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 성남도시公에 10억대 로비' 녹취록·사진 확보했다

중앙일보

입력 2021.09.29 20:23

업데이트 2021.09.29 21:57

검찰이 성남시 대장동 민관합동 개발 과정에서 4000억원대 배당수익을 받은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주요 주주들의 금품 로비 대화가 녹음된 녹취파일 19개를 확보했다. 검찰은 녹취파일에서 전직 성남도시개발공사 관계자에게 10여억원의 금품이 전달된 정황을 파악하고 29일 성남도시개발공사와 화천대유, 천화동인 주요 주주의 자택 및 사무실 등 10여곳에 대해 동시에 압수수색을 벌였다. 별도로 대장동 개발 사업을 주도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자택 및 사무실도 압수수색했다.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이 확보한 금품 로비 정황은 천화동인 5호 대주주인 정영학 회계사가 지난 27일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으면서 제출한 녹취파일 19개라고 한다. 정 회계사는 최근 2년간 화천대유 및 천화동인 1호 대주주인 김만배 화천대유 회장 등 주요 주주들과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 등 성남도시개발공사 측과 대화를 녹음했고 이를 검찰에 넘긴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 사건 전담팀 관계자들이 29일 오후 경기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품들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 사건 전담팀 관계자들이 29일 오후 경기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품들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녹취파일에는 지난해 말 기준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대주주들이 대장동 개발사업으로 얻은 4040억원의 배당금 및 수천억대 아파트 분양 수익을 배분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이 가운데에는 대장동 개발 민관합작법인(SPC)인 성남의뜰의 50% 최대 주주인 성남도시개발공사 주요 관계자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수억원씩 10여억원을 제공한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 회계사는 이와 관련 수억원대의 현금 뭉치가 찍혀져 있는 사진과 이 돈이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근무한 인물 등에게 전달됐음을 보여주는 자료도 함께 제출했다고 한다. 대장동 개발과 관련해 성남도시개발공사 측에 금품 로비가 이뤄졌다는 정황이 처음으로 드러난 셈이다.

정 회계사는 천화동인 4호 대표인 남욱 변호사와 함께 2009년 대장동 민간개발 사업 추진 당시에 관여했고, 화천대유가 하나은행 컨소시엄 일원으로 민간사업자 공모에 참여할 때 사업계획서를 작성한 핵심 관계자 중 한 명이다. 그가 제출한 녹취록 내용에 따라 화천대유와 개인 투자자 7명이 대장동 개발 사업에서 3억5000만원(지분 7%)을 투자해 수천억원대 막대한 이익을 챙길 수 있게 된 이익배분 구조와 토지 헐값 분양 및 아파트 직접 분양 등 특혜를 받게 된 이유가 규명될 수 있다.

정 회계사 본인도 천화동인 5호 대주주로 대장동 개발사업에 5581만원을 투자해 지난해 연말까지 644억원을 배당받았다. 정 회계사 가족이 대표인 법인이 지난해 3월 서울 신사동 5층 빌딩을 173억원에 매입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29일 오전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경기도 성남시 화천대유자산관리 사무실 건물 1층에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뉴스1

29일 오전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경기도 성남시 화천대유자산관리 사무실 건물 1층에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뉴스1

“이 지사와 배당금 4040억 전혀 관계 없어…유동규 무슨 일 했는지 몰라”

현재까지 19개 녹취록 안에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경기도 지사의 이름이 언급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박찬대 이재명 캠프 수석대변인은 “녹취록의 내용을 전혀 몰라 사실관계를 검증할 수 없다”면서도 “백번 양보해도 4040억원의 배당금 수입은 2019년 이후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2018년 3월에 성남시장에서 물러난 이 지사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동규씨가 무슨 일을 했는지에 대해서도 전혀 모른다”고 덧붙였다.

이날 서울중앙지검은 김태훈 4차장 검사의 지휘 아래 경제범죄형사부(9명)·공공수사2부(3명)·반부패강력수사협력부(1명)와 타청 파견 검사(3명) 등 16명 규모로 꾸려진 대장동 특혜 의혹 전담수사팀을 꾸렸다. 수사팀은 향후 화천대유 등 10여곳에서 압수한 물품을 분석하는 작업과 동시에 정 회계사가 제출한 금품 로비 정황이 담긴 녹취 파일 및 수억원대 현금 제공 사진의 진위를 검증할 계획이라고 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