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코로나 시대에 집콕하는 아이를 위한 놀이 아이템

중앙일보

입력 2021.09.29 14:00

[더,오래] 한재동의 남자도 쇼핑을 좋아해(48) 

우리 딸은 코로나 이전의 세상을 모른다. 말도 제대로 못 하는 아이가 밖에 나갈 때는 마스크를 달라고 하며, 행여라도 마스크가 벗겨지면 큰일이라도 난 듯 운다. 마스크를 쓰고 쌕쌕거리며 돌아다니는 것을 보면 참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 마스크를 벗고 뛰어놀 수 있는 세상을 빨리 보여주고 싶다.

기어 다닐 때는 그나마 집콕을 버틸 만했는데, 걷기 시작하자 딸은 집안에만 있는 것이 답답한 모양이다. 걷기 시작한 것도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이제는 뛰어다니는 수준에 이르렀으니 더욱 나가서 놀고 싶어 한다. 마스크를 쓰고 사람들 피해 다니며 동네 놀이터나 공원 산책을 다니는 것도 매일 하다 보니 지겨운 모양이다. 아무래도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밖은 위험하고, 역시나 집 안에서 놀 거리를 발굴해야 했다.

코로나는 한창 뛰어 놀아야 아이들을 집콕하게 만들었다. [사진 unsplash]

코로나는 한창 뛰어 놀아야 아이들을 집콕하게 만들었다. [사진 unsplash]

코로나로 집콕하는 딸을 위한 놀이 아이템, 첫 번째는 ‘방방’이라고 불리는 트램펄린이다. 키즈카페에 간 적이 있는데, 그곳에서 딸은 난생처음 트램펄린을 보았다.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하지만, 신이 나서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래 저 웃음을 볼 수 있다면야!’ 우리 부부는 대대적인 가구 재배치를 통해 작은방을 비운 다음 트램펄린을 사기로 했다.

생각보다 트램펄린은 매우 거대했다. 육아 퇴근 후 부부가 오순도순 TV를 보며 간식 타임을 가지던 방은 이제 트램펄린 하나로 가득 찼다. 더 큰 문제는 새 장난감을 보면 늘 웃는 우리 딸이 막상 트램펄린에 올라가니 심드렁했다. 아무래도 키즈카페에서 놀던 그 트램펄린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나 보다. 하지만 어쩌랴 이미 조립까지 마쳐 반품도 어렵다. 다행히 트램펄린 아래 공간은 이불이나 겨울옷 보관하기에 좋았고, 몇 달이 지난 지금 딸도 점점 트램펄린에 재미를 느껴가고 있다.

가정용 트램폴린은 많은 공간을 차지한다. [사진 카카오쇼핑]

가정용 트램폴린은 많은 공간을 차지한다. [사진 카카오쇼핑]

두 번째로 추천할 것은 튜브형 아기 수영장이다. 활용도가 다양한데, 물 외에도 플라스틱 볼을 채워 볼 풀장으로도 쓸 수 있다. 겨울에는 실내에서 볼 풀장으로 쓰고 여름에는 베란다 등에서 물을 채워 물놀이하기 좋다. 코로나로 수영장 가기가 무섭기도 하지만, 유아를 받아주는 수영장을 찾는 것도 힘들다. 방수된다는 물놀이 기저귀가 시중에 판매되고 있건만, 동네 수영장의 유아 풀에서도 다른 고객의 불만을 이유로 입장을 거부당하기 일쑤다.

도대체 그럼 아기들은 어디서 놀아야 하나? 집에 수영장 정도 있는 부자 아니고서는 물놀이도 하지 말라는 것인지, 노키즈 존이 늘어나고 유모차 끌고 다니는 엄마에게 입에 담기도 싫은 혐오 발언을 내뱉는 사람들을 보면서 점점 줄어드는 출산율이 당연한 것처럼 느껴진다. 수영장에 못 들어가는 딸을 위해 그나마 몸에 물이라도 적실 수 있는 튜브형 아기 수영장을 썼다. 욕조가 있는 집이라면 사실 따로 구매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볼풀장으로도 사용이 가능한 튜브형 아기 수영장. [사진 인터파크]

볼풀장으로도 사용이 가능한 튜브형 아기 수영장. [사진 인터파크]

세 번째 아이템은 시공 매트다. 시공 매트는 집 전체 바닥을 푹신한 매트로 덮어버리는 것인데, 마룻바닥 위에 푹신한 소재로 덧댄다고 이해하면 된다. 1.5~3cm 정도 되는 두께의 매트인데 두 가지 장점이 있다. 우선 아이가 넘어졌을 때 딱딱한 바닥에 머리를 보호해줄 수 있는 안정성이다. 우리 아이도 걸음마를 시작할 때 몇 번이고 아찔한 순간이 있었는데 매트 덕을 보았다. 사실 그것만으로도 본전은 뽑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층간 소음을 방지한다는 이점이 있다. 애가 없는 집이어도 슬리퍼를 신지 않고 발뒤꿈치로 세게 디디면 소위 ‘망치발’이라고 하는 층간 소음이 유발되기 마련이다. 시공 매트는 이런 소음들을 막아 줄 수 있는데, 딸이 커가며 놀이가 점점 과격해질 때마다 매트를 구매한 것을 다행으로 여기고 있다. 심지어 시공을 마치면 대문에 붙이라며 ‘매트를 깔아서 층간 소음이 안 나는 집’이라는 스티커를 주고 간다. 차마 붙이지는 않았지만 층간 소음 문제의 심각성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시공 매트는 이런 장점을 상쇄하는 큰 단점이 있는데 바로 가격이다. 제조사별로 다르지만, 시공을 마치면 100만 원이 훌쩍 넘는다. 설치하는 인건비도 비싼 편이지만, 그래도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편을 추천한다. 그들이 시공하는 모습을 보고나니 도저히 저렇게 깔끔하게 할 자신이 없다. 막상 인건비 아끼고 직접 하겠다고 나섰다가 실수라도 하면, 볼 때마다 가슴이 쓰릴 것이 아닌가.

시공 매트는 많은 장점을 상쇄하는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사진 piqsels]

시공 매트는 많은 장점을 상쇄하는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사진 piqsels]

‘나 어릴 때는…’ 이라고 말을 시작하면 꼰대라고 하는데, 내가 벌써 꼰대라고 불릴 나이가 된 모양이다. 여름이면 빨래나 김장할 때 쓰는 붉은색 고무 플라스틱 대야에서 물을 받아서 놀았고, 눈이 내리면 다 타버린 연탄을 눈에 굴려 눈사람을 만들었다. 놀이터라고 할만한 건 없었지만 흙바닥에서 땅따먹기하며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 (지역 차이인지 세대 차이인지 모르겠지만 요즘 유행하는 오징어 게임을 해 본 적은 없다) 아직 딸과 대화가 통하지 않아서 이런 이야기들을 하지는 못했는데, 아무래도 딸과 계속 놀고 싶다면 역시 계속 입 다물고 있는 게 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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