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관광, 페이퍼컴퍼니 세워라"…이게 정부 용역 보고서

중앙일보

입력 2021.10.01 14:28

업데이트 2021.10.01 14:33

2019년 10월 2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 관광지구를 현지 지도 하고 금강산에 설치된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연합뉴스

2019년 10월 2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 관광지구를 현지 지도 하고 금강산에 설치된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연합뉴스

정부 외부 용역발주로 작성된 남북연계관광사업과 관련한 연구 보고서가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북한개발협력은행을 설립하라', '관광 대금을 개별 관광객이 북한에 전달하라' 등 구체적인 대북제재 우회 경로를 명시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1일 배현진 의원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관광공사는 2019년 11월과 지난 3월 두 차례 사단법인 한국관광개발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에 컨설팅 용역을 발주하고 '한반도 평화관광 기본계획 수립 연구', '남북연계관광 기반조성 연구' 등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 보고서 용역발주에는 약 4억원이 소요됐다.

한국관광개발연구원이 작성한 '한반도 평화관광 기본계획 수립 연구'에는 대북 사업 예산 조달 방법으로 북한개발협력은행 설립을 제안한다. 그런데 보고서는 한국 정부와 산업은행, 수출입은행의 출자로 북한개발협력은행을 설립하라면서 이와 함께 '페이퍼컴퍼니'를 세우라고 정부에 제안하고 있다.

이용자들과 페이퍼컴퍼니는 이용료 납부와 서비스 제공 관계로 이어지고, 북한과 페이퍼컴퍼니는 지분투자와 달러 수입에 대한 배당금 분배 관계로 연결되는 방식이다.

'한반도 평화관광 기본계획 수립 연구' 보고서. [사진 배현진 의원실]

'한반도 평화관광 기본계획 수립 연구' 보고서. [사진 배현진 의원실]

또 이 보고서에는 이스타 항공을 이용하는 북한 관광 사업도 제안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동북아·동남아·러시아·해외노선만 운항하고 있어 미국의 대북 제재를 적용받지 않는다는 게 이 보고서의 판단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작성한 보고서 '남북연계관광 기반조성 연구'에는 관광 비용을 일괄적으로 북한 여행사에 제공하는 경우 '대량현금 이전' 문제가 대두할 수 있으니, 관광 대금을 관광객이 북한 측에 개별적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제안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배 의원은 "북한이 하루가 멀다하고 한국의 미사일 방어체계를 뚫는 신형 미사일 발사 시험을 하며 도발을 하고 있다"라며 "특히 대북 제재는 국제사회의 약속이자 북한의 핵 개발을 억제하기 위한 장치이기 때문에 한국은 다른 국가들이 이를 준수하도록 설득하고 모범을 보여야지, 제재 우회 경로를 통해 대북 사업을 벌일 방안에 골몰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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