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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천 군부대 화이자 돌파감염…백신 맞아도 이럴때 걸린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경기도 연천에 있는 군부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2일 국방부에 따르면 연천 육군 모 부대에서 전날 최초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이날 오후 현재까지 누적 46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 46명 가운데 최초 확진자를 포함한 41명이 돌파감염 사례로, 전체 확진자의 89.1%에 해당한다. 3일 오후 서울 광진구 동서울터미널 앞에서 군인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도 연천에 있는 군부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2일 국방부에 따르면 연천 육군 모 부대에서 전날 최초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이날 오후 현재까지 누적 46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 46명 가운데 최초 확진자를 포함한 41명이 돌파감염 사례로, 전체 확진자의 89.1%에 해당한다. 3일 오후 서울 광진구 동서울터미널 앞에서 군인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도 연천의 한 군부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해 이틀간 46명이 무더기 확진됐다. 이 중 34명(74%)은 이미 권장 횟수대로 백신 접종을 마치고도 감염이 된 돌파감염 사례로 확인됐다. 다행히 확진자 가운데 병원에 입원할 정도로 위중한 상태인 경우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백신을 맞았다고 해도 밀집된 상황에서 반복적으로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돌파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실내 환경에선 백신 접종 후에도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수칙을 지킬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천 군부대 확진자 중 74%는 돌파감염 

4월 28일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예방접종센터에서 육군 수도군단 장병들이 백신을 맞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4월 28일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예방접종센터에서 육군 수도군단 장병들이 백신을 맞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와 국방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까지 확인된 연천 육군 부대 관련 확진자는 총 46명이다. 처음 감염자가 확인된 것은 이달 1일이다. 지난달 16~23일 청원 휴가를 다녀온 A중사로, 24일 복귀한 뒤 1차 PCR 검사에서는 음성 판정이 나왔다. 이 때문에 별도의 격리 없이 부대에서 평소처럼 생활해 왔는데, 1주일 뒤 2차 검사에서 양성으로 확진된 것이다. 방대본 관계자는 “(군인의 경우) 통상00 휴가 복귀 당일이나 그다음 날 1차 검사를 받고 일주일 뒤에 2차 검사를 받는다”고 전했다. A 중사의 경우 1차 음성 판정 후 일주일간 주위에 바이러스를 전파했을 가능성이 높다.

최초 확진이 보고된 후 부대원 184명을 전수 검사한 결과 이틀 만에 45명이 추가 확진됐다. 특히 확진자 46명 중 34명(74%)은 이미 백신 접종을 마친 접종 완료자로 파악됐다. 방대본은 34명 중 31명은 화이자 백신을, 나머지 3명은 교차 접종(1차 아스트라제네카, 2차 화이자)을 완료하고 2주가 지난 상태에서 돌파감염됐다고 밝혔다. 나머지 12명 중 5명은 화이자 백신을 1회 접종했고 7명은 2회 접종 후 14일이 지나지 않은 불완전접종자로 확인됐다.

전문가 “반복적으로 많은 양의 바이러스 노출된 탓”

8월 4일 서울 동작구 예방접종센터에서 한 시민이 화이자 백신을 맞고 있다. 뉴스1

8월 4일 서울 동작구 예방접종센터에서 한 시민이 화이자 백신을 맞고 있다. 뉴스1

상대적으로 예방 효과가 높은 화이자 백신을 맞고서도 집단 돌파감염이 일어난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밀집한 환경과 반복된 바이러스 노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보통 접종 후 6개월이 지나 항체가 떨어질 때쯤 돌파감염이 잘 된다. 하지만 맞은 지 얼마 안 된 상태에서 돌파감염이 발생했다면 반복적으로 많은 양의 바이러스에 노출된 영향이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 교수는 “비가 올 때 짧은 시간이라면 우산 하나로 막을 수 있겠지만 일주일 내내 많은 양의 비가 내리면 우산 하나로 버티기 어려운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즉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이 확진자와 한두 번 스쳤을 때는 예방 효과가 높을 수 있지만, 감염자와 밀집된 공간에서 숙식하며 반복적으로 노출됐을 경우 감염될 확률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정 교수는 이번 사례가 대형병원이나 요양시설ㆍ병원 등에서 있었던 돌파감염 사례와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3밀(밀폐ㆍ밀접ㆍ밀집) 환경에서 생활 공간을 공유하는 환경적 영향 때문이다. 앞서 지난 8월 부산의 한 요양병원에서는 입원환자 61명 중 55명이 접종 완료한 상태에서 44명이 돌파감염된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 서울병원에서는 지난달 중순 첫 확진자 발생 이후 현재까지 98명이 누적 확진됐는데 이중 돌파감염자가 64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이번 군부대 돌파감염과 관련해 “밀집해있는 환경에서 당연히 발생할 수 있는 현상”이라며 “오히려 그 정도의 확진자로 그친 부분이나 아직 위중증 발생이 없는 건 백신의 예방 효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연천 군부대 관련 확진자들은 모두 증상이 없거나 경증인 것으로 확인됐다. 방대본 관계자는 “위중증 여부는 어느 정도 시일이 지나봐야 알 수 있다”면서도 “현재는 대부분 경증이고 앞으로도 증상이 악화할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고 밝혔다.

“젊은 층에서 집단 돌파감염 이례적…변이 조사해야”

하지만 요양병원·시설에 있는 만성질환자ㆍ면역저하자와 같은 고위험군이 아닌 젊은 층 중심인 군부대에서 집단 돌파감염이 발생한 건 이례적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최재욱 고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델타 변이에 감염됐다고 해도 돌파감염자가 너무 많다.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유입된 건 아닌지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추석 연휴 이후 확진자가 대폭 늘면서 유입 사례가 늘어났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달 24일까지 군대 내 코로나19 돌파감염자는 141명으로 확인됐다. 국외 출장 등 일부 경우를 제외한 대부분이 군 자체 접종시기인 6월 4주~8월 1주 사이에 접종했다. 백신별로는 ▶화이자 102건 ▶교차접종 24건 ▶얀센 9건 ▶아스트라제네카 6건이다. 대부분 경증이나 무증상으로 확인됐고 중증환자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군대 내 코로나19 자체 예방접종 결과 약 55만명 중 52만명이 접종을 완료한 상황이며 접종률은 약 94%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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