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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매스터 "中·대만 가장 위험한 시점은 내년 베이징 올림픽 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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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 맥매스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박현영 워싱턴 특파원

HR 맥매스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박현영 워싱턴 특파원

허버트 R 맥매스터 전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4일(현지시간) 중국과 대만 간 양안 문제에서 가장 위험한 시점은 내년 2월 베이징 겨울올림픽 이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날 워싱턴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에서 연 기자 라운드테이블에서 최근 빈번해진 중국 군용기의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 침입이 위험한 수준인지를 묻자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무시하지 않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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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안 문제에서 지금이 "매우 위험한 시점"이라고 했고, "가장 위험한 시점은 내년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이 베이징 겨울올림픽을 치른 후 대만에 대해 무력행사를 시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러시아가 (2014년 2월) 소치 겨울 올림픽이 끝나자마자 크림반도를 합병하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을 예로 들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은 일본·유럽연합(EU)과 함께 중국을 향해 이런 공격은 용납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초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일할 때 중국과 대만이 충돌하면 미국은 전쟁할지에 대한 판단을 했는지를 묻자 "국민 생명이 걸린 참전 논의는 전략적 모호성이 바람직하다"며 말을 아꼈다.

전략적 모호성은 중국군에는 '부정에 의한 억제(Deterrence by Denial)' 역할을 하고, 대만에는 스스로 방위력을 증강하도록 동기를 부여한다고 설명했다.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철군으로 20년 만에 전쟁 없는 상황이 된 미국 국민이 다시 전쟁 개시 문제를 놓고 논쟁할 필요가 없다는 현실적 이유도 거론했다.

그는 중국의 무력시위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대만이 민주주의와 자유시장 경제체제로서 성공한 것은 중국 입장에서는 인민들에게 거짓말을 하는 꼴이어서 심기가 불편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중국 공산당의 통제에 대한 집착, 통제를 잃어버리는 데 대한 공포도 작용한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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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민주주의 국가들은 더욱 강하게 뭉치고, 중국을 유리하게 하는 행동을 일체 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어떤 경우든 중국군에 이익을 줘서는 안 되고, 중국 공산당에 유리한 일을 해서도 안 되며, 단기간 이익을 위해 기업의 장기적 이익을 포기하면 안 된다는 것을 일종의 '히포크라테스 선서'처럼 되새겨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영국, 호주 3국 간 안보동맹인 오커스(Aukus)에 일본이 동참할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선 배타적 성격이 아니기 때문에 가능할 수도 있다고 답했다.

미·중 사이 선택 기로에 놓인 아세안 국가들을 향해서는 "베이징이냐 워싱턴이냐가 아니라, 주권(sovereignty) 또는 노예(servitude) 사이에 선택"이라고 말했다.

맥매스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해 펴낸 회고록『전장: 자유 세계를 수호하기 위한 싸움』표지.

맥매스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해 펴낸 회고록『전장: 자유 세계를 수호하기 위한 싸움』표지.

“아프간 철군 후 영변 재가동 등장 우연 아니다”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지난 8월 혼란스러운 미군의 아프간 철군으로 흔들린 미국에 대한 동맹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미국이 약속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한반도와 대만해협, 인도·태평양 지역이 이를 실증할 수 있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또 "아프간 철군 사태 이후 북한 영변 핵시설 재가동이 알려진 건 우연이 아니다"라며 철군 과정에서 실수가 적들에게 틈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탈레반의 승리는 지하드 테러리스트의 승리"라며 "탈레반과 테러리스트가 다르다는 생각은 자기기만"이라고 조 바이든 행정부를 비판했다.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은 미군이 철수를 완료하기 전인 지난 8월 15일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탈레반의 협조를 얻어 아프간 체류 미국인과 미군에 협조한 아프간인 수천명을 해외로 탈출시키는 '굴욕'을 겪으면서 20년 전쟁의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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