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과학상 ‘한국 0 대 일본 24’…이번엔 첫 수상자 나올까

중앙일보

입력 2021.10.04 16:46

업데이트 2021.10.04 16:51

노벨위원회가 4일부터 노벨상 수상자를 발표한다. 사진은 노벨상 메달. [사진 노벨상 홈페이지 캡처]

노벨위원회가 4일부터 노벨상 수상자를 발표한다. 사진은 노벨상 메달. [사진 노벨상 홈페이지 캡처]

올해 노벨상 수상자가 4일(현지시간)부터 순차적으로 발표되는 가운데 한국인 최초로 노벨 과학상 수상자가 나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 4일 발표 

4일 노벨상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노벨위원회 등은 이날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물리학상(5일)·화학상(6일)·문학상(7일)·평화상(8일)·경제학상(11일) 수상자를 발표한다. 노벨상은 1901년부터 시상해 올해로 121회째다.

특히 올해는 노벨생리의학상 분야에서 한국인의 수상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달 23일 세계적 학술정보 분석기관인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가 한국인을 ‘2021년 피인용 우수 연구자’로 선정하면서다.

한국인은 지금까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지난 120년간 과학 분야에서 노벨상을 받은 적은 없다. 같은 기간 일본은 24명, 중국은 3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인도와 파키스탄에서도 수상자가 나왔다.

이런 가운데 클래리베이트가 올해 생리의학상 분야에서 5인의 우수 연구자를 선정하면서 한국인으로 이호왕(93) 고려대 명예교수를 포함해 화제가 됐다. 피인용 우수 연구자는 ‘미리 보는 노벨상’으로 불린다. 지난해까지 클래리베이트가 지목한 피인용 우수 연구자 376명 중 59명(15.7%)이 노벨상을 받았다.

지난 2018년 혼조 다스쿠 교토대 특별교수가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자 신문 호외가 배포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18년 혼조 다스쿠 교토대 특별교수가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자 신문 호외가 배포되고 있다. [연합뉴스]

노벨상위원회는 지난해 하비 J.알터 미국 국립보건원(NIH) 박사(왼쪽부터)와 마이클 호턴 캐나다 알버타대 교수, 찰스 M.라이스 미국 록펠러대 교수를 노벨생리의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했다. [사진 유튜브 캡처]

노벨상위원회는 지난해 하비 J.알터 미국 국립보건원(NIH) 박사(왼쪽부터)와 마이클 호턴 캐나다 알버타대 교수, 찰스 M.라이스 미국 록펠러대 교수를 노벨생리의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했다. [사진 유튜브 캡처]

이호왕 명예교수는 1976년 경기도 한탄강 유역에서 채집한 들쥐에서 세계 최초로 유행성 출혈열 병원체와 면역체를 발견했다. 이를 ‘한탄 바이러스’로 이름 지었고, 이후엔 예방 백신(한타박스)을 개발했다.

이 명예교수 외에도 클래리베이트가 ‘노벨상급(Nobel class)’ 연구자로 평가했던 한국인은 지금까지 3명이 더 있었다.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가 올해 우수 연구자로 선장한 이호왕 고려대 명예교수. [중앙포토]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가 올해 우수 연구자로 선장한 이호왕 고려대 명예교수. [중앙포토]

톰슨로이터 지적재산·과학사업부에서 독립하기 이전인 2014년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는 유룡(66) 한국과학기술원(KAIST) 화학과 특훈교수를 한국인 사상 최초로 피인용 우수 연구자로 뽑았다. 직경 2∼50나노미터(㎚·1㎚=10억 분의 1m) 범위의 구멍으로 이뤄진 나노 다공성 물질(‘메조다공성실리카’)을 거푸집으로 활용, 나노구조의 새로운 물질을 합성하는 방법을 창안했다.

유 교수는 이를 통해 규칙적으로 배열된 탄소를 세계 최초로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호왕 명예교수가 한국 지역명을 딴 것처럼, 유 교수는 자신이 근무하는 대학명(KAIST)을 따서 탄소나노구조물의 이름을 ‘CMK’(Carbon Mesostructured by KAIST)라고 명명했다.

