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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고기 송 멈춰 달라” 박지성의 호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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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맨유 박지성이 2010년 유럽 챔피언스리그 16강전 AC밀란전에서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AFP=연합뉴스]

맨유 박지성이 2010년 유럽 챔피언스리그 16강전 AC밀란전에서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AFP=연합뉴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팬들은 2005년부터 7시즌 동안 맨유에서 활약한 박지성(40)을 위한 응원가를 불렀다.

“박, 박. 네가 어디에 있든 너희 나라에서는 개를 먹지. 하지만 네가 리버풀이라면 더 심해질 수 있어. 걔들은 임대주택에서 쥐를 잡아먹으니까”라는 가사다. 인종차별적인 내용을 담은 이 노래는 ‘개고기 송’으로 불렸다.

박지성은 4일 맨유 구단의 ‘UTD 팟캐스트’를 통해 “15년 전 나를 위한 응원가를 들었을 땐 자랑스러웠다. 가사는 매우 불편했지만, 그땐 어렸고 영국 문화도 몰라서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시대가 변했다. 지난여름 한국 선수가 울버햄튼에 입단했을 때 맨유 팬들이 내 응원가를 불렀다. 난 뭔가 해야 한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황희찬(25)이 울버햄튼 입단식에 참석했을 때 원정 경기 중이었던 맨유 팬들이 ‘개고기 송’을 부른 걸 지적한 것이다.

8월 황희찬 울버햄튼 입단식 때 맨유 팬들이 ‘개고기 송’을 불렀다. [로이터=연합뉴스]

8월 황희찬 울버햄튼 입단식 때 맨유 팬들이 ‘개고기 송’을 불렀다. [로이터=연합뉴스]

박지성은 “한국 사회도 많이 바뀌었다. 역사적으로 한국인이 개고기를 먹어왔지만, 요즘 젊은 세대들은 싫어한다”며 “그(황희찬)가 그런 소리를 듣게 돼 정말 미안했다. 공격적인 의미를 담은 게 아니란 걸 알지만, 그들(맨유 팬)이 한국인에 대한 인종차별 발언을 멈추도록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노래는 누군가 응원하는 게 아니라 더 불편하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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