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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TV 시장에서 5년 연속 3위권 유지한 中 가전업체

중앙일보

입력 2021.10.05 19:00

세계 최대 TV 시장으로 알려진 북미는 4분기에 세일 이벤트가 집중된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글로벌 TV 제조사들이 북미 시장에서 할인 판매에 돌입했다. 삼성전자는 물론, LG전자, TCL, 하이센스, 소니 등 각 브랜드는 앞다퉈 주력 제품 세일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특히 출고가가 낮아 ‘가성비 왕’으로 입소문 난 중국 제조사의 할인 공세가 거세다. 북미 할인 경쟁이 본격적으로 펼쳐진 상황 속, 남미에서도 조용히 입지를 키우고 있는 회사가 있다. 내달 출시되는 아마존 자체 브랜드 신규 TV 제조사로 한국에도 이름을 알린 중국 TCL이 그 주인공이다.

[사진 SCMP]

[사진 SCMP]

TCL은 1981년 설립된 중국 국영기업을 모체로 한 가전업체로 TV 제조에 주력하고 있다. TCL은 2010년 미국 진출을 시작으로 해외 사업에 적극적인 공세를 펼쳤다. 2015년 당시, 중남미 지역 사업은 강세를 보이고 있었으나 관세 높은 브라질 시장에 TCL은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이를 공략하기 위해 고안해낸 방법이 바로 ‘현지 생산’이었다.

TCL은 브라질 가전 1위 업체 SEMP와 손잡고 2016년 ‘TCL 브라질’을 설립했다. TCL 브라질은 설립 이후 브라질 TV 시장에서 5년 연속 3위권을 유지하는 등 호실적을 이어왔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웨하이핑(岳海平) TCL 브라질 부총재는 합작회사가 지난 5년간 강세를 이어온 이유로 오랜 역사를 지닌 SEMP의 운영 노하우와 TCL의 글로벌 시장 전략 등이 결합한 ‘시너지 효과’를 꼽았다.

[사진 China Daily/??中?]

[사진 China Daily/??中?]

현지 업체와의 협력 덕분에 끄떡없을 것만 같던 TCL 브라질에도 고난은 찾아왔었다. 지난해 코로나19 발생은 전 세계 공급망에 큰 타격을 안겼다. TCL 브라질을 포함한 가전제품 제조업체 역시 디스플레이, 집적회로(IC) 등 핵심 부품의 공급 부족, 해운 수송 적체 등 수많은 난관에 부딪혔다.

델타 변이 등 코로나19가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공급망 문제가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반복되는 코로나19 재확산 때문에 브라질 소비 시장 역시 위축되고 있다. 보다못한 TCL 브라질은 할인 판매 등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치며 입지 강화에 나섰다. 결과는 예상보다 빠르게 나타났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브라질 현지 TV 시장에서 TCL 브라질의 점유율은 15%에 달했다.

[사진 the news]

[사진 the news]

TCL 브라질 관계자는 “브라질 시장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현지 기업과 글로벌 감각을 지닌 기업이 손잡아 장점을 극대화했다”며 협력 사업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두 기업의 협력으로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제공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9월 현재까지도 TV 등 가전제품이 브라질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며 TCL 브라질은 향후 더 다양한 가전제품을 현지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TCL은 브라질을 비롯한 세계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면서도 주력 사업 분야를 넓히고 있다. 미국에서 출시 예정인 아마존의 신규 TV 시리즈 설계와 위탁생산을 맡게 된 것에 앞서 미국 스트리밍 서비스 로쿠(Roku) 등과 협력해 ‘TCL 로쿠 TV’를 해외 시장에서 선보이기도 했다.

TCL Roku TV [사진 Proinertech]

TCL Roku TV [사진 Proinertech]

TCL의 올해 1분기 재무 보고서에 따르면 북미 시장에서 TCL의 판매량은 60.3% 증가했다. 올 상반기 유럽 시장에서 판매액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0.8% 대폭 늘었다.

올 9월 초에는 폴더블 스마트폰을 공개하기도 했다. 부품 공급 부족과 생산 원가 상승 문제 등으로 실제 해당 폴더블 스마트폰의 출시 계획은 중단했으나, TCL 관계자가 미국 언론 더버지와의 인터뷰에서 차후 적정 가격으로 생산할 예정이라고 강조한 만큼 향후 원가 경쟁력을 갖춰 출시할 것으로 짐작된다.

냉장고 제조에도 손을 뻗었다. TCL은 올해 초부터 중국 냉장고 제조업체 호마(HOMA·奥馬)의 지분을 사들이며 인수합병을 시도했다. TV, LCD 패널 등 흑색 가전제품이 주력 상품인 TCL이 냉장고를 포함한 백색 가전제품으로 사업 분야를 확장하며 삼성전자, LG전자 등 한국 기업과의 경쟁이 한층 격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 家電資訊網]

[사진 家電資訊網]

TCL 제품을 살펴보는 소비자의 모습. [사진 華夏時報/TCL]

TCL 제품을 살펴보는 소비자의 모습. [사진 華夏時報/TCL]

이뿐만이 아니다. 중국 언론 화샤시보(華夏時報)에 따르면 TCL은 앞으로 5년 안에 200억 위안(3조 6538억 원)을 투자해 스마트 기기와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핵심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특히 반도체 재료와 태양광 영역에 과감한 투자를 감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가전제품으로 사업 범위가 국한되던 TCL이 앞으로는 새로운 기술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시도로 해석된다.

차이나랩 이주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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