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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주도 AI 의료기기 지침…국제 표준으로 세계 첫 승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한국이 주도한 인공지능(AI) 의료기기의 국제 가이드라인이 세계 최초로 승인받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9일 이 가이드라인이 국제의료기기규제당국자포럼(IMDRF)의 공식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IMDRF는 의료기기 관련 규제의 조화와 통일을 위한 국제 협의체로, 미국·캐나다·호주·유럽·일본·중국 등 10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은 2017년 10번째 정식 회원국이 됐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의료기기에 활용하는 AI 기술(머신러닝 기반)의 범위, 대표적인 용어 12개의 정의, AI 개념 규정 등을 담고 있다. 그동안 세계적으로 AI 기술을 이용한 의료기기가 급증하면서 관련 기술의 규제 적용 범위를 통일하고 나라마다 다른 용어를 맞출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한국은 올해 IMDRF 의장국을 맡고 있다. 지난해 6월 이 기구 산하 14개 분야별 실무그룹의 하나인 AI 의료기기 그룹 결성을 주도했다. 이후 IMDRF 회원국, 세계보건기구(WHO), 세계 진단영상·건강관리IT·방사선치료 무역협회(DITTA), 세계의료기술연합(GMTA)과 함께 가이드라인을 개발해왔다. 지난 5월 초안이 나왔고, 수정을 거쳐 이번에 승인받았다. 이 지침은 의견 청취를 거쳐 내년 3월 최종본이 나온다.

지침에서 AI 기계학습 의료기기를 ‘의료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부분적으로 또는 전체적으로 기계학습을 사용하는 기기’라고 정의했다. 식약처는 이번 가이드라인에 맞춰 국내 규정을 국제 표준에 맞출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국산 의료기기가 좀 더 쉽고 단시간에 해외로 진출할 수 있게 된다.

29일 현재 국내에서 제조 허가를 받은 AI 의료기기는 79개, 수입 승인을 받은 건 6개다. 2018년 4개를 시작으로 2019년 10개, 지난해 50개로 늘었다. 올해 1~9월 21개가 허가받았다. AI 의료기기는 뼈 나이를 분석하거나 폐·눈·유방·뇌 등의 질환 진단을 돕는다. 또 폐 결절이나 뇌동맥류 의심 부위를 찾아내는 보조 역할을 한다. 흉부 X레이나 뇌·폐·복부·치과 영상, 위·대장 내시경 영상 등을 분석한다.

식약처는 지난 9~16일 제20차 IMDRF 정기총회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이 회의에서 주요 국가들은 감염병 신속 대응을 위한 진단 시약과 치료용 의료기기의 신속심사 체계 구축, 산업계 기술적 지원 등을 소개하고 공유했다. 또 체외진단 의료기기 등급분류 원칙을 손보는 등 4건의 국제가이드라인을 개정하거나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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