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에 럭셔리 빌라…울릉도가 달라졌다

중앙일보

입력 2021.10.01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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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울릉도는 독도 가기 위해 들르는 섬이 아니다. 여유롭게 여행하면 즐길거리가 무궁무진한 보물섬이다. 사진은 요즘 필수 코스로 꼽히는 관음도에서 촬영했다. 현수교 건너면 쪽빛 바다와 울릉도의 웅장한 산세가 한눈에 담긴다. 최승표 기자

울릉도는 독도 가기 위해 들르는 섬이 아니다. 여유롭게 여행하면 즐길거리가 무궁무진한 보물섬이다. 사진은 요즘 필수 코스로 꼽히는 관음도에서 촬영했다. 현수교 건너면 쪽빛 바다와 울릉도의 웅장한 산세가 한눈에 담긴다. 최승표 기자

2019년 38만 명, 2020년 17만 명. 울릉도를 방문한 관광객 숫자다. 코로나19 탓에 방문객이 반 토막 났지만 섬사람들은 최근 울릉도 여행 패턴이 획기적으로 바뀌었다고 입을 모은다. 울릉도 가는 배가 달라졌고, 울릉도를 여행하고 잠자는 방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코로나 사태로 단체 관광객 중심에서 가족 단위 개별여행객으로 축이 옮겨졌다. 질적인 측면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난 거다. 지난 23~25일 새로워진 울릉도를 경험하고 왔다.

2~6인 객실에 매점·카페·식당도

포항~울릉 항로에 취항 중인 울릉크루즈 ‘뉴씨다오펄호’. [사진 울릉크루즈]

포항~울릉 항로에 취항 중인 울릉크루즈 ‘뉴씨다오펄호’. [사진 울릉크루즈]

23일 밤, 포항 영일만항에 도착하니 거대한 여객선이 보였다. 지난 9월 16일부터 포항~울릉 항로에 취항한 ‘뉴씨다오펄호’다. 국제총톤수 기준 1만9988t이다. 승객 1200명, 자동차 200대를 실을 수 있는 카페리이나 아직 화물 선적 허가를 못 받았다. 울릉크루즈 김영기 이사는 “부두의 제반시설, 화물 승선 등 미비한 부분이 있지만 섬 주민의 불편 해소를 위해 서둘러 취항했다”고 설명했다.

발열 체크를 하고 배에 올랐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8층 객실로 가서 짐을 풀었다. 깨끗한 침구 깔린 침대가 있었고 화장실에는 온수가 나왔다. 객실은 2인실부터 6인실까지 다양하다. 온돌 형태인 10인실, 17인실은 코로나 상황을 고려해 운영을 안 한다. 매점, 카페, 식당도 갖췄다.

오후 11시 배가 출항했다. 가벼운 흔들림이 느껴졌지만 멀미가 날 정도는 아니었다. 온몸으로 파도를 느끼며 사방에서 토사물 냄새가 진동했던 옛날 울릉도 뱃길을 떠올리면 요람이라 할 만큼 아늑했다. 뱃멀미, 잦은 결항에 시달렸던 섬주민들은 크루즈 취항을 ‘획기적 사건’이라 말한다. 20노트(시속 37㎞)로 달린 배는 이튿날 오전 5시 30분 사동항에 도착했다. 25일 섬에서 나오는 배에서는 점심으로 소고기뭇국을 먹었다. 섬 주민 김이환(68)씨는 “예전엔 상상할 수 없던 일”이라며 감격했다.

일주도로 도는 데 1시간 30분

울릉도에서는 렌터카로 여행하는 게 편하다. 최승표 기자

울릉도에서는 렌터카로 여행하는 게 편하다. 최승표 기자

울릉도도 제주도처럼 렌터카 여행이 대세다. 2018년 내수전에서 섬목으로 가는 4.75㎞ 길이 뚫리면서 일주도로가 완성된 게 결정적이었다. 울릉도는 1시간 30분이면 한 바퀴 돌 수 있는 작은 섬이지만 운전을 쉽게 생각하면 안 된다. 지난해 태풍 하이선 영향으로 손상된 도로를 복구하는 공사가 곳곳에서 진행 중이고, 경사 심한 지그재그 길도 많다. 섬 전체가 시속 40㎞로 속도를 제한한다.

