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간 아동 33만명 '성학대' 80% 소년이었다…佛가톨릭 발칵

중앙일보

입력 2021.10.05 23:28

업데이트 2021.10.05 23:40

한 가톨릭 신자가 손에 묵주를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한 가톨릭 신자가 손에 묵주를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프랑스 가톨릭 사제와 교회 관계자등이 지난 70여년 간 아동 33만명에게 성학대를 해왔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특히 가톨릭 당국은 아동 성학대 문제가 노출되지 않도록 '체계적인 방법'으로 수십년간 은폐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5일(현지시간) AP·AFP 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가톨릭 성 학대 독립조사위원회(CIASE)는 이날 2500장 분량의 보고서를 통해 가톨릭교회에서 미성년자 21만6000명에게 성학대가 자행됐고, 교회가 운영하거나 연계기관까지 더하면 33만명으로 늘어난다고 밝혔다.

지난 1950년부터 2020년까지 발생한 사건의 성 학대 가해자는 가톨릭 내부에서만 최소 3000명으로 파악됐고, 그중 3분의 2가 성직자였다. 피해자의 80%는 10~13세 소년이었으며, 가해자는 법적 처분을 받기는커녕 내부 징계조차 받지 않은 사례가 대부분이었다.

장마르크 소베 조사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성적 학대를 당한 남·녀의 약 60%는 감정이나 성생활에 어려움을 마주한다. 이는 아주 심각한 결과"라며 "교회가 피해자들에게 빚을 졌다"고 밝혔다.

그는 오랜 세월 침묵해온 교회가 강력한 조처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특히 2000년대 초까지 가톨릭 측이 피해자들에게 보여준 태도는 심각하고·잔인하고·무관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간 자행된 행동을 덮어놓은 침묵의 베일이 마침내 벗겨졌다면 이는 피해자들의 용기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장마르크 소베 프랑스 가톨릭 성 학대 독립조사위원회(CIASE) 위원장. AP=연합뉴스

장마르크 소베 프랑스 가톨릭 성 학대 독립조사위원회(CIASE) 위원장. AP=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보고서를 접한 뒤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고 마테오 브루니 교황청 대변인이 밝혔다. 또 "교황은 가장 먼저 피해자들의 상처를 생각했고, 겪은 일을 고발한 용기에도 감사를 표했다"고 덧붙였다.

에릭 드 물랭 보포르 프랑스 주교회의 의장도 "간담이 서늘한 조사 결과"라며 "학대를 당한 모두에게 용서를 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프랑스 주교회의는 가톨릭 내 어린이 성 학대 사건이 알려지며 논란이 되자 2018년 11월 법조계·의학계 등 각계인사 20여명으로 구성된 조사위원회를 꾸렸다. 지난 17개월간 조사위 직통 전화를 통해 6500통의 제보가 접수됐다고 한다.

조사위는 또 이번 보고서에 ▶교회법 개정 ▶피해자를 인정하고 보상하는 정책 등을 담아 가톨릭 내 아동 학대 예방을 위한 45개의 권고사항을 포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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