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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배 누나가 19억에 산 윤석열 부친 집, 현 시세는 27억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대장동 개발에 자산관리회사로 참여한 화천대유의 관계사인 '천화동인 3호' 대표 김 모 씨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아버지 윤기중(90) 연세대 명예교수의 단독주택을 2019년 4월 30일 19억원에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씨는 화천대유 소유주 김만배 씨의 누나다. 이 때문에 김만배 씨측이 대가성 뇌물로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한 뒤 계약서상 신고 금액을 낮춘 '다운계약서' 를 작성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각에서 나온다.

이에대해 윤 전 총장 측은 "2019년 3월 윤기중 교수의 무릎 수술로 연희동 집 계단을 오르는 것이 불가능했다"며 "딸을 통해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10여 곳에 시세보다 싼 평당 2000만 원에 급히 집을 내놓고, 계단이 없는 아파트로 이사했다"고 해명했다. 또 29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윤 전 총장은 "그 집을 세 사람이 보고, 세 번째 사람이 집 위치가 괜찮고 가격도 일반 시세보다는 (낮아서) 계약이 이뤄진 것이지 사간 사람이 누군지 어떻게 알겠나"라고 반박하며 부동산 매매계약서와 중개수수료 영수증을 공개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아버지가 2019년 매각한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단독주택. 이 집을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3호' 김 모 대표가 사들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최연수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아버지가 2019년 매각한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단독주택. 이 집을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3호' 김 모 대표가 사들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최연수 기자

중앙일보가 29일 태평양감정평가법인에 의뢰해 2019년 해당 주택의 시세를 평가해보니 18억8000만원으로 실제 거래가와 큰 차이가 없었다.

1974년 지어진 벽돌구조의 이 주택은 서대문구 연희동에 있으며 연세대 기숙사 담벼락에 맞닿아 있다. 314.4㎡(95.11평)의 대지에 2층짜리 주택(연면적 192.13㎡·58.12평)이다. 윤 전 총장이 결혼 전까지 거주했던 곳으로 알려졌다. 태평양감정평가법인의 오성범 감정평가사는 "단독주택의 경우 토지와 건물로 이뤄져 있는데, 서울의 경우 중심지로 갈수록 가격 산정에 있어 토지의 비중이 더 높게 나타난다"며 "연희동 주택은 40년 넘은 된 노후 건물이라 토지 비중이 절대적"이라고 설명했다.

29일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통해 2019년 연희동 일대 단독주택의 거래 내용 60건 확인해 본 결과 연희동 단독주택의 대지면적 기준 평균 평(3.3㎡)당 거래가는 2170만원으로 나타났다. 윤 전 총장의 아버지 주택의 매매가는 평당 1996만원으로 이 지역 평균보다 200만원가량 낮았다. 2019년 해당 주택의 공시가격은 9억2700만 원으로 거래 가격의 절반 수준(48.8%)이다. 보통 단독주택의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40~50% 선이다.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외교안보 관련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임현동 기자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외교안보 관련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임현동 기자

'천화동인 3호' 대표 김 모 씨는 2019년 4월 30일 해당 주택 매매 계약을 체결한 뒤 2개월 뒤인 7월 2일 대출을 받아 잔금을 치르고 등기를 신청했다. 김씨가 이 집 소유권을 이전할 때 금천신용협동조합이 채권최고액 15억6000만원 근저당을 설정했다. 담보 대출 금액 13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매입 대금의 약 68.4%를 대출로 충당한 것이다. 은행권 대출이 어려워 대출한도가 높은 제2금융권(신협) 자금을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 씨가 집을 산 이후 집값이 크게 뛴 것으로 나타났다. 그 기간에 서울 집값이 전체적으로 급등했다. 태평양감정평가법인이 만든 부동산 자동평가엔진 랜드바이저에 따르면 현재 해당 주택의 추정 시세는 27억6600만원이다. 2년 5개월 만에 8억6600만원(46%)이 뛰었다. 랜드바이저는 "해당 주택의 토지 가격은 평당 2900만원 수준이며, 연희동 내에서 가격 수준은 보통"이라며 "연희동 주거용 토지 거래량은 상승 추세이며, 서대문구 내에서 가격 상승률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랜드바이저 추정 시세는 통계적 모형에 의해 산정한 것으로 거래 안전을 위해 다소 보수적으로 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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