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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차 막고, 막무가내 고성 방송” 민주노총 조합원 17명 체포

중앙일보

입력

지난 27일 오전 청주시 흥덕구 송정동 SPC삼립 청주공장 앞 도로에서 민주노총 화물연대가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7일 오전 청주시 흥덕구 송정동 SPC삼립 청주공장 앞 도로에서 민주노총 화물연대가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SPC삼립 청주공장에서 집회를 하는 민주노총 화물연대 노조원 17명이 화물차 출입을 막았다가 긴급 체포됐다.

청주 흥덕경찰서는 29일 오후 2시쯤 방송차 등으로 공장 진입로를 막고, 100㏈ 이상 음향기기를 지속해서 작동한 혐의 등으로 현장에서 17명을 검거했다. 이들은 샐러드 소스와 야채 배송을 위해 공장 안으로 들어가려는 화물차 운행을 방해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업무방해, 집회시위법,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 관계자는 “경고를 했음에도 일부 노조원이 오전부터 방송차 5대로 집회 소음 기준치(75㏈)을 넘은 100㏈ 이상 고성 방송을 지속했다”며 “공장으로 가는 길을 막아 인근 기업체 차량 통행에도 지장을 줬기 때문에 노조원을 체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근로 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불법 집회를 이어가고 있는 민주노총 화물연대는 충북 청주에서 또다시 대규모 집회를 예고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들은 30일 오후 2시 SPC삼립 청주공장 인근에서 ‘화물연대본부 투쟁 승리 공공운수노조 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다. 이 행사에는 수도권, 충청, 전북, 대구·경북의 조합원 등 1000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7일 민주노총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청주시 흥덕구 송정동 SPC삼립 청주공장 앞 도로에서 경찰에게 과잉진압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7일 민주노총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청주시 흥덕구 송정동 SPC삼립 청주공장 앞 도로에서 경찰에게 과잉진압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은 기동대 20개 중대(1400명)를 투입해 집회에 대응할 계획이다. SPC삼립 청주공장 주변 진출입로를 확보하고 우발 상황에 대비해 시위대 주변을 통제한다. 청주공단 주요 길목에 검문소를 세워 공장 주변으로 조합원이 집결하는 것을 사전에 막는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가용경력과 장비를 최대한 동원해 원거리부터 접근을 차단하겠다”며 “불법 집회를 강행하는 노조원들은 해산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청주시는 28일 오후 화물연대를 상대로 청주시 전역에서 집회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임택수 청주시 부시장은 이날 호소문을 통해 “노동권은 반드시 지켜져야 할 권리이지만, 86만 청주시민 생명을 담보로 주장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여러분 투쟁이 대다수 청주시민으로부터 그 진의를 의심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불법 집회를 멈추고, 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행동해 주시기를 간곡하게 호소한다”고 말했다.

화물연대는 예정대로 결의대회를 진행하기로 했다. 화물연대 조합원 200~300여명은 지난 23∼24일에 이어 26∼29일에도 SPC삼립 청주공장 앞에서 농성 등을 이어가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주민 김모(46)씨는 “외지에서 온 노조원들로 인해 코로나19가 더 확산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며 “많은 주민이 불편을 감수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고 있는 만큼 노조원도 적법한 방법으로 집회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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