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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경보기 설비 입찰담합…제비뽑기·사다리타기로 정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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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실 전경. 연합뉴스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실 전경. 연합뉴스

아파트나 상가건물에 설치되는 소방설비 공사 입찰에 참여하면서 담합한 23개 업체에 과징금 103억8100만원이 부과됐다. 이들 업체는 6년 넘게 담합을 통해 돌아가면서 301건의 공사를 수주했다. 낙찰 예정 순번을 정하는 데는 사다리타기와 제비뽑기까지 동원됐다.

4일 공정위에 따르면 존슨콘트롤즈인터내셔널·지멘스 등 소방전기시설 공사를 하는 23개 업체는 2011년 5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담합을 통해 304건의 입찰에 참여했다. 304건 중 301건의 공사를 이들 업체가 돌아가면서 낙찰받았다.

담합으로 304건 중 301건 낙찰

협의를 통해 사전에 정한 한 업체가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을 써내고 나머지 업체들이 높은 가격을 써내는 들러리로 입찰에 참여하는 식이었다. 이 같은 방식으로 참여한 304건 입찰의 총 계약금액은 2624억원에 달했다.

4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존슨콘트롤즈 등 22개 업체에 입찰담합 혐의로 과징금 총 103억8100만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담합에 참여한 우창하이텍은 회생절차를 거치면서 과징금 부과에서 제외됐다. [자료 공정거래위원회]

4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존슨콘트롤즈 등 22개 업체에 입찰담합 혐의로 과징금 총 103억8100만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담합에 참여한 우창하이텍은 회생절차를 거치면서 과징금 부과에서 제외됐다. [자료 공정거래위원회]

소방전기공사는 소화전이나 화재경보기와 같은 소방 관련 설비 공사를 모두 포함한다. 23개 업체의 담합은 주로 화재를 감지하는 자동화재탐지설비 등에서 이뤄졌다. 아파트나 상가 건설 때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설비다.

소방설비인데…뽑기로 정해 

낙찰예정자는 제비뽑기나 사다리타기로 정해졌다. 롯데건설이 실시한 광명아울렛 등 16건의 입찰에서는 제비뽑기를 통해 업체끼리 낙찰 순번을 정했다. 한라가 실시한 송도현대아울렛 등 4건 입찰은 사다리타기가 순번 결정에 사용됐다. 소방설비 특성상 입주민 안전에 직결되고 건설 원가에도 반영되는데 이를 진행할 회사를 뽑기 방식으로 결정한 것이다.

공정위는 “민간 분야에서 원가 상승을 유발하는 입찰 담합에 대한 감시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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