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킹] 제철 꽃게, 꽃게탕 말고 색다른 이색요리를 찾고 있다면

중앙일보

입력 2021.10.05 10:34

업데이트 2021.10.05 18:32

동양과 서양 그 어디쯤 자리잡은 매운 맛, 케이준 꽃게

꽃게·새우·홍합에 케이준과 라조장을 넣고 튀기듯 볶아낸 요리입니다. 얼얼한 매운 맛이 마라를 연상케 하지만, 마라만큼은 향이 강하진 않죠. 케이준의 매콤한 맛과 버터의 은은 맛이 더해져, 꽃게 철 별식으로 그만입니다.

케이준(Cajun)은 돼지기름을 활용해 피망, 양파, 셀러리, 후추, 카이엔, 오레가노 등 향이 강한 향신료를 넣어 요리하는 미국 남부의 대표적인 요리법입니다. 1700년대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에 강제 이주한 캐나다계 프랑스인들이 구하기 어려운 버터 대신 돼지기름을 활용하면서 탄생하게 됐죠. 덧붙이면, 1754년 프랑스와 영국은 더 좋은 아메리카 식민지를 차지하기 위해 전쟁을 일으키는데, 전쟁에 진 프랑스가 북미 식민지 권리를 포기하면서 북미에 정착했던 프랑스인들은 미국 남부로 강제로 이주당합니다. 강제로 이주당한 이들이 척박한 땅에서 개척한 요리가 바로 케이준이죠.

최근 케이준이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맥도널드가 BTS와 손을 잡고 만든 'THE BTS 세트'에 케이준 소스가 포함됐기 때문인데요, 한국맥도날드는 "맥도널드의 다양한 사이드 메뉴들과 잘 어울리며 한국 고객들이 좋아하는 매콤한 맛이 담긴 새로운 소스를 고안하던 중 케이준 소스를 개발하게 되었다"고 설명합니다.매운맛을 즐기는 한국인의 입맛에 케이준 소스가 잘 맞는다는 말이죠. BTS세트는 국내에서만 143만개가 판매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참고로,'THE BTS 세트'에는 햄버거가 없어요. 맥너겟 10종, 후렌치후라이, 음료 한 잔, 소스 2종으로 구성되어 있죠.

한국맥도날드가 개발한 디핑소스 2종이 'BTS 세트'로 전 세계에 판매된다. 사진 트위터

한국맥도날드가 개발한 디핑소스 2종이 'BTS 세트'로 전 세계에 판매된다. 사진 트위터

생각해보면, 음식 이야기는 시공간을 뒤섞은 채 교묘하게 흐릅니다. 케이준만 봐도 그렇죠. 캐나다계 프랑스인이 강제로 이주당한 미국 남부에서 살아남기 위해 만든 요리가, 이젠 글로벌 햄버거 브랜드를 타고 BTS 팬덤으로 세계로 퍼졌습니다. 그리고 지금 중앙일보 쿠킹에서는 중국인들의 고추장이라 부르는 '라조장'을 넣은 새로운 케이준 요리를 제철 꽃게를 사서 만들어보라고 권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Today's Recipe
푸드 스타일리스트 김보선의 케이준 꽃게

케이준 파우더는 육류, 어류를 가리지 않고 잘 어울립니다. 다만 갑각류인 꽃게와 새우 등의 해물들은 미리 한번 익혀둬야 나중에 시즈닝과 함께 버무렸을 때 더 맛이 잘 스며들고 조리시간을 빠르게 단축할 수 있어요. 또, 버터만 넣고 가열할 경우 버터가 타기 쉽기 때문에 식용유를 1~2큰술 넣고 함께 조리하는 것이 좋아요. 찐 감자나 알감자를 함께 넣고 버무려도 맛있습니다.  -푸드스타일리스트 김보선

해물들은 미리 익혀 사용해야 양념이 잘 든다.

해물들은 미리 익혀 사용해야 양념이 잘 든다.

준비 재료  

 케이준 꽃게 볶음 재료들 사진 송미성, 스타일링 스튜디오 로쏘

케이준 꽃게 볶음 재료들 사진 송미성, 스타일링 스튜디오 로쏘

재료: 꽃게 3마리, 새우 10마리, 홍합 200g, 초당 옥수수(옥수수) 1개, 버터 4큰술, 케이준 파우더 5큰술, 라조장 3큰술, 설탕 1/2큰술, 해물 삶은 국물 1/2-2/3컵, 곁들임용 바게트, 소금, 식용유 적당량씩

만드는 법

1. 꽃게는 솔로 문질러 씻은 다음, 모래주머니를 제거하고 4등분 한다.
2. 새우는 내장을 제거하고, 홍합은 깨끗이 씻는다. 초당 옥수수는 3㎝ 길이로 썬다.
3. 끓는 물에 꽃게와 새우, 홍합을 넣고 익힌 뒤, 체에 건진다.
4. 깊이가 있는 팬 또는 큼직한 냄비에 버터와 식용유, 케이준 파우더와 라조장, 설탕을 넣고 고루 볶다가 해물과 옥수수를 넣는다.
5. 4를 한소끔 볶다 해물 삶은 국물을 넣고 재료들에 맛이 잘 배여 들 때까지 볶은 뒤, 바게트와 함께 곁들여 낸다.

좋은 재료 잘 사는 법
요리의 맛은 좋은 재료를 잘 고르는 것에서 시작한다. 배에서 당일 조업한 꽃게만 직배송하는 '대한민국농수산'의 공대형 상품기획 팀장이 전하는 좋은 꽃게 잘 사고 잘 먹는 법.

1. 배송 스트레스가 적은 꽃게를 골라라. 
꽃게 같은 갑각류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살이 녹아요. 현지에서 바로 잡아 바로 먹는 것이 중요하죠. 또 속이 꽉 찬 꽃게라도 배송 시 스트레스에 살이 사라지기도 해요. 꽃게도 빙장 포장을 하는데요, 빙장 포장은 꽃게를 차가운 얼음물에 넣어 기절 시켜 운반하는 방법이죠. 가끔은 요리 중에 깨어날 정도로 신선하게 운반할 수 있는 방법이에요.

차가운 얼음물에 꽃게를 기절시켜 운반하는 빙장 포장. 사진 대한민국농수산

차가운 얼음물에 꽃게를 기절시켜 운반하는 빙장 포장. 사진 대한민국농수산

2. 10월이 가을 꽃게 제철 중의 제철이다. 
꽃게는 금어기인 여름부터 탈피를 시작해 몸집을 키우는데, 간혹 9월 꽃게에서 탈피가 덜 된 꽃게가 잡히기도 해요. 10월은 꽃게들에게 짝짓기에 달인데요. 대부분이 탈피를 끝내고, 짝짓기를 앞두고 한껏 몸을 키운 상태라, 살이 단단하고 맛있어요.

3. 무조건 쪄서 보관해라. 
냉동 꽃게가 아닌 생물 꽃게를 냉동 보관하면 살이 녹아 빈 꽃게만 남게 됩니다. 부득이하게 보관해야 한다면 찜통에 쪄서 냉동 보관하세요. 이 방법도 한 달 후면 맛이 변질하니 먹을 만큼만 주문해 바로 먹는 것을 권해요. 보통 1㎏ 3~5마리 정도가 담기는데요, 성인 기준 2명 정도가 먹기 좋습니다.

김보선 푸드스타일리스트·황정옥 기자 ok7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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