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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빈틈 노려 날카롭게 찌르기‧‧‧신아람 선수처럼 펜싱해봤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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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한여름을 뜨겁게 달궜던 2020 도쿄올림픽에서 많은 이들을 열광시켰던 종목 중 하나가 바로 펜싱입니다.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김정환 선수가 동메달을 딴 데 이어 여자 에페 단체에서 송세라‧최인정‧강영미‧이혜인 선수가 은메달을,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김정환‧구본길‧오상욱‧김준호 선수가 금메달을 따면서 화제를 모았습니다. 또한 남자 에페 단체에서 권영준‧박상영‧마세건‧송재호 선수가 동메달을, 여자 사브르 단체에서 김지연‧윤지수‧최수연‧서지연 선수가 동메달을 획득하면서 총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를 기록했죠. 2012 런던올림픽(금메달 2개·은메달 1개·동메달 3개)에 이은 역대 두 번째로 좋은 성적을 내며 펜싱 강국임을 입증했어요.

소중 학생기자단이 준비 운동 후 펜싱의 기본 동작을 익히고 간단한 대결까지 하며 펜싱과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준비 운동 후 펜싱의 기본 동작을 익히고 간단한 대결까지 하며 펜싱과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다.

도쿄올림픽 이후 펜싱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펜싱 대표팀 선수들이 보여준 열정뿐만 아니라 상대를 압도하는 박진감 넘치는 경기, 하얀 펜싱복을 입고 펼치는 화려한 검술의 매력에 빠져든 거죠. 펜싱은 두 경기자가 검을 가지고 찌르기·베기 등의 동작으로 득점하여 승패를 겨루는 경기입니다. 플뢰레·에페·사브르 총 3개의 종목으로 나뉘는데요. 찌르는 타깃에 따라 플뢰레는 몸통만, 에페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사브르는 상체·머리·팔·몸통을 공격 범위로 해서 점수를 획득하죠.

펜싱은 서양에서 검이 무기로 사용되었을 때부터 그 역사가 시작되었을 만큼 오랜 전통을 자랑합니다. 검의 형태와 기술에 일정한 체계를 갖춘 것은 로마 시대 이후고, 18세기 들어 본격적으로 스포츠의 형태를 띠며 1896년 제1회 올림픽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됐죠. 스크를 착용하고, 검 끝에 솜방망이를 달아 신체에 가해질 위험을 방지하자 더 많은 귀족들이 펜싱을 교양의 일부로 즐기게 됐습니다. 중세 유럽 귀족들에겐 필수적인 교양으로 꼽혔기 때문에 귀족 스포츠, 엘리트 스포츠라는 선입견을 가질 수도 있지만 알고 보면 남녀노소 누구나 배우기 쉽고 즐길 수 있는 스포츠예요. 소중 학생기자단이 펜싱을 직접 배워보며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 서울 서초구에 있는 신아람 펜싱클럽을 찾았습니다.

[관련기사] ‘1초 오심?’ 펜싱 국제규정 바꾼 신아람의 새 도전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15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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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민(왼쪽)·원예진 학생모델이 신아람 선수에게 직접 펜싱을 배우며 펜싱에 가깝게 다가가는 시간을 가졌다.

이용민(왼쪽)·원예진 학생모델이 신아람 선수에게 직접 펜싱을 배우며 펜싱에 가깝게 다가가는 시간을 가졌다.

펜싱 코트 피스트가 빛을 받아 반짝이고, 흰 유니폼과 마스크, 칼이 진열되어 있는 이곳은 2012 런던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신아람 선수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문을 연 펜싱 클럽이에요. 그는 2012 런던올림픽 여자 에페 준결승에서 마지막 1초를 넘겨 놓고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결승 진출에 실패해 전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했었죠. 신아람 선수가 다양한 사람들이 펜싱에 가깝게 다가갈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선 것입니다.

다치지 않게 몸풀기를 위한 준비 운동을 철저히 해야 한다. 왕복 달리기를 하는 소중 학생기자단.

다치지 않게 몸풀기를 위한 준비 운동을 철저히 해야 한다. 왕복 달리기를 하는 소중 학생기자단.

전직 국가대표답게 가르치는 것도 화끈했습니다. 말로 백 번 듣는 것보다 직접 몸으로 익히는 게 가장 중요하죠. 간단한 인사를 나눈 후에 바로 펜싱 배우기를 시작했어요. 먼저 다치지 않게 몸풀기를 위한 준비운동을 철저하게 했습니다. 신 선수의 시범과 구령에 맞춰 원예진·이용민 학생모델이 다리‧무릎‧팔‧어깨 운동 등을 그대로 따라 했죠. 피스트에는 빨간색 고깔이 놓여있었는데요. 왜 놓여있는 건지 궁금했던 찰나에 신 선수가 선에 맞춰 세운 후 고깔이 보이는 곳까지 달리기해 한 바퀴 돌아오라고 했죠. “준비, 시작!” 신호와 함께 달려나갔습니다. 너무 급작스러웠던 탓일까요. 조금 천천히 달린 두 사람에게 신 선수가 “다시 한번! 좀 더 빨리”라고 외쳤죠. 아까와 달리 스피드를 좀 더 내며 왕복달리기를 4번 반복했습니다.

