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뜨거운 물에 라면 지방이 녹고, 그 지방이 라면 봉투를 녹이면 환경호르몬이 나오는거야. 몸에 엄청 안좋지. 근데 맛있다? 너무 맛있어서 안먹을수가 없어. 어쩌면 환경호르몬이란 건 맛있는게 아닐까?"
넷플릭스 오리지널 'D.P.'에서 주인공 구교환(한호열 역)은 정해인(안준호 역)에게 이렇게 설명하며 '뽀글이 라면' 예찬론을 펼친다. 그렇다면 구교환의 드라마 속 대사처럼 라면봉지에서 환경호르몬이 녹아 나와 체내에 흡수될까.
박희라 식품의약품안전처 연구관은 30일 YTN라디오 '슬기로운 라디오생활'에 출연해 "라면봉지 내면은 주로 PP(폴리프로필렌)와 PE(폴리에틸렌) 재질로 돼 있어 뜨거운 물을 붓는 정도에서는 통상 안전하긴 하다"며 "다만 부분적으로 포장재의 물리적인 변형이 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먹기도 불편하지만, 뜨거운 물에 손이 델 수도 있으므로 라면봉지에 뜨거운 물을 넣고 조리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건강상의 문제는 특별히 없지만, 화상 등의 우려가 있으니 피하라는 당부다. 구교환의 말처럼 뽀글이 속 '맛있는 환경호르몬'은 사실 군대에서 고된 훈련 끝에 이어진 '땀의 맛'이 아니었을까.
"커피믹스 봉지로 커피 젓기, 인쇄성분 용출 우려 있어"
박 연구관은 일반적으로 스티로폼 재질의 컵라면·일회용컵 등에 뜨거운 물을 붓는 경우에도, 톨루엔·에틸벤젠 등의 환경호르몬이 검출되는 게 안전한 수준으로 나타났다는 실험 결과를 설명했다. 다만 티스푼 대신 커피믹스 봉지를 이용해 뜨거운 커피를 젓는 건 주의가 필요하다.
박 연구관은 "커피믹스 봉지를 스푼대용으로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커피믹스 봉지를 뜯을 때 인쇄 면에 코팅된 필름 부분이 벗겨질 수 있는데, 포장지에 인쇄된 인쇄성분이 (뜨거운 물에) 용출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