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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본 코로나 이후 학생 생활…사이버폭력, 여가시간 급증[뉴스원샷]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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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 서울 강남구 한 학교에서 학생들이 하교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3일 서울 강남구 한 학교에서 학생들이 하교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학생의 삶은 크게 달라졌습니다. 학교를 제대로 못 가게 되면서 학력 격차에 대한 우려가 컸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는 단지 학습에만 영향을 미친 게 아닙니다. 최근 발표된 각종 통계 수치를 살펴보면 학생이 맞닥뜨린 코로나 후폭풍이 어땠는지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여가시간 늘었지만, 인터넷 시간 급증

감염 우려 때문에 학교나 학원을 덜 가게 되면서, 여가 시간은 크게 늘었습니다. 청소년 실태조사 자료를 보면 평일 하루 여가 시간이 3시간 이상이라고 답한 학생 비율이 2019년 34.7%에서 2020년 47.1%로 늘었습니다. 반면 하루 여가 시간이 2시간도 되지 않는 학생 비율은 43.4%에서 29.6%로 크게 줄었죠.

초중고교생 평일 여가시간.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초중고교생 평일 여가시간.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난 게 꼭 나쁜 일만은 아닐 것입니다. 문제는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인데요. 많은 학생들이 PC나 스마트폰 등을 통해 인터넷을 이용하는데 시간을 쓴 것으로 보입니다.

10대 청소년의 주 평균 인터넷 이용 시간은 2019년 17.6시간에서 2020년 27.6시간으로 단 1년만에 10시간이나 늘었습니다. 지난 5년간 서서히 늘어 3시간 정도 증가했는데 코로나19가 닥친 2020년 한해에만 10시간이 늘어난 겁니다. 인터넷 이용 시간은 20대도 24.3시간에서 29.5시간으로 늘었지만 10대만큼 가파르지는 않습니다. 10대 99%는 인터넷을 ‘여가활동’으로 이용한다고 답했습니다.

일주일 평균 인터넷 이용시간.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일주일 평균 인터넷 이용시간.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학폭에서 '사이버폭력' 대두 

학교에 가는 날이 줄어들면서 학교폭력 피해 건수는 예전보다 줄었습니다. 하지만 폭력의 공간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는 경향은 뚜렷해졌습니다.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학교폭력 중 사이버폭력의 비중은 2019년 8.9%에서 2020년 12.3%로 늘었습니다. 사이버폭력이란 사이버 언어폭력이나 명예훼손, 스토킹, 따돌림, 갈취 등입니다. ‘카톡’방에서 욕설을 퍼붓거나 따돌림을 하는 식이죠.

학교폭력 중 사이버폭력 비율.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학교폭력 중 사이버폭력 비율.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사이버폭력은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는데다가 겉으로 드러나기가 쉽지 않아 기존 학교폭력보다 대처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교육부는 지난 4월에서야 뒤늦게 학교폭력 유형으로 사이버폭력의 개념과 범주를 명확히 하고 법령을 정비하겠다고 했습니다. 다시 말하면 지금까지도 학교 현장의 사이버폭력이 뭔지 불명확하다는 얘깁니다.

'코로나 블루' 여파?…심리상담 크게 늘어

학생들이 코로나19로 우울감이 심해지는 ‘코로나 블루’를 많이 겪는다고 추측할 수 있는 수치도 있습니다.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초중고 심리상담 건수는 2018년 446만여건, 2019년 469만여건이었다가 지난해 617만여건으로 급증했습니다. 학생 1인당 상담 건수로 환산하면 이전에는 0.8건 안팎이었는데 지난해 1.16건으로 늘어났습니다.

학생 심리상담 건수.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학생 심리상담 건수.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코로나19와 같은 재난 상황으로 인한 어려움은 학생들마다 다양합니다. 다양한 정서적, 심리적 위기를 극복하려면 전문 인력이 필요하지만 전국 학교의 전문 상담교사 배치율은 32.3%에 불과합니다. 특히 초등학교는 18.4%에 그쳤습니다.

코로나 첫 해인 지난해, 교육계에서는 당장 수업을 어떻게 해야하느냐가 최대의 과제였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는 학생의 공부만 방해한 것이 아닙니다. 학습 이외 부문까지도 학생의 생활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부의 중요한 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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