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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게임·오십억 게임' 기막힌 패러디…조롱당하는 정치권

중앙일보

입력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 속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 속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두 번째 게임을 시작합니다. … 저희(정부)를 믿고 부동산을 팔고 전세로 가실 분은 일어나 주세요. … 벼락 거지가 되신 분들은 탈락입니다.”(‘문재인 게임’ Ep.2 중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정치권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오징어 게임’은 상금 456억원이 걸린 의문의 게임에 도전한 사람들이 최후 승자가 되기 위해 서로 죽고 죽이는 이야기를 다뤘다. 네티즌들이 드라마를 현 정치 상황에 빗대 패러디하면서 여권은 여권대로, 야권은 야권대로 뭇매를 맞는 모습이다.

'문재인 게임', '오십억 게임'…

가장 먼저 주목받은 건 현 정부의 정책을 비판적으로 다룬 ‘문재인 게임’이었다. ‘오징어 게임’ 화면에 다른 자막을 붙이는 방식의 패러디 영상이다.

'오징어 게임'을 패러디한 '문재인 게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오징어 게임'을 패러디한 '문재인 게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문재인 대통령의 19대 대통령 당선 장면으로 시작한 영상은 첫 번째 게임은 ‘영업시간 제한’으로 이어진다. 놀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을 정부의 영업시간 제한 정책에 빗대 죽어 나가는 자영업자들을 보여준다. 첫 번째 영상은 주인공이 25만원의 재난지원금을 받는 것으로 끝나는데, “여기가 더 지옥이야”라는 대사가 이어진다.

두 번째 영상에선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는 ‘주머니에 든 재앙’ 게임 ▶ 국민끼리 갈등을 조장하는 ‘갈라치기’ 게임 ▶ 힘 있는 부모가 없는 이들을 탈락시키는 ‘부의 세습’ 게임을 다뤘다. ‘부의 세습’에선 곽상도 무소속(전 국민의힘) 의원의 아들 병채씨가 화천대유자산관리에서 6년 정도 일하고 퇴직금으로 50억원을 받은 점도 꼬집는다.

유튜브 채널 ‘두왕Studio’이 지난 27, 28일 올린 두 편의 동영상은 30일 기준으로 각각 조회 수 26만회, 10만회를 기록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을 이용한 패러디물 '이재명 게임'이 등장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을 이용한 패러디물 '이재명 게임'이 등장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정국의 중심에 있는 경기 성남 분당구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의혹도 패러디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올라온 ‘이재명 게임’에선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게임 주최자로 등장한다. 한 등장인물이 “이 옆에 있는 식물들은 뭐지?”라고 묻자 이 지사는 “화촌데유”라고 답한다. 발음이 비슷한 화천대유를 암시한 것이다. 패러디물에서 이 지사는 “넌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다”며 질문한 인물을 총으로 쏜다.

화천대유에서 퇴직금 50억원을 받은 곽병채씨가 “저는 ‘오징어 게임’ 속 말일 뿐”이라는 해명을 내놓자, 이를 조롱하듯 ‘오징어 게임’ 장면에 ‘오십억 게임’ 제목을 단 사진도 등장했다.

입맛에 맞게 해석한 '오징어 게임'

네티즌들은 ‘오징어 게임’으로 정치권을 비판하지만, 대선 후보들은 자기 입맛에 맞게 ‘오징어 게임’을 해석하고 정쟁의 소재로 활용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 이재명 지사는 28일 페이스북에 배우 이정재씨가 맡은 성기훈의 대사 ‘난 말이 아니야. 사람이야’를 인용하며 “우리는 모두 장기판 위 말이 아니라 존엄성을 가진 사람”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경제적 기본권’을 확대해야 한다고 거듭 말씀드리는 이유”라며 자신의 정책을 홍보했다.

곽상도 무소속 의원의 아들 병채씨가 화천대유에서 퇴직금으로 50억원을 받은 점을 비판적으로 패러디해 합성한 '오십억 게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곽상도 무소속 의원의 아들 병채씨가 화천대유에서 퇴직금으로 50억원을 받은 점을 비판적으로 패러디해 합성한 '오십억 게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그러자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화천대유 설계자 이재명이라서 오징어 게임 설계자의 심정을 잘 이해하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원 전 지사는 “이 지사 마음대로 기본시리즈를 통해 룰을 정하고 참가자들에게 그게 공정이라 외치는 이재명 후보는 오징어 게임 설계자와 다를 것이 없다”고 썼다.

홍준표 의원은 “(대선판이) 온갖 비리를 저지르고 루저가 되어 막판에 몰린 사람들이 오징어 게임에 참가해 목숨을 걸고 거액의 상금을 노리는 니전투구(泥田鬪狗) 판이 돼가고 있다”고 적었다. 홍 의원은 이재명 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대장동 개발 의혹과 연루된 후보들을 향해선 “이런 비리 관련 후보들은 국민들이 퇴출 좀 시키고 미래를 위한 정상적인 대선이 되었으면 한다”고 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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