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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집돌이 된 아이…외로움 달래줄 방법 의외로 간단 [괜찮아,부모상담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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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가 ‘괜찮아, 부모상담소’를 엽니다. 밥 안 먹는 아이, 밤에 잠 안 자는 아이, 학교 가기 싫다고 떼쓰는 아이…. 수많은 고민을 안고 사는 대한민국 부모들을 위해 ‘육아의 신’ 신의진 연세대 소아정신과 교수가 통쾌한 부모 상담을 해드립니다. 이번엔 NHN에듀 ‘아이엠스쿨(http://iamsch.net/LJVe)’ 학부모 커뮤니티 ‘톡톡톡’을 통해 받은 상담 사연입니다.

친구가 없어서 외롭다네요. 

중학생 아들을 둔 엄마입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서울로 이사를 왔어요. 문제는 코로나19였어요. 초등학교 졸업식도 없었고, 중학교도 입학식 없이 온라인으로 했거든요. 중학교 2학년이 되었지만, 비대면 수업으로 아이가 외로움에 지쳐 집돌이가 되었습니다. 여름방학도 혼자 보냈고요. 친구도 없는 데다 지리까지 낯설다 보니 답답한 서울 생활을 하고 있어요. 아이들은 방학에 즐겁게 놀고, 친구들과 지내는 것이 성장기에 필요한 요소인데, 아이가 외로워해서 정말 걱정입니다. (서울님)

괜찮아, 부모상담소 10회. 김지선 PD

괜찮아, 부모상담소 10회. 김지선 PD

신의진 교수의 조언 요즘 현실적인 아이들 문제 중 하나입니다. 아이는 그간 친구랑 뛰놀며 좋은 관계를 유지해오던 아이잖아요. 그러니 상실감이 더 클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는 감정을 나눌 수 있는 친구, 대상이 필요하고요. 어머님 상황이라면, 저는 친구 한두명을 만들어서 집에서 놀 방법을 찾아봤을 듯합니다.

정 코로나19 걱정이 된다면 간이 검사를 하더라도 친구들 한두 명과 꼭 놀게 해줬으면 해요. 저 역시 그랬습니다. 친구 사귀기 어려운 큰 아이를 위해서 어머니 모임을 학기 초에 할 때 참석해서, 어머님들 전화번호도 받고 했거든요. 연락해서 놀게도 하고요. 놀이공원도 데려가기도 하고요. 아이들에게는 감정을 이해해주면서 받아주고, 즐겁게 놀 수 있는 친구가 참 중요하잖아요. 그래서 어머님께서 자꾸 ‘안 된다’ 걱정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주변에서 찾아서 안전한 방법으로 아이가 관계를 맺을 수 있게 노력해주시면 좋겠어요. 아이가 이사를 왔는데, 학교에서 적응이 제일 중요하지 않을까요? 부모님들도 이런 때는 선생님께 특별히 부탁하는 방법도 있어요.

왕따 경험이 있는 딸아이, 친구 만들기 어려워해요

초등생 딸아이를 두고 있는 직장맘입니다. 아이가 친구 사귀기를 어려워하고 매일 고민해요. 저학년 때 왕따 경험이 있어요. 친구를 사귈 때 배려하고 맞춰주려고 노력하는데, 나중에 보면 친구 때문에 고민하더라고요. 학교가 집과 떨어져 있기도 하고, 홀로 외롭게 지내는 것 같아 마음이 쓰입니다. 어찌하면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꽃지맘)

신의진 교수의 조언 아이가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어린 시절, 특히 저학년 때 자아는 단단하지 않아요. 주변에서 “너는 왜 그렇게 재미가 없어!” 같은 상황을 자꾸 만들면 아이가 ‘내가 정말 그런가?’할 정도로요. 학교는 아이들이 처음으로 사회화하는 장소거든요. 그래서 아무리 집에서 “너는 그런 아이가 아니다”라고 해도 아이들의 당황스러움은 말도 못할 정도가 되거든요. 초등학교 1~3학년 아이들은 아직 자기가 누군지 잘 몰라요. ‘너랑 안 놀 거야’라고 하면 아이는 위축될 수 있어요. 눈치를 보게 되고요. 혹시 내가 여기 못 끼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 때문에요. 놀이는 같이 끼어들고, 이야기하고, 공감하는 것인데, 아이는 눈치부터 보잖아요. 그러니 남에게 맞추기만 하는 겁니다.

