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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문화회관 사장 인선 강행하나…오세훈 "안호상 문제없다"

중앙일보

입력

세종문화회관 차기 사장으로 내정된 안호상 전 국립극장장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연루 의혹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이에 오세훈 서울시장 측은 “검증 결과 부적격 사유가 없다”며 이르면 1일 안 사장 내정자를 비롯해 주요 산하기관장 인사를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안호상, 블랙리스트 이미 소명됐다" 

안호상 국립중앙극장 극장장, 중앙포토

안호상 국립중앙극장 극장장, 중앙포토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르면 1일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 후보자, 손은경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 대표 후보자ㆍ강규형 이사장 후보자, 권영걸 서울디자인재단 이사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식을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 전 극장장의 블랙리스트 연루 논란에 대해선 “검증 결과 부적격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최근 세종문화회관 사장에 안호상 전 극장장, 서울디자인재단 이사장에 권영걸 서울예고 교장,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 대표와 이사장에 각각 손은경 CJ제일제당 부사장, 강규형 전 KBS 이사를 내정했다.

이중 안 전 극장장은 정부 비판적인 문화예술인을 사찰했다는 ‘블랙리스트’ 연루 의혹을 받는다. 2015년 국립극장장 재임 당시 국립극장 마당놀이 ‘춘향이 온다’의 손진책 연출 교체 시도와 국립무용단 ‘향연’ 공연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민간 보조금 예산을 전용한 의혹 등이다.

예술계 "철회해야"…식지 않는 논란

문화예술인들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 마당에서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 선임 철회를 촉구하며 예술행동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뉴스1

문화예술인들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 마당에서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 선임 철회를 촉구하며 예술행동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뉴스1

전날 문화민주주의실천연대 등 11개 문화예술단체는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오 시장을 향해 세종문화회관 사장 선임 철회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들 단체는 “안 전 극장장은 블랙리스트 국가범죄와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에 깊이 연루돼 있다”며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현 정부에서 발족한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 보고서에 안 전 극장장에 대해 문제가 없었다는 결론이 기재되어 있다”며 “부적격 사유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강규형 내정자 역시 박근혜 정부 시절 친일ㆍ독재를 미화한다는 비판을 받았던 뉴라이트 성향 역사학자로 논란이 일었다. 강 내정자는 KBS 이사 시절 업무추진비 사적 유용으로 해임됐다. 그러나 강 교수는 이에 불복, 해임 취소 소송을 내 9월 초 대법원에서 승소 확정판결을 받아, 시에서 검증 부적격 사유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세훈 발탁' 김헌동은 SH사장 면접 통과 

서울시는 산하기관장 공석이 오래된 만큼 최대한 빨리 인사를 진행하겠단 입장이다. 세 차례나 인사가 불발된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 자리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오 시장의 권유로 지난번 사장 자리에 응모했다가 탈락한 김헌동 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은 이번에 최종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서울시청 안팎에서는 김 전 본부장이 이번 면접에서 최고점을 받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SH공사 사장 임원추천위원회는 김 전 본부장을 포함한 두 명을 최종 후보로 선정해 서울시에 전달한 상태다. 서울시가 이중 최종 1명을 선택하면 이후 서울시의회가 인사청문회를 진행한다. 단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는 법적 구속력이 없어 김 전 본부장이 ‘부적격’ 의견으로 나와도 오 시장은 임명을 강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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