펜싱은 체력 증진에도 큰 효과가 있으며, 경기하는 동안 상대방의 칼끝에 집중해야 하므로 집중력 향상에 큰 효과가 있어요. 또 순간적으로 빠르게 움직여야 하는 데다 전략과 순간적인 반응, 상대방의 의도를 알기 위해 모든 감각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순발력과 판단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고 했죠.

인사하는 방법, 기본 자세, 이동하는 방법 등의 기본 동작 등을 배우고 있다.

인사하는 방법, 기본 자세, 이동하는 방법 등의 기본 동작 등을 배우고 있다.

기본 자세인 앙갸르드는 양발의 각도를 90도로 유지한 채 무릎을 구부리는 게 중요하다.

기본 자세인 앙갸르드는 양발의 각도를 90도로 유지한 채 무릎을 구부리는 게 중요하다.

준비운동을 마친 원예진·이용민 학생모델은 연습용 칼을 들고 인사하는 법부터 배웠어요. “인사할 때는 차렷 자세에서 오른발 뒤에 왼발을 직각으로 갖다 붙여요. 그다음에 왼손은 허리에 두고 오른손은 아래로 모으세요.” 경기 전 기본 차렷 자세를 어텐션(Attention)이라고 하죠. 그다음 칼을 입 높이로 올렸다 내리면서 인사하는 것을 살루트(Salut)라고 합니다. 앙갸르드(En Garde)는 준비 자세, 기본자세를 말하는데 양발의 각도를 90도로 유지한 채 어깨 너비로 벌리고 자세를 유지하며 무릎을 구부려요. 칼을 든 오른손은 앞으로 뻗고, 칼을 쥐고 있지 않은 왼손은 어깨 위로 올려줍니다.

가장 기본이 되는 앙갸르드 자세 교정을 받고 있다. 처음 해보는 동작이기 때문에 익숙해지는 과정이 필요하다.

가장 기본이 되는 앙갸르드 자세 교정을 받고 있다. 처음 해보는 동작이기 때문에 익숙해지는 과정이 필요하다.

경기를 보면 선수들이 긴 피스트의 앞뒤로 움직입니다. 소중 학생기자단도 선수처럼 이동하는 방법을 배웠어요. 마르쉐(Marche)는 전진을 뜻하는데 앞발이 먼저 나가고 뒷발을 가져오는 방식으로 뒷발을 끌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앞발은 계속 전방을 향하도록 신경 쓰고, 뒷발이 앞발을 앞지르지 않도록 주의해야 했죠. 롱빼(Rompre)는 후진인데 마르쉐와 반대로 뒷발을 먼저 뒤로 빼고 앞발을 빼는 방식이죠. “마르쉐! 다음 롱빼! 중심 잘 잡고 휘청거리면 안 돼요. 앙갸르드” 기본동작을 반복하면서 계속 정확한 포즈를 취하는 연습을 했죠.

펜싱의 공격 자세인 팡트를 직접 보여주고 있는 신아람 선수. 특히 다리는 왼쪽 무릎이 바닥에 닿는 느낌으로 몸을 내리는 런지 자세와 비슷하다.

펜싱의 공격 자세인 팡트를 직접 보여주고 있는 신아람 선수. 특히 다리는 왼쪽 무릎이 바닥에 닿는 느낌으로 몸을 내리는 런지 자세와 비슷하다.

이제 공격하는 것을 배울 차례입니다. 아롱지브라(Allongez la bras)는 앙갸르드에서 팔만 뻗는 자세, 공격하는 기본자세죠. 팡트(Fente)도 공격 자세로, 앞발을 내디디고 뒷발과 뒤의 손을 충분히 뻗은 형태예요. 이때 다리는 오른쪽 무릎을 90도로 구부리고 왼쪽 무릎은 바닥에 닿는 느낌으로 몸을 내리는 런지 자세라고 생각하면 쉽죠. 준비가 되면 주심의 ‘앙갸르드’라는 구령에 따라 칼을 겨눕니다. ‘에뜨 쁘레(être prêt)?’ 준비됐냐는 물음에 선수가 ‘위(oui‧예)’라고 답하면 ‘알레(allez‧시작)’라는 구령으로 시합을 시작해요. “이동하다가 내가 찌를 수 있는 거리가 된 거 같으면 찌르는 거예요.”