그래서 아이에게는 좋은 친구와 성공적으로 잘 지내보는 경험을 마련해줘야 해요. 학교든, 학원 친구든, 동네 친구든요. 주변을 보면 마음이 선량하고 친구들을 잘 받아주는 친구도 있어요. 다른 모임이나 장소에서라도요. 그러면 덜 위축이 되거든요. 그런 좋은 관계를 한 1년간은 경험해봐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 경험이 없이 당당하라고 하면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어요. 그러니 어머님께서 다른 모임을 만들어서라도 성공적으로 행복하게 친구와 지내보는 상황을 꼭 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괜찬아,부모상담소' 신의진 연세대 소아정신과 교수.

'괜찬아,부모상담소' 신의진 연세대 소아정신과 교수.

딸아이가 친구 앞에서 얘기하는 걸 힘들어해요.

초등 저학년인 딸아이가 친구 앞에서 말하는 걸 힘들어해요. 학교에서 발표하는 거나, 친구들 말에 대답하는 건 잘하고요. 성격상 부끄러움을 많이 탑니다. 학년이 바뀌어도 그럴까 봐 걱정이 됩니다. 심리치료나 상담을 해야 할까요? 도와주세요. 큰 아이는 남자아이인데, 공부할 때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 같아요. 한 가지를 끝내지 못하고 마무리도 못 한 채 다른 것을 하거든요. 늘 이야기하는데 제가 챙겨줘야 하는지 지치기도 합니다.(해피사랑미소)

신의진 교수의 조언 언뜻 봐서는 아이가 굉장히 내성적인 뇌의 기질을 가진 아이 같아요. 우리가 볼 땐 괜찮은데 ‘내가 이런 말을 해도 될까?’ 미리 걱정하고, 한참 뜸들이는 친구요. 내향적인 성격을 타고난 아이가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엄마 입장에서는 당당하게 친구들에게 얘기했으면 좋겠는데, 미리 걱정하시는 느낌도 들어요.

이런 친구들은 부드럽게 어머니께서 말할 수 있도록 달래야 해요. 예를 들어서 ‘오늘 딱 한 개만 발표하고 오자’라거나 친구들에게도 ‘오늘 친구한테 이런 이야기를 해보자’라고요. 보상을 걸면서요. 이런 성향의 아이들은 입을 다물고 있는 게 편하거든요. 그러니까. 입을 열어 말하는 것이 상을 줄 만한 중요한 일이라는 메시지를 줘야 해요. “오늘 친구 한 명, 혹은 두 명과 대화해보기 오늘 꼭 하자” 이렇게 약속도 하고요, 보상도 해주고요. 집에 오면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도 물어봐 주시고요.

오빠의 공부 고민은 항상 ‘왜 그럴까’를 생각해보셨으면 해요. 전두엽의 기능이 다른 아이보다 천천히 성숙하는 아이들이 있어요. 계획을 세우고 하는 것은 ‘멈춤(STOP)’을 할 수 있어야 가능해요. 뭔가를 하다가 딱 집중하고, 이렇게 본인이 자신을 조절할 수 있어야 하거든요. 계획이 없고 산만한 아이들은 이걸 안 해요. 그냥 하고 싶은 것들을 하고요. 그래서 인지행동 치료를 할 때는 멈추기부터 시키거든요. 예를 들면, 공부할 시간이 되었다면, 바로 숙제를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하는 행동을 중지시키고, “이제 뭐부터 할까?” 하는 거예요. 적기 싫어한다면 말이라도 엄마에게 하도록 합니다.

