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대박에도…망 이용료는 안 내겠다는 넷플릭스

중앙일보

입력 2021.10.02 05:00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사진 넷플릭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사진 넷플릭스]

“지난달 30일 넷플릭스의 주가는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다. 히트작을 연이어 내놓는 넷플릭스가 가입자를 계속 끌어모을 것으로 월스트리트가 낙관하고 있다는 신호다. 가장 최근의 상승세는 한국 액션 드라마 시리즈인 ‘오징어 게임’에서 나왔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보도 내용이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넷플릭스는 한때 장중 최고 619달러를 기록하며 전날보다 1.88% 오른 610.3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블룸버그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올해 전 세계 넷플릭스 다운로드 수가 역대 최고치를 찍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히트작이 늘어나는 만큼, 넷플릭스에서 발생하는 트래픽 또한 늘어날 수밖에 없다.

트래픽 점점 느는데…"망 사용료는 못 내"

오징어 게임 흥행 효과를 누리고 있는 넷플릭스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망 이용료를 둘러싼 SK브로드밴드와의 갈등이 장기화하고 있어서다. 30일 SKB는 넷플릭스를 상대로 ‘부당이득 반환 청구’ 반소를 제기했다.

'망 이용료'를 놓고 두 회사는 지난해부터 첨예한 갈등을 빚어왔다.

'망 이용료'를 놓고 두 회사는 지난해부터 첨예한 갈등을 빚어왔다.

반소는 민사소송 중 피고가 원고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을 말한다. 즉 원래 재판에서 넷플릭스가 원고, SKB가 피고였다는 의미다. 이는 넷플릭스가 지난해 4월 SKB를 상대로 “망 사용료를 낼 의무가 없다”는 취지의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1년이 넘는 재판 끝에 1심 법원은 지난 6월 “넷플릭스가 SKB를 통해 인터넷망 연결이라는 유상의 역무를 받고 있다고 봐야 한다. 넷플릭스가 이에 대한 대가 지급 의무를 부담하는 것이 타당하고 형평에 부합한다”면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넷플릭스는 다시 이에 불복해 항소했고, SKB가 다시 반소를 제기하며 맞서는 게 현재까지의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넷플릭스가 SKB의 전용회선을 이용한 2018년 6월부터 현재까지 시장 가격과 요금 단가, 재판 기간 등을 고려했을 때 금액이 700억~1000억원 규모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적자인 국내 OTT는 매년 지급 "역차별"

반면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국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사업자들은 매년 망 사용료를 지급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영업이익 적자는 웨이브 169억원, 티빙 61억원, 왓챠 126억원 수준이다. “글로벌 사업자와 경쟁하기 위한 공정한 환경이 조성되지 않고 있다”고 토종 OTT 업체들이 반발하는 이유 중 하나다.

안 그래도 국내 OTT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이 늦어지는 상황에서, 모두가 내는 ‘통행료’를 넷플릭스만 내지 않는 것은 역차별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발표에 따르면 국내 전체 인터넷 트래픽 중 글로벌 사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구글 약 23.5%, 넷플릭스 5%, 페이스북 4% 등이다. 이들을 합한 수치는 32.5%로 네이버와 카카오 트래픽의 10배에 달한다.

국회·정부 "망 이용료 규제 법률 필요"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재 국회에는 ‘합리적 망 이용대가 지급 의무’ 도입을 골자로 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7월 ‘인터넷망 무임승차 방지법’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일정 규모 이상 부가통신사업자가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지 않고 연결을 제공받거나 제공할 것을 요구하는 행위를 금지행위로 규정했다. 글로벌 사업자가 트래픽 유발 규모에 상응하는 망 이용대가 지급을 거부하면, 결국 이들이 부담해야 할 비용이 다른 중소 콘텐트사업자(CP)와 일반 소비자에게 전가될 위험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 의원은 “글로벌 사업자가 망 이용료를 계속 회피하면 인터넷제공사업자(ISP)의 인프라 고도화 유인이 저하되고 인터넷망의 유지보수에도 지장이 발생해 결국 전체적인 정보통신기술(ICT) 환경이 황폐해질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정부도 망 이용료와 관련한 법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은 1일 열린 국회 국정감사에서 “망 이용료가 사업자 간 자율 협상이 필요한 사안인 건 맞지만, 전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법률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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