신아람 선수가 원예진 학생모델의 펜싱 도복 착용을 도와주고 있다.

신아람 선수가 원예진 학생모델의 펜싱 도복 착용을 도와주고 있다.

보디 와이어로 칼과 도복을 전기 심판기에 연결한다.

보디 와이어로 칼과 도복을 전기 심판기에 연결한다.

보디 와이어로 칼과 도복을 전기 심판기에 연결한다.

보디 와이어로 칼과 도복을 전기 심판기에 연결한다.

연습한 공격 자세를 토대로 미니게임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우선 도복과 마스크, 장갑을 착용하고 보디 와이어로 칼과 도복을 전기 심판기에 연결합니다. ‘찌름’이 있으면 판정기에 불이 켜지게 되는 거죠. 어텐션 뒤 살루트 인사를 하고 점수판에 점수가 제대로 찍히는 지 테스트를 했습니다. “앙갸르드, 알레!” 천천히 전진을 하다가 어느 순간 이용민 학생모델의 칼이 원예진 학생모델을 찔렀습니다. 바로 점수판을 확인하자 불이 들어오며 이용민 학생모델이 득점했죠. 이용민 학생모델이 펜싱칼에 찔리면 아픈지 묻자 원예진 학생모델이 “좀 딱딱한 느낌만 들고 별 느낌 안 들었어요”라고 얘기했어요. 신 선수가 “제대로 찔리면 아플 것”이라고 했죠. “선수들은 하도 많이 찔려서 찔리는 부분 감각이 무뎌지는데, 펜싱을 처음 하는 사람들은 많이 아프다고 하더라고요.”

기본 동작을 익힌 후에는 간단한 대결을 펼쳤다. 이동하다가 기회를 포착하면 놓치지 않고 공격해야 한다.

기본 동작을 익힌 후에는 간단한 대결을 펼쳤다. 이동하다가 기회를 포착하면 놓치지 않고 공격해야 한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준비 운동 후 펜싱의 기본 동작을 익히고 간단한 대결까지 하며 펜싱과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준비 운동 후 펜싱의 기본 동작을 익히고 간단한 대결까지 하며 펜싱과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다.

두 번째 공격에서도 용민 학생모델이 득점했습니다, “잘했어요. 예진 학생! 찔리기 싫으면 도망갈 수도 있겠죠. 무조건 전진할 필요 없어요. 4점만 내보기로 해요.” 세 번째는 서서히 감을 잡은 예진 학생모델이 득점했죠. 접전을 펼친 끝에 오늘의 경기는 4대 2로 이용민 학생모델이 승리했습니다. 짧은 시간 안에 준비 운동과 기본 동작 배우기, 실전 펜싱 경기까지 해본 소중 학생기자단. 어렵게만 느껴졌던 펜싱이 가깝게 느껴졌고 생각보다 쉽게 즐길 수 있는 운동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사실 우리나라가 올림픽에서 메달을 땄을 때도 저는 펜싱 경기보다는 선수들의 멋진 모습이나 그 결과에만 관심이 있었습니다. 제 눈에 펜싱이라는 운동은 선수들이 그저 칼을 휘두르고 찌르는 모습으로만 비쳤거든요. 하지만 신아람 선수를 만나 뵙고 나니 펜싱은 상대방에 대한 매너와 규칙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짧은 순간순간의 순발력과 판단력이 이루어져 한 경기를 완성시킨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펜싱경기를 조금 더 재미있게 볼 수 있게 된 것 같고 기회가 된다면 제대로 펜싱을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중한 경험을 하게 해주신 신아람 선수님께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원예진(서울 광남초 6) 학생모델

전 국가대표 펜싱선수를 직접 만나 펜싱에 대해 배워 볼 수 있는 기회라 무척 기대되는 취재였어요. 도쿄올림픽에서 우리나라 남자 펜싱 선수들의 멋진 경기를 봤었는데 내가 국가대표 선수를 만나 펜싱을 배운다니 신기하기도 했죠. 준비운동을 하고 펜싱의 기본기를 배워가며 펜싱에 대해 궁금한 점도 질문했는데 처음 해보는 펜싱 자세를 유지하는 것과 제법 무거운 펜싱칼을 움직이는 게 어색하기도 하고 조금 힘들기도 했지만 묘한 매력을 느꼈어요. 앞으로 펜싱경기를 볼 때 더욱 재미있을 것 같았죠. 기회가 된다면 조금 더 펜싱을 배워보고 싶어요. 신아람 선수 사인도 받을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이용민(경기도 화성금곡초 6) 학생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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