“오늘 지금 뭐할 시간이지?” 묻고, 아이가 “수학 숙제요!” 하잖아요. 그러면 “오, 수학 숙제구나. 우리 몇시까지 할까?” 이렇게 아이가 스스로 계획을 짜도록 해요. 계획을 말하게 하고, 예상하게 하고요. 이런 것들이 바로 전두엽을 쓰는 겁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 할 일을 확인하는 것도 방법이고요. 모른다고 야단치시면 안 됩니다. 이런 과정을 일정한 시간에 엄마와 하고, 나중에는 아이 혼자 하도록 하게 해주세요. 큰 아이는 이런 상황 없이 지금에 이르렀는데요. 지금부터라도 이런 방법을 써보세요. 습관들이기, 참고 계획 세워보기는 중요한 기술이거든요.

괜찮아, 부모상담소 10회 육아 조언. 김지선 PD

괜찮아, 부모상담소 10회 육아 조언. 김지선 PD

뭘 물어보면 눈물부터 흘리는 아이, 괜찮을까요

초등학생 딸아이를 두고 있어요. 아기 때부터 뭘 물어도 표현이 없거나 엄청 느린 아이였거든요. 지금도 뭔가 잘 못 해서 물으면 눈물부터 흘려요. 줌 수업은 마이크를 꺼놓고요. 친하게 지내는 친구도 그다지 없어요. 겁도 많고요. 승부욕도 별로 없는데, 갈등 상황에 놓이는 것에 대해 부담감이 심한 것 같아요. 뭔가 잘하고 싶지만 못할 것 같다는 생각에 미리 포기하는 듯도 하고요. 어쩌면 좋을까요? (멍자맘)

신의진 교수의 조언 내성적인 성향을 더 타고난 아이라고 봐요. 위축된 아이가 있고, 예컨대 산만한 아이들이 있잖아요. 산만한 아이들에게 억제를 좀 하는 걸 하듯, 이런 친구들에게는 잘 얘기를 하면 상을 줘야 합니다. 표현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어주지 않고 놔두면 아이들은 스스로 안 해요. 용감해지게 하는 쪽의 뇌를 안 쓰게 되는 겁니다.

한 예가 있어요. 기질이 비슷한 아이가 있었는데, 1학년 때 반장에 뽑힌 거예요. 아이가 집에 와서 울고불고 했어요. 차마 못 하겠다는 말도 못하고 집에 와서 엉엉 운 겁니다. 학교 안 가겠다고요. 그래서 제가 외려 좋은 기회로 여기자고 했어요. 아이가 원하는 상을 걸고서요. 아이를 잘 달래고요. 가족 여행을 걸고 했는데, 결국 성공했어요.

억지로 시키고 왜 말 못해! 이렇게 하면 아이가 안으로 더 들어가요. 말 안 하고 있는 것이 편한 아이들이거든요. 부모님들은 친구를 ‘숫자’로 보시지만 사회성은 타협하는 능력에 있어요. 친구와 의견이 다를 때, 주거니 받거니 하는 능력이요. 그게 진정한 사회성입니다. 이것은 부모가 길러줘야 합니다. 태어나서 처음 부모와 부딪히니까요. 아이를 수용하고 이해해주면서 나은 방법을 찾아 제시하고, 실천해보기. 이런 것들을 하셔야 합니다. 그러면 교우 관계는 더 좋아질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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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잠 안자는 아이, 학교 가기 싫다고 떼쓰는 아이…. 오만가지 고민을 안고 사는 대한민국 부모들을 위해 ‘육아의 신’ 신의진 연세대 소아정신과 교수가 유쾌,상쾌, 통쾌한 부모상담을 해드립니다. 중앙일보 헬로!페어런츠(www.joongang.co.kr/parenting) 마파클럽 게시판을 통해 사연 신청을 하실 수 있습니다. 헬로!페어런츠에서 더 풍성한 부모뉴스도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