다. 거장의 신작을 초청하는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선 프랑스의 영원한 악동 레오스 카락스가 올해 칸영화제 개막작에 선정된 ‘아네트’를 들고 부산을 찾는다. 다큐 ‘미스터 레오스 카락스’(2015) 이후 6년 만이다.

일본 차세대 거장 하마구치 류스케는 올해 칸영화제 각본상 수상작인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 원작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와 베를린 심사위원대상 수상작 ‘우연과 상상’ 등 두 편을 들고 온다. 7일엔 봉준호 감독이 직접 영화의전당에서 하마구치 감독과 스페셜 토크 시간을 갖는다.

임권택, 봉준호, 레오스 카락스, 연상호(왼쪽부터)

임권택, 봉준호, 레오스 카락스, 연상호(왼쪽부터)

공식 선정작은 70개국 223편. 예년의 300여편에서 70%로 줄었지만 남동철 수석 프로그래머는 “올해 프로그램은 대박”이라며 자신했다. 폴 버호벤의 ‘베네데타’, 웨스 앤더슨의 ‘프렌치 디스패치’, 장이머우의 ‘원 세컨드’에 더해 올해 칸 황금종려상 주인공 ‘티탄’, 베니스영화제 감독상을 받은 제인 캠피온의 ‘파워 오브 도그’, 심사위원대상의 ‘신의 손’ 등 국제영화제 수상작이 대거 포진해서다. 배우 유연석이 출연한 프랑스 영화 ‘고요한 아침’, 전종서 할리우드 진출작 ‘모나리자와 블러드 문’, 정정훈 촬영감독이 촬영한 할리우드 영화 ‘라스트 나잇 인 소호’, 재미교포 저스틴 전 감독의 ‘푸른 호수’도 기대작. 이제훈·박정민·최희서·손석구가 단편영화 연출에 도전한 ‘언프레임드’도 상영된다.

부산국제영화제가 ‘극장 상영’ 중심을 고수한 것도 주목된다. 아시아 신작을 소개하는 와이드 앵글 경쟁부문 초청 단편 22편의 온라인(네이버·유튜브) 병행 상영을 빼면 모든 초청작이 극장에서 관객을 만난다. 허 집행위원장은 “영화제는 사람들이 모여 영화를 향유하고 공감하는 축제의 장이라 생각해 100% 극장 상영 원칙을 고수했다”고 소개했다.

코로나 속 급부상한 넷플릭스 등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OTT) 시리즈물을 극장 상영하는 ‘온 스크린’ 섹션을 올해부터 신설한 것도 파격이다. 연상호 감독의 넷플릭스 기대작 ‘지옥’, ‘인간수업’ 김진민 감독과 배우 한소희가 만난 누아르 ‘마이 네임’이 각각 6·8부작 중 3부를, HBO 태국 호러 ‘포비든’이 8부작 중 2부를 부산에서 공개한다.

허 집행위원장은 “영화와 드라마 경계가 무너지는 현실을 영화제가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며 “일정 기간 열리는 영화제가 작품의 미학적 잠재력, 호소력을 소개하는 데 일부 에피소드만으로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음 달 정식 출시되는 ‘지옥’의 연상호를 비롯해 ‘킹덤’의 김성훈, ‘D.P.’의 한준희 등 넷플릭스 화제작 감독들의 토크 행사도 마련된다.

또 관객이 참여하는 기존 복합문화축제 ‘커뮤니티 비프’에 더해 올해는 ‘동네방네 비프’를 신설, 부산 14개 지역 주민을 찾아가 상영행사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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