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성공 전 3.8회 실패…창업가는 ‘자존심’보다 ‘자존감’을

중앙일보

입력 2021.10.03 08:00

[더,오래] 김진상의 반짝이는 스타트업(108)

혁신을 지나치게 대단한 것으로 여기는 상황을 경계하기 위해서 혁신이 꼭 노벨상급 발명과 발견이 있어야만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혁신을 어떠한 형태건 상관없이 이전과 다른 현재의 누적된 결과물로 여기고 누구에게나 친숙하고 편안하게 혁신에 도전하도록 독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전과 다른 현재의 모습은 성공을 통해 나오기도 하고, 실패를 통해 나오기도 한다. 즉, 혁신은 성공과 실패의 혼합된 결과물이다. 혁신에 있어 실패는 어떤 의미일까.

스타트업이 거치는 모든 여정에는 실수와 실패가 있기에 이 실수와 실패를 통해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이와 같은 소중한 실패를 혁신의 요소로 만드는데 서툴거나, 자존심을 내세우며 철저하게 외면하는 경우를 목격하게 된다.

이전과 다른 새로운 발견과 혁신을 위해 우리는 실험을 매우 소중히 여긴다. 새로운 발견이라는 혁신을 위해 항상 실험이 필요한 것처럼 실험에 필수적으로 동반되는 실패도 일상적이다. 실패는 혁신에 중요한 존재다.

새로운 발견이라는 혁신을 위해서는 항상 실험이 필요한 것처럼 실험에 동반되는 실패도 항상 필요하다. [사진 pxhere]

새로운 발견이라는 혁신을 위해서는 항상 실험이 필요한 것처럼 실험에 동반되는 실패도 항상 필요하다. [사진 pxhere]

어린아이가 옷을 처음 스스로 입을 때 매번 실패를 반복하며 엉성하다 못해 엉뚱하게 입어 버리고는 한다. 실패를 반복해 엄마 아빠에게 혼나더라도 자기 힘으로 입으려는 노력을 포기하지 않는 것을 본다. 심지어 엄마가 신겨 준 양말을 벗어버리고 자기가 다시 신는 행동을 해 어이없는 웃음을 터뜨리게 하기도 한다. 어릴 때는 이처럼 실패를 아무렇지 않게 여기던 우리가 왜 어른이 되어서는 실패를 용납하지 않고 실패를 두려워하는 것일까. 과거의 모습과 다른 현재를 만들려면 끊임없이 반복되는 실패가 뒤따르는 것이 당연한데도 말이다.

우리는 끊임없는 혁신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과거의 교육은 기존 시스템에 대한 적응과 순종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학습하도록 만들어졌다면, 혁신의 시대를 위한 교육은 실험, 시도, 실패와 학습, 그리고 성장이 동시에 혼재하는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이는 혁신 없이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든 스타트업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창업가를 비롯한 스타트업 구성원이 성장을 위한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실패를 받아들이기 위해 어떤 방법을 시도하면 좋을까.

먼저, 실패를 혁신의 시대에 맞게 재정의 해보자. 리더십 전문가인 존 맥스웰에 따르면, 창업가는 성공을 이루기 전 평균 3.8회의 실패를 경험한다고 한다. 내 경험에 의하면 이보다 훨씬 더 많이 실패하는 것 같다. 실패를 통해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 낸 창업가의 공통된 특징은 실패를 절망적인 끝으로 정의하지 않고, 어제와는 다른 오늘을 찾기 위한 배움의 기회로 여긴다는 것이다. 농구 선수 마이클 조던도 “9000개 이상의 슛을 성공시키지 못했으며, 또한 수없이 경기에 진 것이 성공에 이르게 했다”고 말한다.

리더가 나서서 실패를 드러내 구성원과 공유하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일 때 실패를 향한 구성원의 태도의 변화가 나타난다. [사진 pxhere]

리더가 나서서 실패를 드러내 구성원과 공유하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일 때 실패를 향한 구성원의 태도의 변화가 나타난다. [사진 pxhere]

둘째, 자존심을 내려놓고 리더가 실패를 먼저 포용해야 한다. 창업가가 자신의 실패를 부끄러워하며 절대 용서하지 않고 지나치게 자책하는 자존심 강한 모습을 보이면서 구성원에게 실패를 포용한다고 말하면 누구도 리더의 말을 믿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실패도 본인의 일부라고 인정하는 높은 자존감은 필수다. 이를 실천하는 손쉬운 방법은 자신의 실패를 드러내 구성원과 공유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것이다. 리더가 앞장서서 본인의 실패도 기꺼이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일 때 구성원의 실패를 향한 태도의 변화가 나타날 것이다.

셋째, 실패를 역전의 기회로 만든다. 역전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짜릿한 성취를 의미한다. 실패를 역전의 기회로 만들기 위한 첫 단계는 실패를 인정하고 포상하는 공식 제도를 만들어 시행하고, 실패를 통해 개선하고 배울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꾸준하고 지속적인 개선을 통해 실패가 역전의 기회로 변하도록 하는 것이다.

일찍 핀 꽃이 일찍 진다는 말이 있다. 이렇다 할 실패 없이 일찍 얻은 성공은 창업가 자신을 난공불락의 불사신으로 여기는 교만에 빠지게 함으로써 향후 자신이 저지르게 될 여러 실패와 오류조차 인지하지 못하게 되고 결국 종말을 맞게 된다는 것이다. 성공한 자리에 오른 사람이 자신이 저지르는 부정과 부조리에 둔감해지는 이유도 이와 유사하다. 실패를 경험했는데도 이를 통해 배우고 개선하지 않은 채 성공의 자리에 오르는 사람은 그 실패를 주변 사람들에게 전가하거나 주변 사람들이 대신 방패막이 역할을 해준 결과이지 않을까? 일부에게 해당하는 말이겠지만 한 번쯤 생각해 볼 만 하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