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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월간 ERA 5.19…수상한 삼성 '불펜'

중앙일보

입력

개막 후 5월까지 완벽에 가까웠지만 6월 이후 급격하게 흔들리고 있는 사이드암스로 우규민. [사진 삼성 라이온즈]

개막 후 5월까지 완벽에 가까웠지만 6월 이후 급격하게 흔들리고 있는 사이드암스로 우규민. [사진 삼성 라이온즈]

삼성 불펜이 수상하다.

삼성은 9월 불펜 평균자책점이 5.19였다. 리그 최하위 롯데(5.52)에 간신히 앞선 9위. 리그 평균(42.5)과 차이도 꽤 컸다. 그런데 10월엔 더 불안하다. 첫 3경기 불펜 평균자책점이 6.43(리그 평균 3.44)으로 꼴찌다.

불펜은 삼성의 잠재된 불안 요소다. 삼성은 개막 후 7월까지 불펜 평균자책점이 8위였다. KT, LG와 '3강'을 이루며 리그 상위권 경쟁을 하는 와중에도 유독 불펜이 안정되지 않았다.

악재가 겹쳤다. 베테랑 우규민의 부진이 뼈아프다. 우규민은 5월까지 21경기에 등판해 3승 9홀드 1세이브를 챙겼다. 20⅓이닝을 소화하며 허용한 점수가 1실점(비자책)이 전부였다. '8회 우규민-9회 오승환'은 삼성이 자랑하는 필승 공식이었다. 하지만 우규민은 6월 이후 등판한 34경기 평균자책점이 6.48(25이닝 18자책점)이다.

또 다른 베테랑 장필준은 사실상 전력 외다. 그는 시즌 41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7.27을 기록했다. 9이닝당 볼넷이 7.01개로 많다. 마운드 위에서 스스로 무너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결국 지난달 23일 2군으로 내려갔다. 최지광의 컨디션도 들쭉날쭉하다. 최지광은 시속 150㎞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던지는 파이어볼러. 지난해 개인 최다인 15홀드를 기록했고, 올 시즌 3년 연속 두 자릿수 홀드를 이미 달성했다. 그러나 시즌 평균자책점이 5점대다. 9이닝당 볼넷이 5.09개. 스트라이크 비율도 58.5%로 팀 평균(62.2%)보다 낮다.

마무리 투수 오승환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 최근 아웃카운트 4개를 책임지는 횟수가 부쩍 늘었다. 지난달 21일 사직 롯데전 1⅓이닝 세이브를 기록한 뒤 25일 대구 NC전에서도 1⅓이닝 세이브를 올렸다. 이어 30일 대구 한화전에서 또 한 번 1⅓이닝 세이브로 팀을 위기에서 건졌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오승환의 등판 날짜를 조율하며 관리하고 있지만, 피로도가 큰 8회 등판이 잦아졌다는 건 긍정적인 신호가 아니다. 그만큼 삼성 불펜에서 8회를 책임져줄 자원이 '믿을맨'이 많지 않다. '오른손 듀오' 양창섭과 김윤수가 1군에서 이탈해 사용할 수 있는 카드가 확 줄었다.

그나마 심창민의 구위가 올라온 게 다행이다. 8월 극도의 부진(6경기 평균자책점 7.11)에 빠져있던 심창민은 빠르게 안정감을 찾았다. 9월 이후 등판한 10경기 평균자책점이 2.35로 낮다. 특히 7명의 승계 주자 득점을 모두 차단해 IRS(Inherited Runner Scored Percentage·기출루자 득점허용률)가 ‘0’이다. 삼성은 오승환도 9월 이후 IRS가 9.1%(11명 중 1명 득점 허용)로 낮다.

삼성은 선발진이 리그 최고 수준이다. 데이비드 뷰캐넌·원태인·백정현이 다승 공동 1위(13승)다. 선발진이 달성한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55회로 리그 2위. 대부분의 선발 지표가 리그 최상위다. 불펜이 조기에 가동되는 횟수가 적다.

그러나 전체적인 안정감이 떨어진다. 흔들리는 불펜, 6년 만에 가을야구를 앞둔 삼성의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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