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지리뷰] 애플은 왜 이 서비스에 4750억을 썼을까

중앙일보

입력 2021.10.05 12:00

‘이 노래 너무 좋다. 무슨 노래지? 누가 불렀을까?’ 길을 걷다 문득 취향에 딱 맞는 음악이 들려온다면? 단 3초 만에 음악을 찾아주는 샤잠이 필요한 순간이다. 2008년 출시된 이래 2016년 10억 회 다운로드를 기록한 샤잠은 오디오 인식을 통해 음악검색에 특화된 앱이다. 지금은 전 세계 2억 명 이상이 매월 1번씩 사용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깐깐한 애플이 4억 달러를 주고 인수했던 샤잠의 진짜 사용 후기를 소개한다.

음악 검색 앱
샤잠

노래 검색에 초점을 둔 어필 샤잠은 실행하자마자 3초만에 결과를 알 수 있다. 2008년 출시했고, 2016년 10억 번 이상 다운로드됐던 지금은 전 세계 2억 명의 이용자들이 매월 샤잠을 한 번 이상 사용하고 있다. [사진 최은서, 샤잠 캡처]

노래 검색에 초점을 둔 어필 샤잠은 실행하자마자 3초만에 결과를 알 수 있다. 2008년 출시했고, 2016년 10억 번 이상 다운로드됐던 지금은 전 세계 2억 명의 이용자들이 매월 샤잠을 한 번 이상 사용하고 있다. [사진 최은서, 샤잠 캡처]

어떤 서비스인가요.

거리를 걷다 취향에 딱 맞는 음악이 들릴 때 저는 반사적으로 샤잠이라는 앱을 찾아요. 네이버 음악 검색이나 멜론으로도 검색할 수 있지만 이런 앱들은 두 번 이상 터치가 필요해요. 그래서 앱을 켜는 사이 음악이 끝나버리기 일쑤죠. 하지만 샤잠은 노래 검색에 초점을 둔만큼 앱을 실행하자마자 3초 이내로 결과를 알 수 있어요. 기본적으로 검색 히스토리를 공유하는 기능이 포함돼있고, 검색한 곡의 유사한 노래들을 묶은 플레이리스트도 제공해요. 샤잠은 애플의 자회사라 애플 뮤직에 가입돼 있다면 검색한 노래를 연동해서 끝까지 들을 수 있어요.

샤잠이 갖는 가치는 무엇이라 생각해요.

이용자들이 주도한다는 점에서 다른 음악 플랫폼과 확연히 달라요. 노래를 검색한 횟수에 기반을 둔 샤잠의 차트는 이용자의 취향이 반영된 리스트라고 할 수 있죠. 이용자의 자율성과 다양성이 반영되어 있어요. 또 이름도 모르지만 샤잠에서 검색할 정도라면 그 곡이 꽤 이용자의 취향을 저격했기 때문 아닐까요. 이런 곡의 순위는 아티스트에게도 인사이트를 줄 거예요. 물론 샤잠의 차트 메커니즘이 완벽한 건 아니에요. 수직적으로 나열된 음악 차트는 여전히 승자독식 구조고, 시스템의 약점을 파고들어 적절하지 않은 방식으로 상위권을 차지하려는 사람도 여전히 있을 거예요. 그런데도 샤잠이 이용자에게 자율성을 주는 방식은 장기적으로 음악 시장과 플랫폼을 어떻게 디자인하고 키워야 할지에 대한 중요한 메시지를 전한다고 생각해요.

샤잠을 실행하자 마자 바로 음악이 인식이 되며, 샤잠으로 찾은 노래는 저장하거나 바로 들을 수 있다. [사진 최은서, 샤잠 캡처]

샤잠을 실행하자 마자 바로 음악이 인식이 되며, 샤잠으로 찾은 노래는 저장하거나 바로 들을 수 있다. [사진 최은서, 샤잠 캡처]

네이버로 음악을 검색하려면 최소한 두번의 클릭을 해야한다. 샤잠에 비해 단계가 많아 검색하는 동안 음악이 끝날 수 있다. 네이버에서 찾은 음악을 저장하려면 VIBE앱을 따로 실행해야한다. [사진 최은서, 네이버뮤직 캡처]

네이버로 음악을 검색하려면 최소한 두번의 클릭을 해야한다. 샤잠에 비해 단계가 많아 검색하는 동안 음악이 끝날 수 있다. 네이버에서 찾은 음악을 저장하려면 VIBE앱을 따로 실행해야한다. [사진 최은서, 네이버뮤직 캡처]

언제 이 앱으로 음악을 검색하나요.

