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가족

[건강한 가족] 늦은 밤 발작적으로 콜록거리면 천식, 기침할 때 피 나오면 폐암 의심

중앙일보

입력 2021.10.05 00:01

업데이트 2021.10.05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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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면

 아침저녁으로 일교차가 큰 가을 환절기는 콜록거리는 기침 소리가 잦아지는 시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기침은 두려운 존재가 됐다. 사실 기침은 정상적인 신체 방어 활동의 일종이다. 호흡기 자극 물질이 코를 통과해 목으로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우리 몸에서 반사적으로 폐 속 공기와 함께 몸 밖으로 뿜어낸다. 기침은 유발 원인에 따라 양상이 미묘하게 다르다. 기침의 원인과 특성에 대해 알아봤다.

기침은 누구나 경험하는 흔한 증상이다. 대개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진다고 생각한다. 감기에 걸려 콜록거리는 기침은 아무리 길어도 4~8주를 넘기지 않는다. 문제는 만성 기침이다. 의정부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김진우(대한 결핵 및 호흡기학회 산하 기침연구회 회장) 교수는 “별다른 이유 없이 8주 이상 장기간 기침을 한다면 감기가 아닌 천식·COPD(만성 폐쇄성 폐 질환) 같은 질환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조언했다.

기침 오래 반복되면 가슴뼈 미세한 골절

참으려고 해도 터져 나오는 기침을 막기 어렵다. 처음엔 가볍게 콜록거리는 정도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견디는 역치가 줄면서 발작적으로 기침을 한다. 중앙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신종욱 교수는 “단순 기침이라고 방치하는 것은 건강관리에 위험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장기간 반복된 기침은 숨길인 기관지 점막을 자극해 호흡을 불편하게 만든다. 가슴뼈에 미세한 골절을 유발해 가슴 통증이 생기거나 기침할 때마다 소변이 찔끔 나오는 요실금이 심해질 수 있다.

기침은 언제 어떤 상황에서 얼마나 자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의심하는 질환이 다르다. 유독 늦은 밤이나 새벽에 가래 없는 마른기침을 심하게 한다면 천식을 의심한다. 기침형 천식이다. 몸속 생체시계는 뇌가 각성하는 낮에는 코르티솔 호르몬 수치가 높아지면서 염증을 억제하지만 밤에는 기도 염증 반응이 심해져 발작적으로 기침을 한다. 뇌가 쉬는 밤에는 기침 횟수가 10분의 1 이하로 줄어든다.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송우정 교수는 “천식 초기에는 쌕쌕거리는 천명음이 없이 기침만 한다”고 말했다. 기침형 천식이 더 진행하면 찬 공기 노출, 자극적인 냄새, 담배 연기, 운동 등 일상적인 자극에도 기침한다.

역류성 기침 땐 잘 때 높은 베개 사용을

끓는 듯한 가래를 동반한 기침이라면 COPD, 만성 기관지염, 폐렴 등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김진우 교수는 “가슴에 가래가 차서 말할 때마다 그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린다”고 말했다. 만 45세 이상으로 담배를 피운 기간이 30년 이상이라면 COPD일 가능성이 크다. COPD는 시간이 갈수록 기도가 좁아지면서 폐 기능이 서서히 나빠진다. 더 악화하기 전에 치료를 시작한다. 재채기 같은 기침을 하면서 코막힘·후비루 등 코 증상이 있다면 알레르기 비염이다. 목 안쪽으로 끈적거리는 이물질이 붙어 있는 느낌이 든다. 말할 때마다 각종 알레르기 물질이 목 인후두 점막을 자극해 기침이 나온다. 기침할 때 피가 난다면 폐암·폐결핵일 수도 있다. 폐암으로 진단받은 환자의 40%는 기침 때문에 병·의원을 찾는다는 보고도 있다. 폐결핵의 가장 흔한 증상도 기침이다. 임상적으로 기침을 중요하게 보는 이유다. 암으로 인한 기침은 종종 호흡곤란을 동반하면서 기침의 빈도·강도가 강해진다.

의외로 속이 쓰리면서 기침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는 위·식도 역류 질환을 의심한다. 송우정 교수는 “역류한 위산이 식도 하부 점막에 위치한 기침을 유발하는 감각신경을 자극해 기침을 한다”고 말했다. 역류성 기침이다. 주로 식사 후 기침을 한다. 야식을 즐긴다면 밤에도 기침을 한다. 역류성 기침은 생활습관과 복합적으로 결합해 나타난다. 잘 때 높은 베개를 사용하고, 취침 3시간 전부터는 음식 섭취를 자제한다.

담배를 피우지 않고 기침 유발 원인도 없는데 치료를 해도 계속 기침을 한다면 코골이가 기침의 원인일 수 있다. 비만인 남성이나 폐경기 여성에게 흔하다. 잠을 잘 때 반복적으로 호흡이 멈추는 폐쇄성 수면 무호흡으로 기도가 직접 손상되고 염증이 심해져 기침이 지속된다. 코골이 환자는 만성 기관지염 발병률이 유의하게 높다는 연구도 있다.

약이 유발하는 기침도 있다. 신종욱 교수는 “안지오텐신전환효소 억제제, DPP4 억제제 등 일부 약은 중추신경계인 기침 중추를 자극하고, 기관지 평활근을 수축시켜 기침을 유발한다”고 말했다. 목 안쪽이 간질거리면서 마른기침을 한다. 심혈관 질환이나 고혈압, 당뇨병 진단 후 약을 먹었는데 수주 이내 전에 없던 기침이 갑자기 생겼다면 약을 의심한다. 원인이 되는 약을 바꾸면 기침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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