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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와인, 100분의1 값에 맛본다…'형만한 아우' 와인 셋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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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고급 와인을 저렴하게 맛볼 수 있는 세컨드 와인이 인기다. 사진 언스플래쉬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고급 와인을 저렴하게 맛볼 수 있는 세컨드 와인이 인기다. 사진 언스플래쉬

와인 마니아에게 그랑크뤼(프랑스 와인 등급) 와인은 한 번쯤 마셔보고 싶은 꿈이다. 그러나 값이 만만치 않다. 영국 와인 잡지『디켄터』가 선정한죽기 전에 꼭 마셔야 할 1위 와인 ‘샤또 무똥 로칠드’는 빈티지(와인 생산 연도)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지만, 대부분 수백만 원을 호가한다. 1945산 한 병은 한국에서 무려 6200만원에 팔린 적이 있다.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는 이 와인에 대해 “최고 점수가 100점이기에 100점밖에 줄 수 없어 아쉽다”며 극찬했다.

품질 조금 낮지만 저렴한 가격이 매력

세컨드 와인은 유명한 샤또(와이너리)에서 생산하는 서브(하위) 브랜드다. 품질은 조금 낮지만,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이 매력이다. 사진 언스플래쉬

세컨드 와인은 유명한 샤또(와이너리)에서 생산하는 서브(하위) 브랜드다. 품질은 조금 낮지만,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이 매력이다. 사진 언스플래쉬

‘샤또 무똥 로칠드’를 직접 맛보긴 어렵겠지만, 세컨드 와인이라면 한 번 욕심내볼 만하다. 세컨드 와인은 프랑스 와인의 양대산맥 보르도나 부르고뉴의 유명한 샤또(와이너리)에서 생산하는 서브(하위) 브랜드다. 메인 브랜드보다 품질은 조금 낮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 매력이다.
세컨드 와인은 퍼스트 와인과 같은 포도밭에서 나는 포도를 이용해 같은 샤또에서 제조한다. 또한, 철저한 장인정신으로 무장한 와인 메이커(양조업자)가 만들기 때문에 1등급과 근본적인 차이가 없고, 샤또의 개성도 충분히 살아있다.

[이럴때, 와인낫?]

다만 세컨드 와인은 새로 개척한 포도밭이나, 수령이 어린 포도나무, 같은 밭이라도 후미진 곳에서 생산된 포도를 이용한다는 것이 다르다. 똑같은 방식으로 만들었어도 질이 조금 떨어지는 원액통의 와인도 여기에 해당한다.

보르도와 부르고뉴의 그랑크뤼급 샤또는 대부분 세컨드 와인을 생산한다. 따라서 1등급의 명성에 뒤지지 않는 이름난 세컨드 와인도 많다. 특히 그랑크뤼 1등급 샤또에서 만드는 세컨드 와인은 그랑크뤼 2∼3등급 와인과 가격이 맞먹을 만큼 비싸거나 평점이 높은 경우도 있다. 잘만 고르면 ‘형만 한 아우’도 있는 셈이다. 한국에서 와인 애호가들이 즐겨 마시는 세컨드 와인 3종을 소개한다.

세계 최초의 세컨드 와인 ‘무통 카데’  

‘르 프티 무통 드 무통 로칠드(57만원)’는 샤토 무통 로쉴드에서 만드는 세컨드 와인이다.

‘르 프티 무통 드 무통 로칠드(57만원)’는 샤토 무통 로쉴드에서 만드는 세컨드 와인이다.

세컨드 와인의 시초는 1932년 ‘샤토 무통 로칠드’가 내놓은 ‘무통 카데’다. 당시 와이너리의 소유주인 필리프 드 로칠드 남작은 1930년 작황이 나쁘자 ‘샤토 무통 로칠드’의 생산량을 줄이고 품질이 떨어지는 포도로 와인을 따로 만들어 저렴하게 판매했고, 세컨드 와인 시장이 열리게 됐다. 카데는 프랑스어로 ‘막내’라는 뜻이다.
‘무통 카데’는 출시되자마자 최고의 샤토에서 저렴한 와인이 나왔다며 화제가 됐고 인기에 힘입어 이듬해부턴 별개의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샤토 무통 로칠드는 이후 1993년에 ‘르 프티 무통 드 무통 로칠드’(57만원)라는 이름의 세컨드 와인을 선보였다. 블랙베리·토스트·커피·모카 향이 느껴지며, 풍부하고 강렬한 색을 띤다. 매끈하면서도 우아한 질감과 탄탄한 구조감이 매력적 와인이다.

이탈리아 최고의 보르도 레드와인  

‘오르넬라이아 레 세레 누오베’(16만5000원)

‘오르넬라이아 레 세레 누오베’(16만5000원)

‘오르넬라이아 레 세레 누오베’(16만5000원)는 이탈리아 최고의 보르도 스타일 레드와인으로 꼽는 ‘오르넬라이아’(50만~300만원)의 세컨드 와인이다. 와인 메이커 오르넬라이아는 와인을 반드시 그 와인이 생산된 곳의 떼루아(자연환경)를 온전히 담아야 한다는 양조철학을 가지고 있다. 청정한 지중해성 식물의 색과 향 그리고 온화한 해양성 기후는 와인의 맛과 향에 고스란히 배어 있다.

‘오르넬라이아 레 세레 누오베’는 카베르네 소비뇽 28%, 메를로 52%, 카베르네 프랑 8% 쁘띠 베르도 12%를 블렌딩(배합)했다. 입안을 꽉 채우는 질감과 풍부한 향이 오르넬라이아 못지않다. 짙은 루비색을 띠고 잘 익은 야생 레드베리의 아로마에 약간의 스파이시함(매운감각)이 느껴지며 풍부한 잘 익은 과실의 풍미와 함께 실크처럼 부드러운 질감이 느껴지는 와인이다.

‘베이비 페트뤼스’로 불리는 ‘샤또 사미옹’  

샤또 사미옹(9만9000원)은 샤또 페트뤼스(300만~800만원)의 세컨드 와인이다.

샤또 사미옹(9만9000원)은 샤또 페트뤼스(300만~800만원)의 세컨드 와인이다.

프랑스 보르도 포므롤 지역에서 생산되는 ‘샤또 사미옹’(9만9000원)은 와인 애호가들에게 ‘베이비 페트뤼스’라는 애칭으로 통하는 세컨드 와인이다. 지난 46년간 ‘샤또 페트뤼스’의 양조를 책임져 온 유명 양조장인 장 클로드 베루에가 직접 생산한다. 1964년을 첫 빈티지로 샤또 페트뤼스(300만~800만원)를 만들어 온 장 클로드 베루에는 2019년 세계적인 와인 메이커 상을 받은 바 있다.

‘샤또 사미옹’은 샤또 페트뤼스로부터 3㎞ 떨어진 라랑드 드 포므롤 지역에서 페트뤼스 와인과 똑같은 방식으로 메를로 100%를 사용해 만들어진다. 코르크를 열면 깊고 진한 루비 빛 색깔에서 베리류의 풍부한 향이 먼저 반긴다. 허브·향신료·오크의 은은한 향도 섞여 올라온다. 산도와 부드러운 타닌의 조화가 부드럽게 입안을 감싸는 와인으로 까베르네 소비뇽과 더불어 보르도를 대표하는 메를로 품종의 매력을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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