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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억 나온 윤석열 부친 집…김만배 누나, 깎아달라 흥정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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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아버지가 2019년 매각한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단독주택. 이 집을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3호' 김 모 대표가 사들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최연수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아버지가 2019년 매각한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단독주택. 이 집을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3호' 김 모 대표가 사들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최연수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친 윤기중(90)씨가 자신의 서울 연희동 주택을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의 누나 김모(60)씨에게 매매한 것에 대해 거래를 중개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29일 “일반적인 주택 매매였다”고 말했다.

연희동의 부동산 중개업자 A씨는 “김씨가 두 달간 40여채에 달하는 연희동 집들을 둘러보고 윤씨의 단독주택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앞서 한 인터넷매체는 집을 산 김씨가 화천대유 대주주의 누나이자, 투자회사 천화동인 3호의 사내인사인 점을 들어 이 거래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이 매체는 부동산 거래를 통해 윤 전 총장에게 뇌물을 주려한 정황이라는 주장도 했다.

40여곳 둘러보고 2억원 싸게 흥정

연희동 부동산 중개사무소에서 기자와 만난 A씨는 “김씨가 낡은 그랜져를 타고 중개업소를 찾아와 21억으로 나온 윤씨의 주택값을 더 내리려는 등의 흥정을 했다”며 “일반적으로 주택을 구매하는 사람들의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엔 21억으로 매물이 나왔지만, 김씨가 가격 흥정을 하면서 19억원에 급하게 팔게 됐다”고 말했다.

A씨는 김씨가 다른 연희동의 집과 윤씨의 집 사이에서 고민을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A씨는 "김씨는 강아지가 있으니 마당이 있으면 좋겠고, 새집 보다는 고풍스러운 옛날집이 좋다면서 윤씨네 집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검찰총장 측은 29일 윤 전 총장 부친의 연희동 주택 매매 계약서를 공개했다.   유튜브 채널인 열린공감TV는 전날 윤 전 총장의 부친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지난 2019년 화천대유 최대주주로 머니투데이 기자를 지낸 김만배 씨의 누나이자 천화동인3호의 이사인 김 모 씨에게 연희동 단독 주택을 팔았다며 뇌물 의혹을 제기했다.[윤석열 캠프 제공]

윤석열 검찰총장 측은 29일 윤 전 총장 부친의 연희동 주택 매매 계약서를 공개했다. 유튜브 채널인 열린공감TV는 전날 윤 전 총장의 부친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지난 2019년 화천대유 최대주주로 머니투데이 기자를 지낸 김만배 씨의 누나이자 천화동인3호의 이사인 김 모 씨에게 연희동 단독 주택을 팔았다며 뇌물 의혹을 제기했다.[윤석열 캠프 제공]

이날 윤 전 총장 캠프는 “윤 전 총장의 부친 건강문제로 평당 2000만원에 내놨다”고 밝히며 판매계약서를 공개했다. 윤 전 총장 측이 공개한 매매계약서에 따르면 거래 예정금액은 19억원으로 기재돼 있다. 중개보수비는 19억원의 0.9%인 1710만원에 부가세를 더한 1881만원이다. 거동이 불편한 윤씨를 대신해 매물을 내놓는 등의 업무는 윤씨의 딸이 맡았다고 한다. A씨는 “윤씨가 거동이 불편해 자필로 계약서 싸인을 할 때를 제외하고는 모두 딸과 소통했다”며 “김씨와 윤씨 측이 만났을 때도 안면이 있는 사이로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당시 시세 평당 2300만~2500만원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아버지가 2019년 매각한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단독주택. 이 집을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3호' 김 모 대표가 사들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최연수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아버지가 2019년 매각한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단독주택. 이 집을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3호' 김 모 대표가 사들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최연수 기자]

윤씨의 주택은 토지 면적이 314㎡(약 100평)로 3.3㎡당 가격은 1998만원이다. 매도 당시의 평당 시세와 차이가 난다는 이유로 일각에서는 ‘다운 계약’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A씨는 “지금은 평당 3000만원정도를 웃돌지만 2019년에는 평당 2300~2500만원이 일반적이었다. 윤씨 주택은 시세에서 100만~200만원 내려서 받은 건데 급하다면 그 정도 내리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급매가 평당 1800만원에 이뤄진 경우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일부 부동산업자들은 윤씨의 주택은 당시 25억~26억원에도 매도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추정도 했다. A씨는 이번 논란에 대해 “주택과 윤 전 총장이 연관된 것인지 알지 못했다. 기사가 나오고 나서야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윤 총장 아버지 집” 소문도 돌아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오전 서울 중구 버텍스코리아에서 열린 '꿈과 혁신 4.0 밀톡, 예비역 병장들이 말하고 윤석열이 듣는다'에서 예비역 병장들의 고충을 경청하고 있다. 2021.9.29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오전 서울 중구 버텍스코리아에서 열린 '꿈과 혁신 4.0 밀톡, 예비역 병장들이 말하고 윤석열이 듣는다'에서 예비역 병장들의 고충을 경청하고 있다. 2021.9.29 국회사진기자단

하지만, 연희동 인근의 부동산 업계에서는 다른 이야기도 나온다. 연희동의 한 부동산 관계자 B씨는 “매물로 나왔을 당시 시세보다 가격이 싸게 나와 기억에 남아 알고 있다. 인근 부동산 10곳에 매물이 나오자마자 2일 만에 매물이 나가 아쉬워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매물이 올라왔을 당시엔 집주인이 윤석열의 아버지나 장인이라는 이야기가 파다했다”며 “우리끼린 ‘돈이 필요해서 그런건가’ 싶었다”고 했다.

또다른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인 거래로 보이지만, 화천대유 사건의 관련자가 하필 윤 전 총장 아버지의 집을 산 것을 우연으로 보기엔 너무 공교롭다”고 말했다.

한편 윤씨의 집을 산 김씨는 올해 초에야 주거지를 연희동 주택으로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가 살던 서울 목동의 빌라 인근 주민 C씨는 “김씨가 연희동에 거주하기 시작한 건 올해 초로 안다. 건물 옆에 기르던 대형견도 그 시기 사라졌다”며 “최근엔 모친 건강이 안 좋아 수원에 주로 있다고 들었고, 현재 이곳(목동)에는 20대 아들이 거주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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