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국뽕' 열풍 타고 급성장하는 중국 전통 브랜드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차이나랩’ 외 더 많은 상품도 함께 구독해보세요.

도 함께 구독하시겠어요?

올 상반기 매출만 4조 1594억 원, 순이익 31.10% 증가

코로나19를 뚫고 올해 상반기에도 매출 호조를 이어가는 중국 기업이 있다. 무려 18개 중국 라오쯔하오(老字號·오래된 전통 브랜드)를 보유한 위위안구펀(豫园股份)이다. 위위안구펀은 중국 거대 민영기업 푸싱그룹(復星集團·FOSUN) 산하 문화여행업체다.

위위안구펀(豫?股?)이 운영하는 위위안상청(豫園商城) [사진 소후닷컴]

위위안구펀(豫?股?)이 운영하는 위위안상청(豫園商城) [사진 소후닷컴]

위위안구펀은 올해 5월 항공산업 전략투자자와 손잡고 400억 위안(7조 3156억 원)을 투자해 위위안 항공산업합작회사를 설립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상하이증시에 상장한 위위안구펀의 주가는 합작회사 설립 소식 덕분에 당시 10.01% 급등하기도 했다.

공격적인 인수인계와 투자를 기반으로 몸집을 키워온 위위안구펀의 전신은 위위안상창(豫園商場)이다. 이곳은 1987년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 상하이 상업 시스템 중 첫 번째 주식제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1992년 위위안관광(豫園旅遊) 등 14개 기업을 흡수했고 같은 해 중국 증시에 상장했다. 2002년 푸싱그룹은 위위안구펀의 혼합소유제 개혁에 참여해 최대 주주가 됐다.

위위안상청(豫園商城) [사진 上?]

위위안상청(豫園商城) [사진 上?]

지난달 위위안구펀은 올 상반기 실적을 공표했다. 위위안구펀의 상반기 매출은 227억 2400만 위안(4조 1573억 5580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68% 증가했다. 상장사 순이익(지배주주 귀속)은 14억 9900만 위안(2576억 9201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10% 증가, 주당순이익(EPS)은 30.58% 늘었다.

위위안구펀은 패션·주얼리, 식음료, 리테일 등 분야에서 큰 이익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라오먀오(老廟), 야이(亞一) 등 주얼리 브랜드의 오프라인 매장 285개 가 중국 전역으로 확대됐으며, 이로써 현재 매장 수는 3664개에 달했다. 특히 라오먀오에서 선보인 고궁의 옛 주금 기법을 이용해 만든 제품 시리즈의 매출액이 6억 위안(2927억 5200만 원)을 넘었다. 야이의 매출 역시 지난해 동기보다 65% 증가했다.

라오먀오(老廟) 제품과 쑹허러우(?鶴樓)에서 선보인 월병 패키지. [사진 소후닷컴]

라오먀오(老廟) 제품과 쑹허러우(?鶴樓)에서 선보인 월병 패키지. [사진 소후닷컴]

문화 유물과 예술품을 판매하는 위위안구펀 산하 둥자(東家) 플랫폼은 500만 명 이상의 충성 고객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부분이 90년대생과 2000년대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하이의 명물인 예원의 전체 매출도 전년 동기보다 118% 증가했다.

바이주 분야에서도 호실적을 이어갔다. 위위안구펀 산하의 바이주 분야 라오쯔하오 브랜드 진후이주(金徽酒)와 서더주(舍得酒) 모두 지난해에 이어 올해 초에도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진후이주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9억 7200만 위안으로 36.59% 늘었으며, 서더주는 133.09% 폭등한 23억 9000만 위안(4372억 5050만 원) 매출을 기록했다.

위위안구펀의 이 같은 실적 배경에는 요즘 들어 중국 소비 시장에 연일 불고 있는 ‘궈차오(国潮, 애국소비 트렌드)’ 열풍이 있다. 위위안구펀은 산하 라오쯔하오 제품에 ‘궈차오’ 마케팅을 적용했다. 위위안구펀의 중의약 브랜드 퉁한춘탕(童涵春堂)은 밀크티에 중의약을 접목해 건강 밀크티를 출시, 애국 소비에 관심이 높은 젊은 세대의 시선을 끄는 데 성공했다.

또 다른 라오쯔하오 브랜드 쑹허러우(鬆鶴樓)는 지난 중추절 기간 쑤저우(蘇州) 박물관과 손잡고 고전 작품을 이용해 월병 패키지를 선보였다. 진후이주와 라오먀오가 올해 초 선보인 콜라보 제품도 큰 인기를 끌었다. 최고 1만 6999위안(310만 9457원)이라는 고가 제품임에도 바이주 자체와 수집 가치 덕분에 일시 품절되기도 했다.

지난 2019년에는 ‘궈차오’ 이미지로 유명해진 스포츠웨어 업체 안타(ANTA·安踏)와 협력해 위위안 연등회를 테마로 한 맨투맨을 제작했다. 또 2030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 ‘왕자영요(王者榮耀)’, 애니메이션 ‘마도조사(魔道祖師)’, 고궁박물관과 협업해 위위안상청(豫園商城)에서 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했다.

[사진 소후닷컴]

[사진 소후닷컴]

사실 위위안그룹이 궈차오 트렌드를 처음부터 노린 것은 아니었다. 위위안구펀 관계자는 “자사 브랜드 제품에 전통 요소를 결합하기 시작한 2016, 2017년만 해도 아직 ‘궈차오’란 개념이 확립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우리(위위안구펀)는 산하 라오쯔하오 브랜드의 ‘한물 지나간 이미지’에서 탈피하기 위해 고전적인 요소를 역이용했으며 젊은 세대를 겨냥해 세련미(美)을 추가했을 뿐”이라고 회상했다. 세월이 지나 되짚어 보니 위위안구펀의 마케팅 전략에 이미 ‘궈차오’가 속속 스며들어 있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위위안그룹 관계자는 중국 언론 제일재경(第一財經)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여파로 관광객 수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궈차오 마케팅을 통한 현지 젊은 고객 유치, 온라인 마케팅 등을 시행해 온·오프라인 고객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투자 플랫폼을 조성하는 등 글로벌 서비스도 적극적으로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이나랩 이주리 에디터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