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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수면제·술 먹고 새 폰 던졌다…구폰은 檢이 안 받아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검찰 압수수색 당시 자택 창밖으로 던진 휴대전화가 유 전 본부장이 최근 새로 개통한 휴대전화라는 취지의 주장이 나왔다. 유 전 본부장 측 변호인을 통해서다. 유 전 본부장 측은 또 예전에 쓰던 휴대전화를 검찰에 제공했는데 검찰이 받지 않았다고도 주장했다.

검찰은 하지만 “유 전 본부장 측이 휴대전화를 제출한 사실이 없다”고 곧바로 반박했다.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유 전 본부장의 휴대전화를 둘러싸고 검찰과 유 전 본부장 측이 ‘진실게임’을 벌이며 미스터리는 더 커지는 모양새다.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후 호송차를 타고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후 호송차를 타고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술·수면제 먹고 홧김에 새 폰 던졌다…구폰은 검찰이 안 받아가”  

유 전 본부장 측 변호인인 김국일 변호사는 3일 기자들에게 “(유씨가) 압수수색 전날인 지난달 28일 변호사 상담을 마치고 수면제와 술을 먹고 자서 피곤한 상태였다”며 “그런데 검찰이 왔다고 문 열라고 하고 기자들한테 전화가 자꾸 오니 새로 개통한 휴대전화를 홧김에 던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던진 휴대전화를 못 찾은 것은 검찰 문제”라며 “옛날 휴대전화를 제공한다고 했는데 검찰이 확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왜 휴대폰을 확보하지 않는 것 같냐는 질문에는 “(검찰이 휴대전화 확보의) 의미가 없다고 보는 것 같다”고 답했다. 윤 전 본부장이 평소에 썼다고 하는 예전 휴대전화는 유씨의 지인이 보관하고 있다고 한다.

檢 “구폰 제출한 적 없다…맡겼다는 휴대전화 판매업자 안 알려줘”

검찰은 즉각 반박했다. 휴대전화를 제출했다는 유 전 본부장 측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검찰은 이날 “유 전 본부장은 1일 체포된 이후 검찰 조사과정에서 압수수색 전날 휴대전화(새 폰)를 창밖으로 던졌다고 하다가, 나중에는 휴대폰 판매업자에게 (구폰을) 맡겨놓았다고 하면서도 그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 “유 전 본부장 주거지 내외부 폐쇄회로(CC) TV를 확인한 결과 압수수색 전후로 창문이 열린 사실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휴대전화를 둘러싼 유 전 본부장의 오락가락 해명이 의혹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달 30일 자택 앞에서 기자들을 만나 휴대전화를 창밖으로 던진 건 아니라며 “사정이 있었다. 수사관에게 다 설명했다”고 했다.

하지만 같은 날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는 “압수수색때 왜 던지냐. 술 먹고 홧김에 집어 던진 것 같다”고 했다. 던졌다는 사실 자체는 인정한 것이다.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비리 의혹 인물 관계도.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비리 의혹 인물 관계도.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던진 휴대전화 어디 있는지 몰라”…결국 신폰·구폰 모두 행방 묘연 

평소 쓰던 휴대전화든 새로 개통한 휴대전화든, 대장동 사건 관련 핵심 증거일 수 있는 휴대전화의 실체와 행방은 여전히 묘연한 상태다. 유 전 본부장 측은 던진 휴대전화의 행방에 대해 “모르겠다”고 했다. 검찰은 두 휴대전화 모두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한다. 뒤늦은 압수수색의 결과로 중요 증거물 확보에 실패한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 2015년 대장동 개발 사업을 추진하며 사업에 참여한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및 자회사 천화동인에 수천억원대 배당금과 아파트 분양 수익을 몰아줬다는 의혹을 받는 핵심 인물이다.

유 전 본부장이 대장동 사업을 위한 특수목적법인(SPC) ‘성남의뜰’의 주주 협약서에 초과 이익 환수 조항을 넣지 않았고, 이 결과 민간 사업자가 천문학적 규모의 이익을 얻은 만큼 성남시에 손해를 입힌 혐의 등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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