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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생리의학상에 촉각·통각 원리 규명한 미국인 2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데이비드 줄리어스(左), 아뎀 파타푸티언(右)

데이비드 줄리어스(左), 아뎀 파타푸티언(右)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은 분자 수준에서 촉각·통각의 원리를 규명한 학자들이 받았다.

토마스 펄만 노벨위원회 사무총장은 4일(현지시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데이비드 줄리어스(66·사진 왼쪽)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샌프란시스코캠퍼스 생리학과 교수와 아뎀 파타푸티언(55·오른쪽) 미국 스크립스연구소 신경과학과 교수가 주인공이다. 인간이 어떻게 온도·압력을 인식하는지 설명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데이비드 줄리어스 교수는 인체가 뜨거운 온도(42~43도)를 감지하는 분자(캡사이신 수용체)를 처음으로 발견했다. 이 수용체는 우리에게 고추의 주성분으로 잘 알려져 있다.

뜨겁지도 않은데 매운 고추를 먹고 땀을 뻘뻘 흘리는 이유는 미스터리였다. 줄리어스 교수는 통증을 전달하는 신경을 조사해 신경세포막을 가로질러 존재하는 이온 채널 단백질(TRPV1)이 땀을 유발하는 원인이라는 사실을 최초로 밝혔다. 캡사이신이 이 단백질을 자극하면 전기신호가 대뇌로 ‘열이 난다’는 신호를 전달한다. 신호를 받은 뇌는 열을 식히기 위해 반응하면서 땀이 난다.

줄리어스 교수가 최초로 촉각 센서 분자를 발견한 이후, 그와 함께 노벨상을 공동 수상한 파타푸티언 교수와 줄리어스 교수는 경쟁적으로 다양한 촉각 분자를 발견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파타푸티언 박사는 압력에 민감한 세포를 찌를 때 피부·장기의 기계적 자극에 반응해 전기 신호를 방출하는 센서(피에조1·피에조2)를 처음 발견했다. 이 단백질은 물리적인 감각에 반응해 이온 채널을 여닫는 방식으로 뇌에 신호를 보낸다. 인간이 미세한 바람이나 가벼운 날갯짓 등을 느낄 수 있는 배경이다.

한희철 고려대 의대 생리학교실 교수는 “의학은 여전히 인간의 감각 원리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번에 노벨상을 수상한 학자들 덕분에 감각체계의 원리를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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