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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부친 집 매매 공방, 홍준표 “법조 카르텔” 윤 “수사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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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이 29일 예비역 병장들과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이 29일 예비역 병장들과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하, 그게 무슨 소리야.”

지난 28일 오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부친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서울 연희동 자택을 사들인 사람이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전 머니투데이 부국장의 누나 김모씨라는 사실을 전해 듣자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TV토론회 사전녹화가 끝난 밤 10시30분 무렵이었다. 윤 전 총장은 그때까지 부친 자택의 매수인이 누구인지 전혀 알지 못했다고 캠프 관계자들이 전했다. 매수인 김씨는 화천대유 자회사인 천화동인 3호 이사다.

윤 전 총장은 29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부친이 고관절 수술 뒤 집 계단을 다닐 수 없어 아파트로 이사하며 집을 내놨다”며 “시세보다 1억원 적게 내놔서 팔았다”고 설명했다. “집을 사 간 사람이 김만배씨 누나라고 해서 어제 처음 알았다. 거기에 대해서도 의혹이 있다고 하면 수사하면 되지 않을까”라고도 했다. 김 전 부국장과의 인연에 대해선 “개인적 친분은 전혀 없다. 몇 년 전 검찰 간부 상가에서 눈인사 한 번 한 것 같고 법조에 있을 때도 본 게 9~10년 된 것 같다”고 말했다.

2019년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회장의 누나가 매수한 것으로 나타난 윤 전 총장 부친 소유 서울 연희동 집. [뉴시스]

2019년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회장의 누나가 매수한 것으로 나타난 윤 전 총장 부친 소유 서울 연희동 집.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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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캠프는 윤 교수 명의의 주택매매 계약서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김씨는 윤 교수 자택을 19억원에 사들였다. 연희동 한 공인중개사 사무실이 매매를 중개했다. 윤 교수는 중개수수료로 1254만원을 지급했다. 윤 전 총장 측은 “다운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이 전혀 없고 매매대금 19억원만 받았다. 새로 산 아파트의 매매대금 11억1500만원은 연희동 주택을 판 대금으로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선 곤혹스럽다는 반응이 나왔다. 한 초선 의원은 “화천대유 고문이었던 박영수 전 특검과 친분도 두텁고 김 전 부국장도 알았을 텐데 (계약 당사자가 김 전 부국장 누나임을) 몰랐다는 게 납득이 잘 안 된다”고 했다.

같은 날 공개한 부친의 통장 내역. [연합뉴스]

같은 날 공개한 부친의 통장 내역. [연합뉴스]

당내 경쟁 주자들은 의혹 관련 인물들을 ‘법조 카르텔’로 묶으며 공격했다. 홍준표 의원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유력한 검찰총장 후보의 부친 집도 사주는 이상한 행각의 연속”이라며 “썩어 문드러진 법조 부패 카르텔은 특검이 아니고는 밝힐 수 없다”고 주장했다. “대선후보로선 부적절한 메가톤급 비리 의혹”이란 글을 올렸다가 삭제하기도 했다. 유승민 전 의원 캠프 이수희 대변인은 “우연의 일치가 왜 하필 김만배와 윤 후보 사이에 일어났을까”라며 “급매라도 31억원 넘는 주택을 19억원에 매도했다는 건 상식적이지 않다”고 논평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강도 높은 표현을 써가며 국민의힘 투톱을 맹비난했다. 이 지사는 개발이익환수제도 토론회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 “50억원을 받기로 한 사람이 여러 명 있다는 사실을 한참 전에 알고도 다 숨기고 ‘몸통은 이재명’이라고 얘기했다”며 “국민을 속인 죄를 물어 봉고파직(封庫罷職·부정한 관리를 파면하고 관고를 봉해 잠금)하겠다”고 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에 대해선 “봉고파직에 더해 남극 섬으로 위리안치(圍籬安置·유배된 죄인 집 둘레에 가시 울타리를 치고 가둠)하겠다”고 말했다.

수위 높은 표현에 국민의힘 지도부는 즉각 반발했다. 이 대표는 “이 지사 입이 험한 건 주지의 사실인데 저는 비례의 원칙으로만 대응하겠다. 이 지사의 추악한 가면을 확 찢어놓겠다”고 했고, 김 원내대표는 “마치 폭군이라도 된 양 입에서 나오는 대로 뱉어내는 막말 대잔치에 섬뜩함마저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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