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 백악관 대변인을 지낸 스테퍼니 그리셤이 2019년 6월 30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미 정상회동의 뒷이야기를 전했다.
5일(현지시간) 출간한 회고록 『이제 질문받겠습니다』를 통해서다. 그리셤 전 대변인은 트럼프 행정부의 각종 비화를 이 회고록에 담았다.
회고록에 따르면 2년 전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한국 방문 중 열린 판문점 회동은 그의 즉흥적인 결정으로 이뤄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9년 6월 29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당시 방한 일정에 판문점 방문은 없었다. 그는 한국 방문 전 기자들에게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나지 않을 것이라고까지 말했다고 한다.
그런데 방한 직전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만나자는 제안을 했다는 게 그리셤의 설명이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 중이었는데, 회의 도중 트윗을 통해 “회담들을 마친 뒤 일본을 떠나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한국을 방문한다. 김 위원장이 이(트윗)를 본다면 DMZ에서 김 위원장과 만나 악수를 하고 인사를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썼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돌발 행동에 미 비밀경호국(SS)과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경악했다고 그리셤은 전했다. 특히 SS는 '심장 마비'를 일으킬 정도의 복잡한 안보 문제를 떠안았다고 전했다.
판문점 회동에 불만을 제기한 당시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은 항의의 표시로 판문점행에 동행도 하지 않았다. 그리셤은 트럼프 전 대통령 일행이 판문점을 향해 청와대를 빠져나갈 때 볼턴 전 보좌관의 차량은 뒤쪽으로 빠졌다며 그 모습이 “충격적이었다”고 회상했다.
판문점에서 가진 북미 정상 기자회견 때는 북한 취재진의 취재 열기가 치열했다고도 전했다. 북한 취재원은 한국과 미국 측 정보를 얻기 위해 북미 정상을 쫓아다녔다고 한다. 또 이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수행원들과 북한 경비원과의 몸싸움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한편 그리셤은 멜라니아 여사의 대변인을 하다가 2019년 6월 백악관 대변인으로 발탁됐다. 그는 백악관 대변인이 되자마자 트럼프 전 대통령을 수행해 김 위원장과의 '판문점 회동'에도 동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