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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젠 檢과 찾는 시늉했나···반전의 유동규 "휴대폰 창밖 안던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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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유동규 당시 신임 경기관광공사 사장. 경기관광공사

2018년 유동규 당시 신임 경기관광공사 사장. 경기관광공사

성남시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을 받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검찰 압수수색 당시 휴대전화를 창밖으로 던져 증거인멸을 시도했다는 의혹에 대해 “창밖으로 던진 건 아니다”라는 취지로 30일 부인했다. 대신 압수영장이 발부된 휴대전화를 제출하지 않은 데 대해 “사정이 있다”라고만 말했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유 전 본부장에게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을 통보했다.

檢 전날 “창밖으로 폰 던졌다”에 건물 주변 수색했다가 못 찾아

앞서 검찰 수사관들은 전날 오전 8시 유 전 본부장의 경기도 용인시 자택 압수수색에 나섰다가 휴대전화가 사라진 사실을 알고 자택 천장 등을 수색했으나 찾지 못했다. 이후 창밖으로 휴대전화를 던진 것으로 보고 유 전 본부장과 함께 자택 건물 주변 노상에서 이를 수색했지만 찾지 못했다. 결국 “누군가 떨어진 휴대전화를 주워 간 모양”이라며 압수를 포기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유 전 본부장은 이날 오후 1시쯤 자택 앞에서 기자들을 만나 휴대전화를 창밖으로 던진 건 아니라며 “사정이 있었다. 수사관에게 다 설명했다”고 했다.

검찰 역시 유 전 본부장이 휴대전화를 창밖으로 던졌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유 전 본부장이 사전에 집안 혹은 제3의 장소에 숨겨 놓았거나 폐기했을 가능성 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유 전 본부장은 이날 “민간사업자의 수익을 제한해야 한다는 직원들의 제안을 묵살하며 사업을 추진한 적 없다” “돈을 받았다는 보도도 사실이 아니다”라며 자신과 관련된 의혹을 모두 부인하기도 했다.

검찰에 자신에 대한 금품 로비 정황이 담긴 녹취 파일을 제출한 정영학 회계사를 두고 “누군지 모른다”라고도 했다.

유 전 본부장은 재직 당시 대장동 민관합동 개발 사업을 추진하며 김만배 화천대유 회장을 포함해 개인 투자자 7명(천화동인 1~7호)에게 수천억원대 배당금과 아파트 분양 수익을 몰아줬다는 의혹을 받는 핵심 인물이다. 투자자 중 한 명인 정영학 회계사(천화동인 5호 대주주)는 지난 27일 검찰에 “성남도시개발공사 관계자에게 10억여원을 전달했다”는 내용이 포함된 녹취 파일 19개와 자술서, 수억원의 현금 뭉치가 찍힌 사진 등을 제출했다고 한다. 정 회계사는 대장동 개발에 5581만원을 투자해 지난해 연말까지 644억원을 배당받았다.

9월 29일 검찰이 화천대유자산관리 사무실에서 압수수색을 마치고 돌아가는 중이다. 연합뉴스

9월 29일 검찰이 화천대유자산관리 사무실에서 압수수색을 마치고 돌아가는 중이다. 연합뉴스

유동규 ‘화천대유 8000억대 이익 구조’ 설계자로 의심

유 전 본부장은 성남도시개발공사 재직 당시 공사가 시행사 ‘성남의뜰’ 지분을 50%+1주를 보유했는데도 7% 지분(3억 5000만원)을 투자한 민간인 투자자 7명이 현재까지 배당금과 아파트 분양수익으로 8000여억원을 챙기도록 이익 배분 구조를 설계한 실무 책임자로 지목된다. 실제 지난 3년간 배당금으로만 화천대유 관계사는 4040억원을 배당받았다. 화천대유 측은 별도로 분양수익 4500억원가량을 거뒀다고 한다. 시행사 최대 주주인 성남도시개발공사는 1830억원 배당받지 못했다.

유 전 본부장은 또 성남시가 민간사업자를 모집하는 과정에서 지원 마감 다음 날 화천대유가 포함된 하나은행 컨소시엄을 선정한 것에도 관여한 게 아닌지 의심받고 있다. 당시 화천대유는 자본금이 1000만원, 직원 수는 3명에 그쳐 “부동산투자회사법상 자산관리회사로 사업에 참여할 자격이 없었다”는 불법 논란도 불거져 있다.

성남도공 2차 압수수색, 2처장 소환…검찰 “수사 매우 긴박” 

검찰은 성남도시개발공사를 전날에 이어 재차 압수수색해 창고에서 유동규 전 본부장이 사용했던 PC를 확보했다. 검찰은 또 개발2처장 A씨를 소환 조사했다. 개발2처는 대장동 개발사업의 주무부처다. A씨는 유 전 본부장에게 “민간사업자 수익이 과다하다”며 반기를 든 인물로 알려져 있다. 성남도시개발공사 관계자는 “A씨가 오전에 출근한 뒤 오후에 검찰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가 매우 긴박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수사보안 사항들로 수사 상황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김오수 검찰총장은 이날 수사팀에 “여·야와 신분, 지위 여하를 막론해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하라”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경찰 등 다른 기관과도 실체적 진실발견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고 필요한 경우에 자료도 공유할 것”이라며 ”검찰은 소추를 담당하고 있으므로 더욱더 책임감을 가지고 수사에 임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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