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재명, 본선 직행 9부능선 올랐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1면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3일 경선 레이스 ‘2차 수퍼위크’에서도 과반 득표로 압승했다. 이날 이 지사가 인천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3일 경선 레이스 ‘2차 수퍼위크’에서도 과반 득표로 압승했다. 이날 이 지사가 인천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재명 경기지사가 49만여 명의 국민 선거인단 표심이 달린 더불어민주당 2차 수퍼위크에서도 득표율 58%로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이 지사는 대선 ‘본선 직행’의 9부 능선에 도달했다.

이 지사는 3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 합동연설회 직후 발표된 2차 국민선거인단 투표 결과에서 전체 투표수 29만6114표 가운데 17만2237표(58.17%)를 얻었다. 인천 대의원·권리당원 투표에서도 7800표(53.88%)를 보탠 이 지사는 이날까지 득표율 54.90%(54만5537표)를 기록했다.

이 지사는 개표 결과에 대해 “토건 세력과 싸워 부동산 불로소득을 최대한 환수한 것에 대한 격려와 앞으로 부패 세력과 더 치열하게 싸우라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으로 이해하겠다”고 말했다. ‘대장동 사건’이 경선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도 이 지사는 “오히려 이 사태가 저의 청렴함과 ‘국민을 위한 정치’를 증명해 주고 있어 오히려 득표율이 좀 올라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반면에 이날 개표로 누적 득표율이 34.67%에서 34.33%로 소폭 낮아진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일주일 남은 경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이날 2차 국민선거인단 득표율은 33.48%로 지난달 12일 발표된 1차 국민선거인단의 득표율 32.98%(유효투표 기준)보다 0.5%포인트 높아졌으나 대세를 뒤집진 못했다. 다만 이 전 대표는 ‘사실상 결선으로 갈 가능성이 희박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저는 동의하지 않는다.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기도 경선 앞둔 이재명, 매직넘버까지 16만표 남아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낙연·박용진·이재명·추미애 후보(왼쪽부터)가 3일 오후 인천 순회합동연설회 및 2차 수퍼위크 행사에서 결과 발표 후 인사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낙연·박용진·이재명·추미애 후보(왼쪽부터)가 3일 오후 인천 순회합동연설회 및 2차 수퍼위크 행사에서 결과 발표 후 인사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 전 대표에 이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박용진 의원은 각각 9.14%, 1.63%의 누적득표율을 기록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은 이제 선거인단 61만4957명의 결정만을 남겨놓은 상태다. 9일 경기 지역 대의원·권리당원 16만4696명이 참가하는 순회경선 결과가 발표되고, 10일엔 서울 대의원·권리당원 14만4481명과 3차 국민선거인단 30만5780명의 투표 결과가 최종 합산된다. 이 결과를 포함해 이 지사가 최종 50% 이상을 득표하면, 결선 투표 없이 민주당의 제20대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다.

지금까지의 투표율(65.96%)이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최종 유효투표 수는 약 140만 표로 추정된다. 이 경우 과반 득표 기준은 70만 표다. 이 지사 입장에선 지금까지 얻은 54만5537표에 더해 단 15만4463표만 더 얻으면 본선에 직행하게 된다. 게다가 이 지사의 ‘홈그라운드’라 할 수 있는 경기도 당원 투표가 남은 상황이다. 당내에서 이날 개표 결과를 두고 “사실상 우리 당 대선후보는 이재명 후보로 확정됐다”(민주당 초선 의원)는 분석이 나온 이유다.

이런 결과를 예측한 듯 이 지사의 지지자들은 이날 순회경선 행사장 앞에서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하얀색 바람개비와 ‘대한민국, 혁명하라!’ ‘억강부약(강한 자를 누르고 약한 자를 돕는다) 대동세상’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든 지지자들은 이 지사가 도착하자 그의 이름을 연호하며 환호성을 질렀다.

민주당 경선 결과

민주당 경선 결과

지지자 가운데엔 ‘국힘 게이트 부패지옥!’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든 이들도 있었다. 행사장에서 만난 이 지사의 지지자 정모(58·인천시 연수구)씨는 “화천대유와 연관된 것으로 확인된 사람들은 죄다 국민의힘 쪽 아니냐”며 “그런데 당내에서도 이 문제를 이 지사 책임으로 몰아가려는 흐름이 있어 생업을 팽개치고 지지 활동에 나섰다”고 말했다.

이날 연설에서 이 지사는 ‘대장동 개발’과 관련한 야권의 의혹 제기를 거듭 반박했다. 이 지사는 “성남시 몫은 사업이 흑자든 적자든 상관없이 사전에 보장받았다. 민간사업자 내부 이익 배분은 성남시가 알 수도 없었고, 관여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특히 “공공개발을 막은 것도 국민의힘이고, 화천대유에서 부정한 돈을 받아 챙긴 것도 국민의힘 아닙니까”라며 ‘국민의힘 책임론’도 제기했다. “저 이재명이 그들과 싸우지 않았으면 5500억원조차 민간업자와 국민의힘 입에 다 들어갔을 것”이라는 논리였다. 그는 또 “국민의힘이 연일 가짜뉴스로 ‘이재명 죽이기’를 시도하지만 저 이재명은 죽지 않는다. 때릴수록 더 단단해진다”고도 했다.

반면에 막판 뒤집기를 시도하고 있는 이 전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지금 우리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정권 재창출이지만 상황은 만만치 않다. 우리는 불안하다”며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대장동 사건 수사를 언급했다. 이 전 대표는 “속단해서는 안 된다”라면서도 “우리에게는 판단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라도 결선투표로 가야 한다”고 호소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