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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당 분열 내부 총질” vs 홍준표 “보수 궤멸 선봉장”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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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6호 05면

국민의힘 대선 경선 5차 TV토론이 1일 오후 열렸다. 왼쪽부터 유승민·황교안·하태경·최재형·원희룡·윤석열·안상수·홍준표 후보. [뉴스1]

국민의힘 대선 경선 5차 TV토론이 1일 오후 열렸다. 왼쪽부터 유승민·황교안·하태경·최재형·원희룡·윤석열·안상수·홍준표 후보. [뉴스1]

1일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5차 TV 토론에서 당내 양강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이 정면충돌했다. 두 사람을 비롯해 후보 8명은 대장동 비리 의혹, 고발 사주 의혹 등 여러 현안을 놓고 곳곳에서 설전을 벌였다.

윤 전 총장 첫 주도권 토론 순서에서 홍 의원을 지목한 뒤 “당을 분열시키는 내부 총질을 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홍 의원이 “그때 윤 전 총장은 어디에 있었느냐. 문재인 대통령 품 안에 있지 않았느냐”며 “두 번에 걸쳐 벼락출세하고 보수 궤멸에 앞장서는 데 선봉장을 했다”고 맞받았다.

윤 전 총장은 이어 홍 의원이 경남지사 시절 발생한 측근 비리를 거론하며 “사전에 알았느냐”고 물었다. 홍 의원이 “알았으면 그냥 놔뒀겠느냐”고 반문하자 윤 전 총장은 “몰랐다면 지사로서 자격이 없고 무능한 것 아니냐”며 다시 압박을 가했다. 그러자 홍 의원도 즉각 반격에 나섰다. 손준성 검사가 ‘고발 사주’ 의혹에 관여한 정황이 있다는 검찰 발표를 거론하며 “만약 손 검사가 관련됐다면 (윤 전 총장은 그것을) 알았느냐 몰랐느냐”고 따지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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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의원=“손 검사에게 문제가 있다면 어떤 식으로 도의적 책임을 질 건가.”

▶윤 전 총장=“사과하겠다는 거다.”

▶홍 의원=“둘은 법률 공동체 아닌가.”

▶윤 전 총장=“그런 식으로 정치를 저질화하지 마라.”

이후에도 “막말을 하면 정치 수준이 떨어져 국민이 외면한다”는 윤 전 총장 발언에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이 나와서 정치 수준을 떨어트리는 것”이라고 맞받아치는 등 아슬아슬한 신경전이 계속 이어졌다.

유승민 전 의원은 ‘비정규직’을 키워드로 윤 전 총장에게 질문을 던졌다. 유 전 의원은 저성과자 일반 해고를 박근혜 정부 당시 노사정위원회에서 추진했던 걸 언급하며 “동의하느냐”고 물었고 윤 전 총장이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해고 무효 소송을 내면 법원에서 거의 손을 들어준다”고 답했다. 그러자 유 전 의원은 “그건 검사가 재판할 때나 하는 얘기”라고 쏘아붙였다.

후보들은 이날 대장동 개발 사업 추진 당시 성남시장으로서 인허가권자였던 이재명 경기지사를 향해서도 맹공을 퍼부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질문 키워드로 ‘대장동 사건의 몸통’을 제시했다. 홍 의원과 윤 전 총장은 “당연히 몸통은 이재명”이라고 답했다. 안상수 전 의원은 “부동산 투기범을 때려잡아야 한다”며 ‘토르 망치’를 꺼내 들어 장내에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 친누나가 윤 전 총장 부친 주택을 매입한 사실도 논란이 됐다. “김만배에게 부친 집을 사달라고 부탁했느냐”는 물음에 윤 전 총장은 “한 적 없다. 매수인 신원까지 조회할 수는 없지 않느냐”며 기존의 답변을 반복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개 식용 금지를 검토할 때”라고 밝힌 것과 관련해 홍 의원이 전날 페이스북에 “찬성한다”는 글을 올렸다가 삭제한 것도 공방 거리가 됐다. 홍 의원이 “개 식용에는 반대하지만 그걸 법률로 금지할 수 있느냐”고 하자 원 전 지사는 “이러니까 ‘번복 준표’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이에 홍 의원은 “그 좋은 머리로 남 뒤집어씌우는 것만 늘었다”고 응수했다.

그런 가운데 당내에서는 대장동 개발 의혹을 둘러싸고 고심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야당 정보력에는 한계가 있는데다 특검을 하지 않는 이상 편향 수사가 예상되기 때문이란 점에서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창과 방패를 모두 손에 쥔 여당과 맨손으로 싸우는 형국”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대장동TF 핵심 관계자도 “관련 기관의 자료 제출부터 증인 채택까지 야당 마음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다”며 “우리보다 여당의 특정 캠프가 관련 정보를 더 많이 쌓아두고 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곽 의원 논란을 둘러싸고는 당 지도부 내에서 신경전까지 벌어졌다. 지난달 30일 밤 긴급 최고위원회의가 소집된 걸 두고 조수진 의원이 “퇴직금 규모를 떠나 화천대유의 불법과 관련이 있느냐”며 “심야에 최고위를 열어야 할 정도로 (제명 논의가) 시급한가. 전두환 신군부도 이러지 않았다”고 이 대표를 저격하면서다.

이에 이 대표는 곧바로 “곽 의원이 뇌물을 받은 정황이 있느냐는 당신의 문자를 그대로 들고 국민과 당원을 설득해 보라. 남한테 훈계하듯 시키지 말고 직접 하라”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유 전 의원도 “조 의원은 50억원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들리지 않나. 이기려면 우리부터 깨끗하고 당당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런 상황에서 곽 의원은 2일 기자회견을 열고 관련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토요일 오전 10시에 기자회견을 잡았다는 점 자체가 이례적인 것으로, 당내에선 의원직 사퇴 결심을 밝힐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곽 의원이 의원직 사퇴를 고민하고 있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며 “논란이 불거진 뒤 당을 떠났지만 그것으론 부족하다는 여론이 부담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원내 관계자도 “기자회견을 한다면 의원직 사퇴 말고는 추가로 밝힐 입장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준석 대표도 페이스북에 “곽 의원이 당에 누가 되지 않는 판단을 하실 것이란 전언을 여러 경로로 듣고 있었다”며 "곽 의원께 깊은 사의를 표한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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