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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애국 선동' 과열경쟁에…공청단 “돈벌이용 조작 안돼” 경고

중앙일보

입력

애국주의 상술을 노린 국경 지대 경찰을 칭송 영상이 우후죽순 퍼지고 있다. [공청단 캡쳐]

애국주의 상술을 노린 국경 지대 경찰을 칭송 영상이 우후죽순 퍼지고 있다. [공청단 캡쳐]

중국에서 저급한 애국주의 풍조에 대한 자체 경고가 나오고 있다. 날조된 내용으로 돈벌이에 애국심을 활용해선 안 된다고 당이 직격했다. 이례적이란 분석과 함께 ‘홍위병식’ 애국 선동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방증이란 평가가 나왔다.

 지난달 29일 중국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은 공식 계정을 통해 ‘사람들을 끌어 모으려는 목적의 애국 발언과 조작은 안 된다’는 입장을 냈다. [공청단 위챗 계정 캡쳐]

지난달 29일 중국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은 공식 계정을 통해 ‘사람들을 끌어 모으려는 목적의 애국 발언과 조작은 안 된다’는 입장을 냈다. [공청단 위챗 계정 캡쳐]

공청단 ”애국심 돈벌이 활용은 국민에 대한 모독“

지난달 29일 중국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은 공식 계정을 통해  ‘사람들을 끌어 모으려는 목적의 애국 발언과 조작은 안 된다’는 입장을 냈다. 공청단은 ”최근 동영상 플랫폼에서 애국 관련 이야기로 국민의 애국심을 소비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는 부끄러운 일이며 애국심에 대한 모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청단은 일부 사례도 제시했다. 한 50대 남성은 중국 동영상 플랫폼 더우인(중국식 틱톡)에서 자신이 “중ㆍ일 국경 지방에 나와 있다. 50여m 뒤에 특수 경찰들이 있는데, 그들이 너무나 안전하게 우리를 지켜주고 있다“며 감동받은 표정으로 말하는 라이브 영상을 송출했다. “우리는 평화로운 시대에 태어난 것이 아니라 좋은 나라에 태어난 것”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중국이 일본과 육지에 맞닿는 국경은 없다. 트래픽을 높이기 위해 엉뚱한 내용을 꾸며낸 것이다.

또 다른 여성은 자신이 북중 국경지대 압록강 변에 살고 있다며 “북한은 코로나19로 막혀 있는데 우리는 안전하다. 국경경찰대가 국가가 우리를 지켜주고 있다”는 영상을 올려 50만 회 이상의 ‘좋아요’를 받았다. 수만 개의 댓글이 달리며 관심을 모으자 이후 유사한 영상들이 중국 전역에서 우후죽순 올라온 것으로 나타났다. 유튜브 등과 마찬가지로 조회수에 따라 소득이 생긴 것을 노린 셈이다.

한 중국 여성이 북중 국경의 안전을 칭송하는 개인 영상을 올려 50만 회 이상 좋아요를 받았다. [공청단 계정 캡쳐]

한 중국 여성이 북중 국경의 안전을 칭송하는 개인 영상을 올려 50만 회 이상 좋아요를 받았다. [공청단 계정 캡쳐]

중국서 애국장사가 최고...저급홍 문제 지속

중화권 매체 둬웨이는 “중국에서 가장 좋은 장사는 애국 장사라고 한다”며 “이같은 ‘저급홍’(底級紅) 현상이 지속적으로 문제가 돼 왔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방정부들이 앞다퉈 제작한 항일드라마에서 일본군에 비해 밀리던 중국군의 무기가 더 신식으로 나오는 등 이른바 ‘애국주의로 인한 사실 왜곡’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이에 당국이 사전 검열을 강화하면서 최근 들어 지적이 줄었지만 최근 개봉한 중국 영화에서도 저급 애국주의 논란은 계속 됐다.

또 드라마나 영화에서 드러나던 ‘저급홍’ 문제가 최근 소셜미디어의 사용 확산과 함께 광범위하게 드러나자 당에서 일반에 경고하고 나선 것이라고 둬웨이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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