일요일 점심 가족과 해변에서 브런치를 먹고 화장실에서 손을 씻는 도중 딱 그날의 분위기와 맞는 노래가 흘러나오는 거예요. 그렇다고 직원이나 화장실에 있는 다른 누구를 붙잡고 노래 제목을 물어보기도 머쓱하던 참에 샤잠이 떠올랐습니다. 노래가 끝나기 전 샤잠을 이용해 노래를 찾을 수 있었어요. 곡목은 싱어송라이터 버니 싱(Benny Sings)의 ‘서니 애프터눈(Sunny Afternoon)’이었어요. 그 후로 지금까지 종종 들어요.

샤잠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요.

2016년 말 샤잠은 10억 번 다운로드를 기록했지만 흑자 전환을 한 번도 하지 못했어요. 그런 서비스를 2017년 애플이 인수한다는 기사가 났어요. 깐깐한 애플이 왜 4억 달러(약 4750억)를 주고 오디오 인식을 통한 음악검색에 특화된 샤잠을 인수했을지 궁금했어요. 처음엔 호기심에서 출발했지만 지금은 자주 사용하는 앱이 되었고요. 저뿐만 아니라 전 세계 2억 명의 이용자들이 매월 샤잠을 한 번 이상 사용하고 있어요.

애플은 샤잠 인수로 어떤 이익을 얻었을까요.

애플은 샤잠이 오랫동안 축적한 수백만 명의 DB를 확보할 수 있었죠. 서비스는 2008년 출시했지만, 사실 2002년부터 사람들이 음악을 찾도록 도왔어요. 2019년 자료에 의하면 샤잠은 하루에 2000만 곡들을 찾아주고 있었어요. 애플 뮤직은 애플의 대표 서비스에요. 초기에 몇몇 나라에서만 이용할 수 있었고, 음악 추천 시스템이 약하다는 단점이 있었죠. 라이벌인 스포티파이의 강력한 추천 서비스를 따라가려면 사람들의 음악 취향에 대한 엄청난 데이터가 필요했는데 샤잠이 이 부분을 잘 메꿔준 거죠.

또 시너지로 애플 뮤직의 구독 촉진 효과를 얻었다고 생각해요. 처음 듣는 노래를 검색할 정도면 그 사람은 검색한 노래를 다시 들을 확률이 높다고 생각해요. 샤잠으로 노래를 찾아 저장하고 애플 뮤직으로 쉽게 다시 들을 수 있다면, 샤잠 이용자들은 애플 뮤직을 구독하지 않을 이유가 없어요.

샤잠으로 찾은 아티스트의 정보를 함께 제공하는 점도 샤잠이 갖는 장점이다. [사진 최은서, 샤잠 캡처]

샤잠으로 찾은 아티스트의 정보를 함께 제공하는 점도 샤잠이 갖는 장점이다. [사진 최은서, 샤잠 캡처]

아티스트의 곡을 보여줄 때도 사람들이 많이 들은 대표곡 위주로 리스트를 제공한다. 다른 어플이 최신곡을 알려주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사진 최은서, 샤잠 캡처]

아티스트의 곡을 보여줄 때도 사람들이 많이 들은 대표곡 위주로 리스트를 제공한다. 다른 어플이 최신곡을 알려주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사진 최은서, 샤잠 캡처]

음악 검색 서비스를 선택할 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요.

제일 중요한 포인트는 검색 속도, 정확성, 편의성이죠. 사용자가 처음 듣는 음악이니 노래 제목만으로는 검색으로 찾은 노래가 지금 듣고 있는 노래인지 이용자가 한 번 더 생각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오디오 인식이 정확해야겠죠. 한국 노래도 샤잠을 통해 빠르고 정확하게 검색할 수 있어요. 이용해본 경험상 오차 없이 음악을 찾아낸 앱은 샤잠밖에 없었어요.
또 이용자가 바로 음악을 검색할 수 있게 UI(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디자인하는 게 중요합니다. 샤잠은 하나의 기능에 특화돼 있다 보니 디자인이 직관적이고 심플합니다. 앱을 켜자마자 음악이 인식이 시작돼요. 아래로 스크롤을 하면 근래 이용자가 찾은 곡 리스트와 추천곡 리스트가 있어요.

샤잠의 최고의 장점은요.

