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포토
"멍키스패너로 5살짜리 원생들의 손가락을 조여 괴롭혔다"는 부모들의 주장으로 학대 혐의를 받았던 경기 남양주시 한 유치원의 20대 교사가 긴 소송 끝에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의정부지법 형사8단독 박세황 판사는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A씨(29)에게 최근 무죄를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
박 판사는 "피해를 주장하는 일부 아동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고 학대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와 신체적 상처도 없다"며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범죄가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들의 진술로 미루어 학대 의심이 들기는 하지만 멍키스패너를 최초로 조인 인물로는 다른 교사를 지목했다"며 "피해 아동 부모의 주장과 달리 주변의 눈을 피해 지속적이고 광범위하게 학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앞서 부모들은 지난 2016년 9월 아동학대와 성희롱 등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A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이들은 "아이가 유치원에 가지 않으려고 떼를 쓰고 '선생님 화 안 났지'라는 말을 혼자서 수십 번 하는 등 이상한 모습을 보였다"며 "아이들을 추궁하니 '선생님이 회초리로 손바닥, 발바닥 등을 때리고 멍키 스패너에 손가락을 끼우고 조여 괴롭혔다'고 털어놨다"고 주장했다.
A씨는 "아이들이 뛰거나 위험한 행동을 할 때 소리를 지른 적은 있지만 신체적인 접촉은 결코 없었다"며 "멍키 스패너 같은 공구는 아이들 앞에서 꺼낸 적도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당시 경찰은 아동들의 진술에 일관성이 있고 멍키스패너의 조작법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는 점 등으로 A씨에게 혐의가 있다고 보고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다.
검찰은 당초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무혐의 처분했지만, 이후 학부모들의 재정신청이 받아들여지면서 재수사한 끝에 A씨를 재판에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