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王논란 더 키우는 尹캠프의 자폭 해명 “손가락 위주로 씻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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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 손바닥의 ‘왕(王)’ 글자를 둘러싼 논란이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당내에선 “캠프의 오락가락 해명이 논란을 더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윤 전 총장은 1일 국민의힘 대선 경선 5차 토론회에서 손바닥에 ‘왕’자를 적은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돼 정치권에서 “역술이나 주술적인 의미 아니냐”는 논란이 인 상태다.

이와관련, 4일 오전 윤석열 캠프의 김용남 대변인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왕’ 논란을 해명하면서 '윤 후보는 손을 안 씻느냐'는 진행자 질문에 “(손바닥 대신)주로 손가락 위주로 씻으신 것 같다”고 답했다.

김 대변인은 “윤 전 총장이 주변에 사시는 할머니들께서 기운 내라고 적어준 걸 선거에 나온 후보가 ‘안 하겠다’고 현장에서 거부하긴 상당히 어렵다”며 “전문적인 (주술가)분들은 까만 매직으로 안 쓴다. 단순 해프닝인데 3일째 다룰 사안인가”라고 말했다. 그러나 진행자는 “아침에 나올 때 (지지자들이 손바닥에 적어주고)그랬다고 해도 TV토론은 밤에 이뤄지지 않나”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김 대변인의 해명 중 "손가락 위주로 씻는다"는 대목은 당내에서도 “코로나19 시국에 적절치 않은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사람들을 만나 악수를 하는 등 신체접촉이 많은 대선 후보가 위생적이지 못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국민의힘 대선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TV토론회 당시 손바닥 한가운데에 ‘왕(王)’자를 그려놓은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MBN 유튜브 캡처

국민의힘 대선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TV토론회 당시 손바닥 한가운데에 ‘왕(王)’자를 그려놓은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MBN 유튜브 캡처

윤 전 총장의 당내 경쟁 주자인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경남 창원에서 당원들과 만나 “코로나인데 하루에도 10번이고 손바닥을 다 씻어야 한다. 후보들은 돌아다니면서 악수하니까 차를 타면 먼저 손소독제로 씻는다”라며 “대선토론회를 희화화, 저질화 시킨다”고 비판했다.

윤 전 총장과 캠프의 미숙한 초동 대응이 ‘거짓말’ 논란으로 일을 키웠다는 비판이 당 내에선 거세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언론 인터뷰 등에서 “열성 지지자인 할머니가 ‘기세좋게 토론하라’는 뜻으로 적어줬다”며 해당 사건이 한 명의 지지자로 인해 발생한 단발성 사건인 것처럼 해명했다. 그러나 이후 지난 달 26일, 28일에 열린 3ㆍ4차 토론회에서도 손바닥에 ‘왕’자를 적은 사실이 드러나자 캠프 측의 해명도 “주변에 사시는 할머니들”(4일 김 대변인) 등 복수를 지칭하는 표현으로 바뀌었다. 특정할 수 있는 인물인지 여부에 대해서도 ‘윤 후보의 가사 도우미와 아는 분’이라는 취지로 해명했다가 이후 “특정할 수 없다”, “지나가는 분들” 등으로 말이 바뀌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후 라디오 인터뷰에서 “캠프의 위기 관리 능력 부족”이라는 취지로 비판했다. 이 대표는 “기본적으로 캠프가 위기 관리 능력을 키워야하는데 윤 캠프는 대변인마다 다른 소리를 한다. 팀빌딩이 덜 된 게 아닌가”라며 “‘실력 발휘가 잘 안 돼서 이런 걸 했는데 불편하게 보이면 안 하겠다. 실수였다’ 이렇게 넘겼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홍준표 의원이 4일 오전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당에서 열린 'jp희망캠프 경남선대위 임명장 수여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홍준표 의원이 4일 오전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당에서 열린 'jp희망캠프 경남선대위 임명장 수여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내 경쟁주자인 유승민 캠프에서도 “말장난을 하지말고 사죄하라”는 비판이 나왔다. 권성주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윤 후보와 참모들이 이틀새 쏟아낸 거짓말들이 엇갈리고 헷갈려 정리하기도 어지러울 지경”이라며 “거짓말 끝말잇기를 멈추고 국민을 속이고 기만한 죄에 대해 석고대죄하라”고 비판했다.

홍준표 의원을 향한 ‘역공’도 결과적으로 논란만 더 키웠다는 지적이 나왔다. 앞서 윤 전 총장과 캠프는 논평 등을 통해 홍 의원에 대해 “속옷까지 빨간색으로 입고 다닌다”, “개명한 이름은 역술인이 지어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홍준표 캠프의 여명 대변인은 4일 논평을 통해 “변명거리가 없으니 남의 속옷까지 시비거나. 유치하다”며 “그럼 윤 전 총장의 부인 김건희씨는 무슨 이유로 개명했나. ‘운세’를 주제로 박사학위 논문을 쓴 윤 전 총장 부인의 개명에도 혹시나 ‘특정한 염원’이 담겨있던 건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앞서 김씨가 2008년 국민대에서 콘텐츠디자인을 전공한 뒤 발표한 박사학위 논문 제목은 '아바타를 이용한 운세 콘텐츠 개발 연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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