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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으로 전기요금 오른다”…탈원전 반대 서명 100만명 넘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년 9개월 만에 100만명 서명 

정부 탈원전 정책에 반대하는 서명자가 100만명을 넘었다. 2018년 12월 서명운동을 시작한 지 2년 9개월 만이다.

원자력살리기 국민행동 등 시민단체 구성원들이 지난 8월 24일 대전지방법원 앞에서 탈원전 국정농단 공소장 낭독대회를 열고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중앙포토

원자력살리기 국민행동 등 시민단체 구성원들이 지난 8월 24일 대전지방법원 앞에서 탈원전 국정농단 공소장 낭독대회를 열고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중앙포토

4일 원자력 국민연대, 녹색원자력학생연대 등을 주축으로 구성된 ‘탈원전 반대 및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위한 범국민서명운동본부(운동본부)’에 따르면 탈원전 반대 서명자는 4일 오전 현재 100만2378명이다. 서명자가 100만명에 도달한 것은 지난달 30일이다. 이 가운데 온라인 서명자가 69만9500여명, 자필 서명자가 30만 2800여명이다.

서명운동은 2018년 12월 13일부터 온라인(okatom.org)와 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학생 등 전국 녹색원자력학생연대 학생들은 주말마다 전국 곳곳에서 거리 서명을 받았다.

"국민들 탈원전 심각성 깨달아"

운동본부 측은 “서명자가 100만명을 넘은 것은 그만큼 많은 국민이 원자력 중요성을 알고 있다는 증거”라며 “국민이 시간이 갈수록 탈원전 정책의 심각성을 깨닫고 있다”고 주장했다. 운동본부 측은 “100만명은 대한민국 유권자 4400만명의 2%가 넘는 숫자”라며 “대통령 선거에서 탈원전 문제는 주요 이슈로 부각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녹색원자력학생연대가 대전역 앞에서 탈원전 반대 서명을 받고 있다. 중앙포토

녹색원자력학생연대가 대전역 앞에서 탈원전 반대 서명을 받고 있다. 중앙포토

운동본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거리 서명은 중단했지만, 온라인 서명은 계속 받고 있다. 운동본부는 탈원전 반대 1인시위 등 활동도 했다.

녹색원자력학생연대 조재완 회장(KAIST 박사과정)은 “지난 4년간 탈원전 정책으로 세계 최고 수준인 국내 원자력 기술은 망가져 회복하기 힘든 상태에 이르렀다”며 "더 많은 국민에게 탈원전 정책의 심각성을 알려 서명자를 200만명까지 확보하겠다"고 주장했다.

2019년 청와대 "에너지 정책은 산자부 소관" 

앞서 운동본부는 2019년 4월 국민 33만명의 서명 자료와 대통령에게 쓴 5장짜리 편지를 청와대에 전달했다. ‘신한울 3·4호기 공사를 즉각 재개하라’ 등 내용이 담긴 편지였다. 당시 청와대는 “향후 에너지 전환 정책과 관련된 사항은 소관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로 문의해 달라’고 답했다.

신한울 3·4호기는 2022년, 2023년 준공 예정이었던 한국형 신형 원전이다. 2015년 건설 계획이 확정됐지만 2017년 정부가 신규 원전 건설을 백지화하면서 공정률 10%에서 공사가 전면 중단됐다. 이미 공사비 7000억원이 투입된 상태였다.

국민의힘 최재형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25일 오전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탈원전에 반대하는 1인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최재형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25일 오전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탈원전에 반대하는 1인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기요금 인상은 탈원전 때문" 

원자력 전문가들은 이달부터 전기요금이 오르는 것도 탈원전에 따른 여파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국전력공사는 최근 4분기 전기요금을 kWh당 3원 인상했다. 이에 따라 이달부터 월평균 350kWh의 전기를 쓰는 4인 가구 요금은 월 1050원 오르게 됐다. 전기요금이 인상된 것은 2013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공원 인근 도로에서 경북 울진 군민들이 정부의 탈원전 정책 폐기와 신한울 3,4호기 원전 원안대로 건설을 주장하며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공원 인근 도로에서 경북 울진 군민들이 정부의 탈원전 정책 폐기와 신한울 3,4호기 원전 원안대로 건설을 주장하며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정용훈 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는 “2016년까지 30% 이상이던 국내 원자력 발전 비중이 2017년 이후 20%로 떨어졌다”며 “전기 생산 단가가 가장 싼 원자력 발전 비중이 떨어진 상태에서 전기 요금이 오르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원자력 대신 전기 생산을 위해 많이 쓰는 천연가스 등은 원료비가 갈수록 오르고, 이는 결국 지속적인 전기 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국내 원자력 발전 비중은 2017년 26.8%, 2018년 23.4%, 2019년 25.9%, 2020년 29%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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