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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금융] 그린스완에 대비해라! 석탄대출 끊고 친환경 투자 금융업계 ‘녹색금융’에 주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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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그룹들 ‘탄소중립’ 선언 잇따라 / 환경 지키는 기업·개인에 우대금리 / 임직원 참여 ‘환경 캠페인’도 눈길 

환경에 대한 글로벌 기업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금융위기, 이른바 그린스완(Green Swan)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지난해 1월 보고서를 통해 “지구온난화 같은 기후변화가 글로벌 경제와 금융 시스템에 미치는 타격이 클 것”이라며 기후변화로 인한 경제·금융위기를 ‘그린스완’이라고 표현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같은 예기치 못한 경제 위기를 뜻하는 ‘블랙스완’을 변형한 단어다.

그린스완의 경고등이 켜지면서 세계 자금은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자동차 등 환경 관련 사업으로 쏠리고 있다. 국제기후채권기구(CBI)에 따르면 전 세계 녹색 채권 발행 규모는 2019년 기준 2577억 달러에 이른다. 5년 전(370억 달러)보다 약 7배로 커졌다.

세계적인 변화에 맞춰 국내 금융권도 ‘녹색금융’ 경영에 주목한다. 녹색금융은 녹색성장을 위한 금융지원뿐 아니라 녹색금융상품을 통한 환경개선, 리스크 관리기법 개선 등으로 금융산업의 발전까지 동시에 추구하는 새로운 금융 형태다. 금융사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투자하는 것도 녹색경영의 연장선이다.

녹색금융을 내세운 금융그룹은 잇달아 온실가스 감축에 효과적인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있다. 2050년까지 금융사가 발생시킨 이산화탄소 배출량만큼 이산화탄소 흡수량을 늘려 실질적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0(ZERO)’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신한금융은 자체 탄소배출량을 2030년 46.2%, 2040년 88.2%까지 단계적으로 감축할 계획이다.

공장을 운영하지 않는 은행이 탄소를 줄이는 대표적인 방법이 ‘탈(脫) 석탄 금융’이다. 예컨대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기업에는 돈을 빌려주지 않고, 친환경 기업에 대출을 확대하는 식이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이후 석탄발전소 건설을 위한 신규 대출 약정(PF)을 중단했다. 지난 2월 탈석탄금융을 선언한 농협금융도 석탄·화력발전 신사업에는 PF를 멈췄고, 친환경 사업 투자를 늘렸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공동으로 올해 800억원 규모의 ‘글로벌 그린에너지 파트너십 펀드’를 조성했다. 펀드 자금은 스웨덴에 74.4MW 규모의 풍력발전소를 세우는 사업에 투자한다.

적도 원칙에 가입한 금융사도 많다. 대형 개발 사업이 환경 파괴나 인권 침해를 할 우려가 있을 때 자금을 지원하지 않겠다는 글로벌 금융사들의 자발적인 협약이다. 지난 7월 말 기준 전 세계 37개국 118개 금융기관이 참여 중이다. 국내에선 지난해 9월 신한은행을 시작으로 올해 국민·하나·우리·농협은행이 잇따라 참여했다.

국내 금융사는 녹색금융 상품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이나 개인에게 우대금리를 주는 방식이다. IBK기업은행이 판매 중인 ‘늘푸른하늘통장’은 친환경 차량을 보유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경우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농협은행의 NH농식품그린성장론도 인기다. 친환경(저탄소) 농축산물 인증 기업이나 사회공헌활동 우수기업 등을 대상으로 최대 1.5% 우대 금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올해 4월 ‘KB 그린 웨이브 ESG 우수기업대출’을 선보였다. ESG 경영 평가를 거쳐 최대 0.4%포인트 금리를 깎아준다.

확보된 자금으로 친환경 사업에 재투자하는 ESG 채권발행도 늘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 2월 업계 처음으로 ESG 인증등급 제도 도입 채권을 발행했다. 1조500억원 규모로 한국신용평가로부터 사회적 채권 가운데 최고등급(SB1)을 받았다.

금융사 직원이 참여하는 ‘환경 캠페인’도 눈에 띈다. 하나금융은 직원들이 환경문제를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ESG 활동에 참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조깅하며 쓰레기를 줍고 소셜미디어(SNS)에 인증샷을 게시하는 ‘줍깅(줍다+조깅의 합성어) 챌린지’를 열거나, 출·퇴근 때 대중교통 이용하기 등 생활 속에서 가볍게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ESG 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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