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이 학급당 학생 수가 많은 과밀학교를 5년 내에 대폭 줄이겠다고 밝혔다. 증축과 학생 분산 등을 해법으로 제시했지만, 강남 등 일부 지역에 대한 학부모의 선호가 커 해결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서울교육청은 '과밀학급 해소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과밀학교는 학급당 학생 수가 평균 28명이 넘는 학년이 있는 학교를 말한다. 서울 시내 초·중·고교 1316개교 가운데 과밀학교는 전체의 22.2%인 292곳이다. 학급당 학생 수가 28명이 넘는 과밀학급은 전체의 15.7%인 5457개다.
과밀학급 문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학교 밀집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부각됐다. 한 교실에 많은 학생이 모여 있으면 감염병이 퍼질 위험이 커져서다. 고교학점제 도입으로 학급당 학생 수를 줄여야 할 필요성도 커졌다.
교실 늘리고 학생 분산 배정 추진
서울교육청은 2025년까지 과밀학교를 82% 줄이겠다고 밝혔다. 교실 증축과 미사용 교실 활용 등 학급 증설로 55개교의 과밀 문제를 해소한다. 학습 공간을 늘리기 위해 조립식 가건물인 모듈러 교사도 활용할 계획이다.
학생 분산도 추진한다. 학급당 학생 수가 많은 학교에 학생 배정을 줄이는 식으로 과밀학교 86개교를 줄인다. 학급 증설과 학생 분산 배치로 서울교육청은 총 141개교의 밀집도를 낮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2025년까지 학생 수 감소로 98개교의 과밀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원인은 인기 학군 쏠림..."근본 개선은 어려워"
하지만 과밀학교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과밀학교가 인기 학군에 학생이 몰리면서 발생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서울교육청에 따르면 서울의 평균 학급당 학생 수는 23.8명으로 과밀학급 기준보다 적다. 일부 지역에서는 신입생이 부족해 학교를 이전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반면 강남·목동 등 일부 지역에는 학생이 몰리면서 과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런 한계는 서울교육청도 인정하고 있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학부모가 선호하는 학교가 있고, 신입생 배정 시기가 되면 민원이 잇따른다"며 "특정 학교 쏠림 같은 문제가 있어 학생 분산 배치 등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학교 증축 등 대책이 지역 쏠림을 키울 거라는 우려도 나온다. 시설 개선 작업이 인기 학군의 학교에 집중돼 오히려 새로운 학생 유입이 늘 수 있다. 고영갑 서울교육청 학교지원과 과장은 "이번에 발표한 과밀학급 감축 계획은 현재의 학생 분포나 지역별 인구가 유지된다는 가정하에 만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