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돈 빌려 ‘빚투’ 24조...올해 상반기말 사상 최대 기록

중앙일보

입력 2021.10.03 17:53

업데이트 2021.10.03 19:09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잔액 현황.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잔액 현황.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증권사에서 주식 대금 일부를 빌려 투자하는 신용거래 잔액이 올해 상반기 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이 계속되면서 가격 변동에 따른 투자자의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일 장혜영 정의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23조782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20조7210억원)보다 14.7%가 증가한 규모다. 신용거래융자는 증권사로부터 빌린 돈으로 주식거래 자금 일부를 메우는 거래를 뜻한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2017년 말(9조8410억원)부터 2019년(9조2090억원)까지 조금씩 줄었으나, 지난해 말(20조7210억원)에 두 배 넘게 늘어났다. ‘빚투’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 열풍이 불면서 신용거래를 선택하는 이들이 많아진 영향이다.

올해 상반기에도 대부분 연령대의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연령대는 만 60~69세로, 올해 상반기에만 17.4%가 늘어났다. 뒤이어 50~59세(15.3%), 40~49세(15.0%), 30~39세(12.9%), 70세 이상(12.7%), 20~29세(4.5%) 순이었다. 19세 이하(-10.8%) 연령대는 잔액이 줄었다.

문제는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늘어날수록 주식가격 변동에 따른 투자자의 위험이 커진다는 점이다.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빌린 돈으로 매입한 주식의 가치가 급격히 떨어질 때, 추가 증거금을 납입하지 못하면 증권사가 대출 회수를 위해 강제로 주식을 파는 ‘반대매매’가 이뤄질 수 있어서다. 주식가치가 일시적으로 하락했을 때 증권사가 주식을 매도하면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

특히 일부 연령층은 주식가격 변동에 따른 위험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퇴직자가 많은 60대는 자산운용을 안정적으로 하는 게 중요한데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가장 가파르게 늘었다. 노후 생활의 안전판 역할을 하는 퇴직자금은 보수적으로 운용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사회초년생이 포함된 청년층은 재산이 많지 않고 당장 현금 흐름도 좋지 않기 때문에 ‘빚투’에 따른 피해가 커질 수 있다. 장혜영 의원실이 집계한 올해 상반기 말 청년층(10~30세)의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4조180억원으로, 지난해 말(3조5980억원)보다 11.7%가 늘었다. 장혜영 의원은 “투자자가 무리하게 빚을 내서 투자에 뛰어들면 주식 가격변동에 따라 삶의 불안이 가중된다”며 “특히 소득과 자산이 적은 청년층이 무리하게 '빚투'를 하면 위험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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