배에서 내리자마자 예약해둔 렌터카를 받았다. 저동항에서 오징어내장탕을 먹고 시계 반대방향으로 일주도로를 달렸다. 요즘 필수 코스로 떠오른 ‘관음도’가 저동항에서 10분 거리였다. 2018년 뚫린 섬목터널을 지나면 바로 관음도가 나온다. 차를 세워두고 140m 길이의 현수교를 건너 관음도로 들어갔다. 에메랄드빛 바다와 억새가 어우러진 풍광이 장관이었다.

내수전 옛길에서 본 풍경. 앞에 보이는 섬은 죽도다. 최승표 기자

내수전 옛길에서 본 풍경. 앞에 보이는 섬은 죽도다. 최승표 기자

관음도 인근에는 바다를 끼고 걷기 좋은 길도 있다. 8개 코스로 이뤄진 ‘울릉 해담길’ 가운데 3구간인 ‘내수전 옛길’이다. 길이는 3.8㎞. 임만주(69) 문화관광해설사는 “과거 파도가 심할 때 북면 주민이 울릉읍으로 넘어다니던 길”이라고 설명했다. 내수전 일출 전망대에서 파노라마 풍광을 감상한 뒤 북쪽으로 걸었다. 너도밤나무 우거진 원시림이 청량했고, 수시로 쪽빛 바다가 눈앞에 펼쳐졌다. 석포전망대에서는 독도가 희미한 점처럼 보였다.

2박에 2000만원 초호화 빌라

북면에 자리한 힐링스테이 코스모스. 울릉도 최초로 한국관광공사 품질 인증을 받은 숙소다. 최승표 기자

북면에 자리한 힐링스테이 코스모스. 울릉도 최초로 한국관광공사 품질 인증을 받은 숙소다. 최승표 기자

요즘 여행객은 섬 북쪽 송곳봉 자락을 꼭 찾아간다. 울릉도의 랜드마크로 떠오른 리조트 ‘힐링스테이 코스모스(이하 코스모스)’가 있어서다. 투숙객이 아니어도 카페와 식당을 이용하고 거대한 고릴라상 ‘울라’와 함께 기념사진도 찍는다. 야간 무료 라이트 쇼도 즐긴다.

송곳봉 자락 리조트 카페를 찾은 사람들. 최승표 기자

송곳봉 자락 리조트 카페를 찾은 사람들. 최승표 기자

코스모스는 호화로운 시설과 빼어난 건축미를 자랑한다. 하버드대 건축과 출신인 김찬중 경희대 교수(건축사무소 더시스템랩 대표)가 음양오행을 고려해 설계한 건물이 주변 경관과 기막히게 어우러진다. 숙소 건물은 2채다. 객실 8개로 이뤄진 ‘빌라 떼레’ 건물은 요즘 신혼부부 사이에서 인기다. 12월까지 거의 모든 객실이 마감됐다.

독채형 빌라인 ‘빌라 코스모스’는 럭셔리의 끝판왕이라 할 만하다. 2박 3일 4인 기준 2000만원이다. 숙박료뿐 아니라 식사, 교통편, 관광 등 경비 일체가 포함돼 있다. 고객이 숙소를 예약하면 건강, 체질, 취향을 파악해 서비스를 준비한다. 운전기사가 집으로 가서 전용차량으로 항구까지 태워준다. 고객이 섬에 들어오기에 앞서 특급호텔 출신 셰프와 버틀러도 육지에서 건너온다. 음식은 한식, 일식, 프렌치 등 기호에 맞춰 제공한다. 최용익 총지배인은 “추가 비용 없이 독도 방문, 낚시 같은 활동도 즐길 수 있다”며 “한 팀을 맞으려면 준비 기간만 1주일 필요해서 한 달에 1~2팀 밖에 못 받는다”고 설명했다.

여행정보
울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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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크루즈는 가장 저렴한 6인실 1인 요금이 편도 7만 5000원, 2인실 2인 요금은 40만원이다. 10월 15일까지 취항 기념으로 10% 할인해준다. 렌터카 요금은 아반떼 기준 7만~10만원 선. 기름값은 육지보다 리터당 200원 이상 비싸다. 힐링스테이 코스모스 ‘빌라 떼레’ 1박 투숙료는 객실 종류, 시즌에 따라 30만~60만원 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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