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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하자마자 출근 전쟁? '김포 트라우마'에 떠는 3기 신도시 [뉴스원샷]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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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갑생 교통전문기자의 촉: 선 교통 후 개발 

지난 6월 김포시내에 GTX-D 노선의 서울 직결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ㅓ. [뉴스1]

지난 6월 김포시내에 GTX-D 노선의 서울 직결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ㅓ. [뉴스1]

 지난 4월 서부권광역급행철도인 GTX-D 노선이 서울 강남을 거쳐 하남까지 이어지기를 바랐던 김포 지역의 기대와 달리 '김부선(김포~부천)'으로 축소되면서 큰 논란이 있었습니다.

 2기 신도시인 김포신도시에 아파트는 잔뜩 들어섰는데 교통수단이라곤 2량 1편성짜리 경전철(김포골드라인)과 몇 안 되는 도로뿐인 탓에 '교통지옥'을 겪고 있는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사실 이런 문제는 김포신도시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적지 않은 신도시들이 입주 뒤 상당 기간 이렇다 할 교통수단이 없어 그야말로 극심한 출퇴근 전쟁을 겪었는데요.

 그동안 정부가 택지부터 개발하고 나서 교통대책을 추진해온 탓에 벌어진 부작용이기도 합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선(先) 개발 후(後) 교통'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신도시 정책에서 그만큼 교통대책이 뒷전으로 밀렸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지난 1월 서울 강남역 인근 광역버스 정류장에서 퇴근하는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지난 1월 서울 강남역 인근 광역버스 정류장에서 퇴근하는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고양 창릉, 남양주 왕숙 등 3기 신도시도 비슷한 운명일 거란 우려가 나옵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상훈 의원(국민의 힘)이 '3기 신도시 광역교통개선대책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철도대책 11개 중 단 2개만이 입주 시점에 개통 가능한 거로 나타났습니다.

 신도시에 따라서는 입주 3~4년 뒤에나 철도가 개통된다는 계산입니다. 도로도 43개 가운데 16개만 입주 시점에 즈음해 이용할 수 있을 거라고 하는데요. 이렇게 되면 초기에 입주하는 주민들은 한동안 그야말로 교통대란을 치를 수밖에 없을 겁니다.

 물론 국토교통부는 3기 신도시의 경우 광역교통개선대책을 2기 신도시 때보다 일찍 확정했기 때문에 추진 속도가 더 빠르다고 반박합니다. 기존 신도시와 비교해 평균 16개월 이상 빨리 교통대책을 확정하고 후속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광역교통수단으로 주목받는 철도만 놓고 보면 그리 낙관적이지만은 않습니다. 예를 들어 고양과 서울 은평을 잇는 고양선의 경우 지난 6월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통과했는데요. 2019년 발표된 창릉신도시의 주요 교통대책 중 하나입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기본계획 확정과 사업자 선정 과정을 거쳐 공사를 서둘러 해도 개통까지는 최소 6~7년 이상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관측입니다. 빠르면 2025년 창릉신도시 입주가 시작되는 걸 고려하면 3~4년가량 시차가 발생할 거란 의미인데요.

 정부가 서둘러 한다고 해도 현재 방식으로는 입주와 개통 시기 사이의 간극을 메우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 때문에 '선 교통 후 개발' 방식으로 획기적인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핵심교통대책의 추진 일정을 현재보다 크게 앞당겨 입주 시기에 맞춰서 개통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인데요. 신도시 개발계획을 발표할 때 핵심교통대책은 '필수교통시설'로 지정해 예타면제를 해주자는 겁니다.

 김시곤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철도의 경우 예타와 후속 절차를 모두 거치면 개통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된다"며 "필수교통시설로 지정해 예타를 면제하면 소요시간이 크게 줄어 입주 시기에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필수교통시설 지정이든 다른 방식이든 반복되는 신도시의 교통지옥을 해소하기 위한 보다 전향적인 대책이 필요한 건 분명해 보입니다. 제때 공급되는 편리한 교통수단은 신도시 성패를 좌우할 핵심요소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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