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이름 26번 거론했다, 대장동 맞물려 주목받는 판결

중앙일보

입력 2021.10.05 15:43

업데이트 2021.10.06 19:01

2009년 경기도 성남시에서 ‘제1공단’ 개발을 추진했던 개발 업체와 투자자들이 성남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2년여 전에 승소한 사실이 뒤늦게 화제가 되고 있다. 제1공단은 이재명 경기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대장동 땅과 결합해 개발을 추진한 사업이다. 1심 법원이 “(당시) 성남시가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판단한 사실이 이번 대장동 개발 사업 논란과 관련해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 성남시와 토지 소유주가 개발 방식을 놓고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는 신흥동 제1공단 부지의 모습(2018년 촬영). [중앙포토]

경기도 성남시와 토지 소유주가 개발 방식을 놓고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는 신흥동 제1공단 부지의 모습(2018년 촬영). [중앙포토]

당시 판결문에 따르면 개발업체 신흥프로퍼티파트너스(이하 신흥)는 성남시에 수정구 신흥동 제1공단 부지를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할 것을 제안했다. 성남시는 이를 받아들여 2009년 5월 제1공단 부지(8만4235m²)를 ‘성남 신흥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한다는 도시개발사업계획을 수립·고시했다. 해당 부지를 주거(34.9%)·상업(31.8%)·공원(27.8%), 도로(5.5%)로 개발한다는 내용이다. 신흥 측은 4250억원을 투입해 개발부지 88%를 매입하고 이듬해 10월 성남시에 “도시개발사업의 시행자로 지정해 달라”고 신청했다.

성남시장 3차례 사업 반려 이유가 쟁점

그러나 성남시는 “이해관계인들이 사업시행자 지정에 대한 반려요청 및 소 제기를 했다” “총사업비 산정과 재원조달계획, 사업성 검토 자료에 일관성이 없고 근거가 불명확하다” “사업성 분석에 대한 일관성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신흥 측의 신청을 3차례 반려했다. 이후 2012년 5월 개발지역 지정을 해제했다. 당시 성남시장은 이 지사였다. 당시 그는 출마 공약으로 “제1공단부지 전면 공원화”를 내세웠다.

성남시는 신흥 측의 사업이 무산된 이후 ‘대장동·제1공단 결합개발사업’을 추진했고 이후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가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로 선정됐다. 이에 신흥 측과 투자자들은 성남시와 이 지사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법원 이미지 그래픽

법원 이미지 그래픽

1심 법원은 2019년 2월 신흥 등의 손을 들어줬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민사합의3부(김수경 부장판사)는 당시 “성남시는 원고에 325억원을 배상하라”고 선고했다. 법원은 “(성남시가 신흥의 사업자 신청을 반려한) 처분 사유는 적법한 사유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성남시가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제1공단 부지에 대한 도시개발구역 지정을 검토했고, 신흥을 통해 사업을 진행할 것을 계획한 점을 비추어 보면 개발계획 수립 단계에서 신흥 측이 제출한 재원조달계획과 사업성 분석 등에 관해 면밀한 검토가 이루어졌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성남시의 사업 거부 처분은 처분 사유가 인정되지 않을 뿐 아니라 설령 일부 처분사유가 인정된다고 해도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어느 모로 보아 위법하다”고 덧붙였다.

판결문에 이 지사 이름 26차례 적시

이 판결문에는 이 지사의 이름이 26차례 적시됐다. 재판부는 “(이 지사가) 성남시장에 당선된 이후 공무원들이 ‘당선자 공약과 배치되고 현시점에서 사업시행자 지정 관련 행정처리가 곤란하다’는 의견을 피력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도시개발사업이 좌초될 경우 이 지사의 공약대로 전면 공원화하려는 의도가 어느 정도 개입되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들이 처분사유의 부존재나 재량권의 일탈·남용을 명백히 인지하고 전면 공원화를 달성하기 위한 의도로 거부 처분했다고 단정하긴 어렵다”며 이 지사 등의 개인 배상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2심 재판은 다음 달 18일 수원고법에서 열린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