유룡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가 학내 연구실에서 나노 입자 모형을 머리에 올리고 있다. 김성태 프리랜서

유룡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가 학내 연구실에서 나노 입자 모형을 머리에 올리고 있다. 김성태 프리랜서

2017년엔 박남규(61)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교수가 피인용 우수 연구자로 뽑혔다. 차세대 태양전지로 불리는 ‘고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2012년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리포트에 박 교수가 태양전지 논문을 발표한 이후, 세계적으로 수천편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관련 논문이 발표됐다.

韓 우수 연구자, 이호왕·유룡·박남규·현택환 

현택환(57)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석좌교수는 크기가 균일한 나노 입자를 대량으로 합성할 수 있는 방법(’승온법’)을 개발해 우수 연구자로 선정됐다. 현 교수가 개발한 승온법은 기존의 입자가 제각각인 방식과 달리, 실온에서 서서히 가열해 균일한 크기의 나노 입자를 합성할 수 있다.

현택환 서울대 화학생물학과 교수는 크기가 균일한 나노 입자를 대량 합성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중앙포토]

현택환 서울대 화학생물학과 교수는 크기가 균일한 나노 입자를 대량 합성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중앙포토]

로드니 루오프(64) 울산과학기술원(UNIST) 자연과학부 특훈교수는 국적은 미국이지만, 한국 대학에 근무하면서 우수 연구자로 선정됐다. 고성능 전기저장장치나 대용량 축전지 등으로 불리는 ‘슈퍼 커패시터(super capacitor)’의 작동 메커니즘을 밝히는 데 공헌했다.

네 사람이 작성한 논문은 모두 다른 학자들로부터 다수 인용되면서 학계에서 인정받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만 논문이 많이 인용됐다고 노벨상을 받는 것은 아니다. 노벨위원회는 노벨상 선정에 대한 심사 기준을 공개하지 않는다.

박남규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교수(오른쪽)는 500시간 이상 안정적으로 구동할 수 있는 고체형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개발해 세계 연구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중앙포토]

박남규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교수(오른쪽)는 500시간 이상 안정적으로 구동할 수 있는 고체형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개발해 세계 연구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중앙포토]

코로나19 백신 개발자 수상 여부도 관심 

로드니 루오프 UNIST 특훈교수가 학내 IBS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 푯말 앞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배경으로 보이는 건 다양한 탄소 물질의 원자 모형이다. [중앙포토]

로드니 루오프 UNIST 특훈교수가 학내 IBS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 푯말 앞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배경으로 보이는 건 다양한 탄소 물질의 원자 모형이다. [중앙포토]

한편 코로나19 백신을 만드는데 주요한 역할을 한 학자가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메신저리보핵산(mRNA) 계열 백신 연구의 선구자로 불리는 카탈린카리코(헝가리) 바이오엔테크 부사장과 드루와이스먼(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교수가 거론된다. 이들은 지난달 ‘의학 분야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래스커상을 수상했다.

다만 이들이 노벨상을 받기엔 시기상조라는 분석도 있다. 데이비드 펜들버리 클래리베이트 피인용 연구 전문가는 “노벨상은 연구 성과를 발표하고 최소 10~20년이 흘러야 공적을 인정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장기간 시간이 흐른 후 코로나19 백신의 효능·안전을 입증해야 노벨위원회가 이들을 노벨상 후보로 검토할 것이라는 얘기다.

올해로 121회째, 상금은 13억 

한편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한 스웨덴의 화학자 알프레드 노벨이 제정한 노벨상은 1901년부터 시상했다. 당시엔 5개 분야(의학상·물리학상·화학상·문학상·평화상)에서 수상자를 선정했지만, 1968년 경제학상을 추가했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10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3억원)와 노벨상 메달·증서 등이 주어진다. 노벨상 시상식은 매년 노벨의 기일(12월 10일) 맞춰 스웨덴 스톡홀름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렸지만, 코로나19가 확산한 지난해부터 온라인으로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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