아이폰 이용자 입장에서 가장 좋은 점은 편의성이에요. 검색도 편하지만 검색한 곡의 아티스트 정보 특히 대표곡을 알려줘요. 네이버는 신곡 순으로 가수의 곡을 소개한다면, 샤잠은 사람들이 많이 듣는 순으로 곡을 소개해요. 가수에 대해 처음 알아갈 땐 신곡보단 그 가수의 인기곡을 먼저 알려주는 게 좀 더 친절하다고 생각해요.

이용료는 얼마인가요.

검색 서비스 자체는 무료예요. 단 찾은 곡을 끝까지 듣고 싶다면 애플 뮤직이나 스포티파이와 연동시켜야 들을 수 있어요. 그러니 비용을 따지자면 애플뮤직·스포티파이의 멤버십 가격이겠는데, 애플뮤직의 경우 한국 기준으로 개인 월 8900원, 가족 월 1만3500원입니다. 처음 가입하기 전 약정 없이 3개월 무료 체험이 가능하니 사용해보고 유료 결제로 넘어가는 것을 추천해요.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몇 점 주시겠어요.

음악 인식에 충실한 만큼 10점 만점에 9.5점을 주고 싶어요. 0.5점을 깎은 이유는 개인적인 욕심이지만 언젠가는 흥얼거림으로도 음악을 찾을 수 있게 되면 좋겠어요. 예전에 들었지만 제목과 가사를 잊어버린 노래를 찾고 싶을 때도 있으니까요. 물론 굉장히 어려운 일이란 걸 알아요. 흥얼거림과 실제 음원의 가사, 배경음악이 전부 달라 흥얼거린 멜로디와 비교할만한 기존 음원을 추리기가 힘들거든요. 그래도 지난해 10월 구글이 머신러닝 기반 ‘험 투 서치(Hum to search, 흥얼거림으로 노래 찾기)’라는 서비스를 출시한 만큼 가까운 미래에 이 기능을 샤잠에서도 볼 수 있길 기대해보겠습니다.

용자가 검색한 음원들은 날짜 순으로 보여주는 화면. 음악 장르나 주제별로 볼 수 있는 옵션이 있으면 좋겠다. [사진 최은서, 샤잠 캡처]

용자가 검색한 음원들은 날짜 순으로 보여주는 화면. 음악 장르나 주제별로 볼 수 있는 옵션이 있으면 좋겠다. [사진 최은서, 샤잠 캡처]

개선하고 싶은 부분은 없을까요.

현재 샤잠은 이용자가 과거에 검색했던 곡을 날짜순으로 자동 정리해줘요. 날짜순이 아닌 노래 장르나 주제 같은 키워드로 정리해주는 옵션 기능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샤잠에서 음악을 검색하려면 메인 화면의 S자를 눌러야 노래가 인식되지만 샤잠 앱 내 세팅 메뉴로 들어가 앱을 켜자마자 노래가 인식될 수 있도록 바꿀 수 있다. [사진 최은서, 샤잠 캡처]

샤잠에서 음악을 검색하려면 메인 화면의 S자를 눌러야 노래가 인식되지만 샤잠 앱 내 세팅 메뉴로 들어가 앱을 켜자마자 노래가 인식될 수 있도록 바꿀 수 있다. [사진 최은서, 샤잠 캡처]

더 빨리 음악 찾는 노하우가 있다고요.

노래를 빨리 찾는 몇 가지 방법이 있어요. 샤잠에서 음악을 찾으려면 메인 화면의 ‘S’를 눌러야 해요. 하지만 간단히 설정을 바꾸면 더 빨리 노래를 찾을 수 있어요. 앱을 켜자마자 노래 인식이 될 수 있게 바꾸는 거죠. 앱을 켜지 않아도 음악을 찾는 방법도 있어요. 아이패드·아이폰·애플워치 이용자라면 세팅의 제어 센터로 들어가 보세요. 제어 패널에 샤잠(음악 인식)을 추가해보세요. 그럼 언제 어디서나 제어 패널을 연 다음, ‘S’를 눌러 바로 음악이 인식되게 할 수 있어요.
사실 가장 쉬운 방법은 ‘시리(애플의 인공지능 비서)’를 이용하는 방법이에요. ‘시리야, 이 노래 뭐야?’라고 물으면 샤잠을 통해 노래 찾아줍니다. 굳이 샤잠을 설치하지 않아도 노래를 검색할 수 있는 방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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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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