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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힙합·연극 등 다양한 프로그램 통해 ‘신노년층’ 문화 향유 기회 확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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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면

한국문화원연합회
올해 전국 188개 프로그램 지원 / 창작 연극 ‘실버 히스토리’눈길 / ‘씨니어 힙합’프로그램도 주목 

한국문화원연합회가 어르신문화프로그램을 통해 신노년층의 문화향유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이천문화원의 ‘매무새꾼’. [사진 한국문화원연합회]

한국문화원연합회가 어르신문화프로그램을 통해 신노년층의 문화향유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이천문화원의 ‘매무새꾼’. [사진 한국문화원연합회]

‘호모 헌드레드’. 평균수명 100세 시대를 일컫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평균수명이 증가하면서 65세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약 730만 명에 달하는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고령인구에 편입되면서 고령층은 과거 돌봄의 대상에서 벗어나 문화와 소비생활을 적극적으로 향유하는 ‘신(新)노년층’으로서 새로운 사회·경제적 주체로 주목받고 있다.

신노년층 겨냥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 선봬

신노년층은 이전 세대보다 고학력으로, 활기찬 사회생활을 경험하고 대한민국을 이끌어 온 세대라는 자부심을 가졌다. 은퇴 이후에도 사회생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또 다른 삶을 개척하려는 의지가 강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신노년층이 다양한 문화생활을 향유하며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지역사회와 공공기관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주체적이고 적극적인 생활을 하는 ‘신노년층’의 등장은 한국문화원연합회에서 추진하는 ‘어르신문화프로그램’에서도 나타난다. 노년층의 문화적 욕구를 반영한 다양한 문화예술프로그램을 통해 문화향유 기회를 확대하고, 이를 통한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추진하는 어르신문화프로그램은 올해 전국 문화단체 및 시설을 통해 총 188개의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신노년층이 2030세대 문화에 뛰어드는 최근 트랜드를 반영하듯 올해는 힙합·연극·미디어·모델워킹 등의 프로그램이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에선 극단 신세계가 청년예술가와 어르신이 함께 연극 프로그램 ‘실버 히스토리’를 제작하고 있다. 청년들의 고민에 어르신이 지혜로 답하는 창작극이다. 청년들의 고민에 답해주면서 어르신은 ‘꼰대’가 아닌 인생의 ‘선배’가 된다.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한 어르신은 “청년들과 함께 나이에 상관없이 얼마든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며 연기 열정을 드러냈다.

경기 하남에서 진행되는 애니웨어의 ‘씨니어 힙합’ 프로그램에선 젊은 층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힙합댄스를 매개로 어르신과 청년이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한다. 음악에 맞춰 즉흥적으로 자신만의 흥과 움직임을 표현하는 힙합의 특징을 살려 일상 속에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을 리듬에 맞춰 표현하면서 어르신들은 새로운 도전에는 나이가 상관없음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모델 활동 등 통해 노년 생활 활기 찾아”

경기 이천문화원은 ‘매무새꾼’ 프로그램을 통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외부활동 제한, 운동량 감소, 대인관계 위축 등의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들의 새로운 도전을 돕고 있다. 장롱 속 이야기가 있는 옷을 활용한 ‘나의 삶 되돌아보기’와 모델 포즈, 워킹, 스타일 변신 등 이색적인 체험을 통해 자세와 걸음걸이 교정뿐만 아니라 삶의 행복과 즐거움, 주체적인 인생을 살아가는 해피 실버(happy silver)로 거듭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강사는 “자신감을 잃었던 어르신이 모델 활동을 통해 개성 있고 자신감 넘치는 ‘나’를 찾아낼 수 있다. 노년층은 가족을 지원하고 챙겨주는 역할이 아니라 이제는 자신을 위한 도전에 가치를 둬야 하는 연령대다”라며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은퇴 후에도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신노년층의 활발한 활동으로 노인은 노쇠하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개선되고, 그들의 다양한 활동을 존중해야 한다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이처럼 건강하고 활동적인 신노년층의 등장은 기존 노년 대상 프로그램 변화의 전환점이 되고, 노년층을 돌봄의 대상으로 바라보기보다는 주체적인 삶을 영위해 나가는 당당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함을 알려 준다.

한국문화원연합회 김태웅 회장은 “100세 시대, 건강한 노년 생활을 위해선 양질의 다양한 노인여가문화 프로그램이 준비돼야 한다”며 “어르신들이 문화를 즐겨 행복하고 풍요로운 노년 생활을 유지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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