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노벨상 시즌…코로나19 백신 기술, 상 받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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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노벨상 수상자가 4일(현지시간)부터 11일까지 발표되는 가운데 올해는 특히 코로나19 백신 관련 기술의 생리의학상 수상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코로나19 대유행에 맞선 백신을 전례 없는 속도로 개발하는 데 기여한 과학자들의 수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노벨상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생리의학상은 4일 오전 11시 30분(한국 시간 오후 6시 30분)에 공개된다. 5일 물리학상, 6일 화학상, 7일 문학상, 8일 평화상, 11일 경제학상이 차례로 발표된다.

노벨상 메달. [AFP=연합뉴스]

노벨상 메달. [AFP=연합뉴스]

210여 개국 사용 mRNA 백신, 수상할까 

CNN은 mRNA(메신저리보핵산) 백신의 기초 기술을 개발한 카탈린 카리코(66) 독일 바이오엔테크 수석 부사장과 드루 와이스먼(62)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교수를 유력 후보로 꼽았다. 두 사람의 mRNA 기초 연구는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과 모더나 백신 개발에 적용됐다. mRNA 백신은 코로나19 유전 정보가 담긴 mRNA를 몸에 주입해 항체 형성을 유도한다.

mRNA 백신의 기초 기술을 개발한 카탈린 카리코(66) 독일 바이오엔테크 수석 부사장. [EPA=연합뉴스]

mRNA 백신의 기초 기술을 개발한 카탈린 카리코(66) 독일 바이오엔테크 수석 부사장. [EPA=연합뉴스]

뉴욕타임스 백신 트래커에 따르면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을 사용하는 나라는 현재 210여 개국에 달한다. CNN은 "두 사람이 2005년 펴낸 mRNA 관련 논문은 당시 거의 주목 받지 못했지만, 지금은 가장 널리 사용되는 코로나19 백신의 기초가 됐다"고 평했다.

카리코 부사장과 와이스먼 교수는 지난달 실리콘벨리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브레이크스루상'과 의학 분야의 노벨상이라는 미 래스커상을 수상했다. 이들 상은 역대 많은 노벨상 수상자들이 받았다는 점에서 두 사람의 노벨상 수상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웨덴 과학 전문기자 울리카 비요르크스텐은 AFP에 "노벨위원회가 mRNA 백신 기술에 상을 주지 않으면 실수일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이르다" 반론도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로이터=연합뉴스]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로이터=연합뉴스]

하지만 이들의 올해 수상이 이르다는 관측도 나온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의 알리 미라자미 교수는 로이터통신에 "mRNA 기술은 머지않아 노벨상을 받을 것이라고 확신하지만, 문제는 언제"라면서 "노벨위원회는 수상자들이 보통 80대가 될 때까지 기다린다. (60대인 그들은) 아직 너무 어릴 수 있다"고 말했다.

CNN에 따르면 2002년부터 노벨상 수상자를 예측해 온 정보 분석 기업 클래리베이트의 분석가 데이비드 펜들버리는 "노벨상은 보통 성과를 인정하기까지 최소 10년이 걸릴 만큼 보수적"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코로나19 백신의 효능과 안전성이 장기간 입증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mRNA에 대한 연구는 1980년대 시작됐고, 전 세계 여러 과학자들이 연구에 참여하면서 누가 mRNA 기술을 개척한 공로를 인정받을 자격이 있는지에 대해선 논쟁이 있다고 CNN은 전했다.

족집게 예측 명단에 韓 과학자도 올라  

이외에도 2019년 래스커상 수상자인 프랑스계 호주 과학자 자크 밀러도 노벨상 유력 후보로 꼽힌다. 그는 1960년대 인간 면역 체계의 조직과 기능, 특히 특이 병원체와 암세포를 인식하는 T세포와 B세포를 발견해 백신 연구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차세대 염기서열분석(NGS) 기술을 개발한 영국 케임브리지대의 샹카르 발라수브라마니안 교수와 데이비드 클레너만 교수, 프랑스 연구기업 알파노소스의 파스칼 메이어 대표도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왼쪽부터 데이비드 클레너만 교수, 샹카르 발라수브라마니안 교수.[AFP=연합뉴스]

왼쪽부터 데이비드 클레너만 교수, 샹카르 발라수브라마니안 교수.[AFP=연합뉴스]

브레이크스루상 재단은 올해 이들을 생명과학상 수상자로 선정하면서 "과거엔 인간 유전 정보를 해독하는 데 수개월간 수백만 달러가 들었지만, 그들의 기술 덕분에 600달러(약 71만원)로 24시간 안에 가능해졌다”고 평했다. 이 기술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체를 신속하게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백신 개발 조기 착수와 새로운 변이 모니터링에 기여했다는 평도 받는다.

이호왕 고려대 명예교수. [연합뉴스]

이호왕 고려대 명예교수. [연합뉴스]

분석 기업 클래리베이트는 지난달 23일 논문 피인용 수가 세계 상위 0.01%에 해당하는 연구자 16명을 노벨상 수상 후보로 예측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이 기업의 예측 명단에 오른 59명이 실제로 노벨상을 받았다.

올해 명단 가운데 생리의학상 후보로 이름을 올린 이는 칼 존슨 미국 뉴멕시코대 명예교수, 장 피에르 샹죄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 명예교수, 히라노 도시오 일본 오사카대 명예교수, 기시모토 다다미쓰 일본 오사카대 면역제어연구실 교수, 이호왕(93) 고려대 의대 명예교수 등 5명이다. 이 명예교수는 1976년 설치류를 숙주로 삼는 한타 바이러스를 세계 최초로 발견하고, 백신 '한타 박스'와 진단키트 '한타디아'를 개발했다.

평화상은 누구 품에  

그레타 툰베리. [로이터=연합뉴스]

그레타 툰베리. [로이터=연합뉴스]

한편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 유력 후보로는 우선 스웨덴의 환경 운동가 그레타 툰베리(19)가 거론된다. 기후변화가 인류의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또 독재 정권에 비폭력으로 맞서고 있는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 등 벨라루스 야권 지도자들과 러시아의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도 꼽힌다.

언론 자유 침해에 맞서 독립적인 보도 활동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국경없는기자회(RSF)와 언론인보호위원회(CPJ), 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해 세계보건기구(WHO)와 WHO가 주도하는 백신 공동구매 프로젝트 코백스(COVAX) 등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NYT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여파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 수상자들도 오는 12월 자국에서 상을 받을 전망이다. 다만 노벨위원회는 평화상만이라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직접 수여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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