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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만 독립은 죽음”…나흘간 149회 ADIZ 진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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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2일 대만 공군사령부가 대만 공군기가 중국 인민해방군기를 감시 비행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대만 공군사령부 페이스북 캡처]

2일 대만 공군사령부가 대만 공군기가 중국 인민해방군기를 감시 비행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대만 공군사령부 페이스북 캡처]

중국 공군기들이 지난 4일 하루 동안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56차례나 무단 진입했다고 대만 국방부가 이날 발표했다. ADIZ는 영공은 아니지만, 국가안보를 위해 그 외곽에서 항공기를 식별·확인·통제하는 공역이다.

하루 56회 대만 ADIZ 진입은 대만 국방부가 지난해 9월 중국 인민해방군의 이상 움직임을 발표한 이래 최다 기록이다. 그 전 기록은 지난 2일의 하루 39회였다.

중국 건국기념일 연휴인 지난 1~4일 중국기의 대만 ADIZ 진입은 총 149차례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대만 공군은 중국기가 진입하면 전투기를 대응 출격시켜 경고 방송을 내보내는 한편 대공 미사일 방어시스템으로 감시에 나섰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올해 들어 200일째 대만 ADIZ에 진입해왔다.

대만 진입 중국 전투기종.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대만 진입 중국 전투기종.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중국의 군사 행동에 미국 국무부의 네드 프라이스 대변인은 지난 3일 “미국은 중국이 대만 인근에서 지역 내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도발적인 군사행동을 벌인 것을 매우 우려한다”며 “베이징은 대만에 대한 군사·외교·경제 압박과 강압을 멈출 것을 촉구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중국의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은 4일 “미국의 발언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엄중한 위반”이라며 “대만 독립은 죽음의 길이며, 미국은 분열 세력에 대한 지지를 멈추고 실제 행동으로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고, 파괴하지 말라”고 공격했다.

중국 전투기 대만 방공식별구역 진입.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중국 전투기 대만 방공식별구역 진입.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대만 국방부 대변인은 4일 심야에 “중공기의 빈번한 대만 교란에 맞서 중화민국 영공을 수호하겠다는 국군(대만군)의 결심은 확고부동하다”며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지키는 우리가 있다. 국인(國人·대만인)이여 안심하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발표했다.

중국이 국경절 황금연휴를 맞아 대만 인근에서 벌인 일련의 군사 행동에 대해 베이징 외교가는 일석삼조의 목적을 가진 의도된 도발이라고 분석한다. 대만 민진당 정부의 독립노선 추구에 대한 압박과 동중국해에서 훈련 중인 미국과 동맹국 군함에 대한 정찰이 기본이다. 미국·일본·영국·네덜란드·캐나다·뉴질랜드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는 2~3일 오키나와 남서 해상에서 항공모함 3척을 동원한 연합훈련을 벌였다.

이에 더해 가장 중요한 목적으로 중국 국내 여론의 시선 돌리기 시도를 꼽을 수 있다. 최근 석탄 부족에 따른 화력 발전 감소로 동북 지역에서 대규모 정전이 발생하는 등 사회 불안 조짐이 보이자 국민의 시선을 대만 해협으로 돌리려는 목적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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